유시민이 타겟이 되는 이유는 지역주의 담론의 역린을 이상한 방식으로 뒤틀어서 호남을 엿먹이기 때문입니다. 막말로 정통파 수꼴의 반호남 인종주의에 대해서는 이렇게 성토를 할 필요도 없습니다. 대의와 정의를 포장한 이면에는 항상 호남을 이상한 방식으로 엿먹이고자 하는 의도가 감춰져 있기 때문에 난닝구들이 학을 띠며 경계를 하는 것이지요.

시계를 2002,2003년으로 거슬러 올라가 보죠. 그때 유빠와 노빠의 지역주의 인식은 호남이 노무현에게 표를 준건 고맙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호남도 한나라당을 뽑을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이건 아주 인공적인 지역주의 양비론이긴 하지만 뭐 좋습니다. 인공적인 지역주의 양비론 역시 하나의 이론이나 주장으로 성립할수 있는 것이니까요.

그런데 2010년으로 가보죠. 이때 유빠 대장 서영석은 유시민 패배의 원인을 호남에 돌리며 호남이 유시민에게 빚을 졌다고 합니다. 몰표를 줘야 하는데 안줘서 떨어졌다는 얘기죠. 유시민 역시 패배의 원인이 호남의 이탈에 있다는 식의 얘기를 합니다.

자, 2003년도에는 호남 몰표가 갖는 역사적 맥락이나 불가피성도 다 제쳐두고 오로지 지역의 정당 경쟁 복원이라는 협소한 목적만을 의도적으로 강조하며 그게 마치 모든 정파와 정당이 돌진해야 할 시대정신인것처럼 외쳐댔던 유시민과 그 일당이 2010년에는 갑자기 태도를 바꿔 호남이 유시민을 김대중 수준으로 지지하지 않는다고 욕을 합니다. 이게 도데체 뭔 짓거리인가요? 표를 줘도 욕하고 안줘도 욕하는건데 정말 이해가 불가능한 일이 아닐수 없습니다.

다시 지역주의 양비론으로 돌아가 볼까요? 영남 패권이나 호남 차별의 문제는 제쳐두고, 김대중을 중심으로 한 호남의 정치세력화나 영남의 정치세력화나 지역분열, 지역주의라는 측면에서는 똑같다는게 지역주의 양비론입니다. 영남 패권의 부당성을 덮기 위해 영남 극우 세력이 동원한 수사죠. 가치의 문제를 탈가치적인 거국주의나 화합주의로 덮어버리려는 마타도어입니다.

유시민 일당은 이 지역주의 양비론을 마키아벨리즘으로 활용합니다. 영남이나 호남이나 똑같은데 호남이 아쉬우니까, 그리고 영남이 큰 텃밭이니까, 호남이 먼저 포기를 해야 한다는 거죠. 영남 패권의 부당성에 공감하면서도 이런 현실주의적 호소에 넘어간 사람들 굉장히 많습니다. 저조차도 동조할 지경이었으니까요.

근데 문제는 현실주의가 규범을 필요이상으로 침범했다는 겁니다. 호남의 이익을 위해서 한다는 현실주의가 호남의 정당성을 훼손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지는 거죠. 마키아벨리즘이 약속한 장미빛 미래, 즉 호남이 미는 열린우리당이 영남을 접수하는 미래가 도래하기 전에, 영남에 보여주기 위해 호남을 때리는 일만 반복되고, 그 과정에서 호남이 잘못이라는 인식이 공론장을 지배하는 겁니다. 노무현 이후 오히려 호남 지역주의만 부각되었고 그 여파는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