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에게 있어 식당이 민주적으로 운영되느냐는 별로 중요한 문제가 아닙니다. 식당이 맛있는 음식을 싸게 제공하면 그만이죠. 기업도 마찬가지입니다. 노동자나 이해관계자가 아니라면 기업 내부의 운영 방식에 신경쓸 이유가 없죠.

물론 내부의 민주성 혹은 권력의 분산이 필요한 기관이 있습니다. 종교 단체가 대표적이죠. 하지만 그건 종교 단체는 소비자가 곧 참여자이기 때문입니다. 종교 서비스는 해당 조직에 들어가지 않고는 누릴수가 없으니 당연히 소비자 권리차원에서라도 참여의 민주성, 권리보장이 중요한 과제가 되는 겁니다.

정당 민주화... 아까는 원론적인 얘기를 하긴 했지만 1인이 지배하는 사당보다는 평당원들의 의사가 존중되고 충분히 대표되는 공당이 더 바람직한 정당의 지배구조임에는 틀림없습니다.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정당에 대해 이해관계를 가진 당사자의 입장이지 소비자라고 할수 있는 일반 유권자의 입장에서 정당은 정책과 이념의 구현하는 조직으로서의 의미가 우선입니다. 정당이 하는 일과 산출한 결과가 중요한거죠. 맛있는 음식을 만드는 식당처럼 말입니다.

어떤 정당 민주화 담론도, 정당의 이념이나 정책 논의보다 우선순위가 될수 없습니다. 중도 개혁적인 1인 사당이 극우적인 민주적 정당보다 100번 낫죠. 그런데 유시민이 령도하는 정당 민주화는 다른 모든 정책이나 이념 논의를 앞선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습니다. 정당의 핵심인 정당 정체성, 이념, 정책보다 정당 민주화라는 내부 구조의 문제가 우선과제가 되다보니 중도 개혁 정당으로서의 아이덴티티가 후퇴해버린겁니다. 한나라당에서 김대중 저격수 하던 사람들이 열린우리당으로 들어온것에서 볼수 있죠. 

더욱 이상한 점은 정당 민주화의 기수인 유시민이 노무현의 친위 부대 노릇을 했다는 것이죠. 유시민이 말하는 정당 민주화가 형식적 민주화가 아니라, 실질적으로 정당 구성원의 의사가 다운-톱 식으로 상향 되는 실질적 민주주의를 의미한다면 이건 정말 기괴한 일이죠. 정당에 대해서는 민주주의를 강조하면서, 정당보다 100배는 더 민주주의가 강조되어야 할 국가라는 영역에서는 대통령의 친위부대 노릇하면서 "실질적 민주성"을 약화시키는데 앞장섰으니 말입니다. 유시민의 담론에 의하면 여당은 대통령을 견제하고 아래의 목소리를 대변하면서 민주성을 강화해야 하는것 아닌가요?

그러니 유시민의 정당 민주화는, "민란"이라는 용어 사용에서 볼수 있듯이, 어떤 대중추수주의적이고 동원적인 프로파간다가 아닌지 의심이 되는 것입니다. 실체가 모호한 도그마를 내걸어 기존의 체제를 깡그리 부정하고, 내부 투쟁에 골몰하며, 새롭게 형성된 권력에 대해서는 극도로 충성스러운 모습이, 소련의 볼세비즘이나 독일의 나치즘을 연상시키는 측면이 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