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명박이 하는 일이라면 무조건 반대하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저는 개헌에 찬성입니다. 여론조사를 보니 4년 연임제 찬성이 가장 많던데, 솔직히 이 지독한 대통령 중심제를 8년으로 연장시킬 필요가 뭐가 있나요?

원래 대통령 제라는건 미국에서 만든겁니다. 민주 정치의 오리지널리티는 내각제에 있지요. 한국의 대통령제 역시 박정희에 의해 강제로 이식되어 일종의 경로 의존성에 의해 여기까지 이어져 온 측면이 있습니다. 대통령제가 나쁜 제도라는게 아니라, 내각제를 거부해야 할 이유가 없다는 거죠.

노무현과 이명박을 거치면서, 인물위주의 정치가 위험하다는것을 계속 절감하게 됩니다. 엉터리를 대통령으로 뽑아놓으면 방법이 없죠(노무현이 엉터리란 말은 아닙니다). 어떤 사람들은 내각제의 불안전성을 지적하기도 하던데, 아니다 싶은 지도자를 갈아치우는 것은 불안전성이 아니라 유연성이죠. 유연성이 불안전성으로 가지 않도록 제도를 개선하면 되는 일이지, 지금처럼 아예 유연성 자체를 발휘할 기회를 5년이라는 단위로 봉쇄하는것은 잘못되었다고 봅니다.

내각제의 장점은, 정당위주의 정치 문화를 완전하게 뿌리내리게 한다는 점입니다. 수위성(首位性)이 인물이 아니라 정당에 두어질수 밖에 없으니, 정치 권력이 정당에 집중되죠. 내각제 하에선 분당 사태 같은건 일어나기가 힘들겁니다. 권력의 중심이 대통령이 아니라 정당에 있으니, 정당이 더 강화되는 방향으로 정치 메커니즘이 흐르지 않을까요?



2.

호남이 먼저 지역주의를 포기함으로서 영호남 대립이라는 체크메이트 상태에서 벗어나라... 그거 호남 너 좋으라고 하는 일이다... 굳이 이름 붙인다면 "호남 선포기론"이라고 할수 있는 이런 논리가 있습니다. 호남에 호의적인것 같은 겉모습 때문에 민주당 개혁론자들이 즐겨 쓰는 논법이죠. 난닝구 사냥은 호남 좋자고 하는 일인데 거기에 딴지 거는 호남 참 안타깝다는게 그들이 양의 탈(?)을 쓰고 하는 소리가 되겠습니다.

하지만 정치 역사 그리고 현실은 호남 선포기론이 개소리임을 입증하고 있죠. 왜냐하면 호남의 정치권력화와 영호남 대립은 상관이 없기 때문입니다. 호남이 자기의 이해관계 때문에 정치 세력화한게 왜 영호남 대립인가요?

호남의 정치 세력화가 영호남 대립이 되기 위한 전제조건이 있긴 합니다. 영남이 호남의 정당한 권리를 뺏는 포지션에 있으면 되죠. 근데 지금 내 권리를 뺏어가는 놈이, 내가 방어를 풀어버리면 그떄부터는 내 권리를 안뺏어 간다는게... 말이 되나요?

현실 정치가 아름다운 선의 원리, 즉 내가 놓으면 상대방이 감화 감동 되어서 역시 놓아버리는 그런 선순환의 논리로 돌아간다고, 아니면 영남 사람들은 특별히 선량하기 때문에, 호남을 공격하다가도 호남이 '먼저 포기해버리면'갑자기 두들겨 패던 주먹을 놓아버리는 그런 특이한 선량한 민족이라고 믿기 때문에 저렇게 말을 하는건가요? 근데 상대방이 '놓아버리면'감화감동하는 영남 사람들이 지금 호남을 털어먹는 이유는 뭔가요?

영남 지역주의는 호남 지역주의에 대한 대립이 아닙니다. 영남의 몰표와 패권은 자기들 이익을 위한거죠. 영남 몰표는 71년부터 시작되었고, 호남이 본격적으로 정치 세력화 하기 이전인 80년에 광주학살이 있지 않았습니까? 호남의 정치세력화가 영호남 대립을 부른다는 것은 호남의 정치 세력화를 음해하기 위한 개혁 세력판 마타도어죠. 선의의 탈을 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