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들 교육을 위해 미국에 온다 [편견타파 릴레이]


미국에 산지가 벌써 13년째다.. 참 지나온 인생을 둘러보면 물설고 낯선 이곳 미국에 처자식들 데리고 눌러앉게 될 줄 누가 상상이나 했을까마는 애들이 점차 커가면서 이제는 애들이 최소한 대학교까지 올라가기 전에는 영영 조국에 돌아가 살기는 힘들겠구나 하는 생각이 저절로 든다.

미국에서 애들 키우면서 제일 힘든 점이 교육이일거다. 과거에도 힘들었고 지금도 힘들다.. 이제 애들이 고등학교 올라가고 대학교 올라가면 더욱 더 힘들어질 것 같다는 생각이다.

일요일에는 한국 교회를 나가는데 심심치 않게 미국에 애들을 데리고 교육차 방문하시는 분들을 뵙는다... 다들 한국의 교육환경이 너무나 열악하다며 미국을 찾으신 모양이다. 필자가 거주하는 텍사스... 그것도 샌안토니오까지 오시는 걸 보면 정말 한국의 교육은 문제가 있기는 있나보다...

물론 오시는 분들은 한국에서 그나마 먹고 살만한 분들이 대부분이다. 안정적인 직장과 평균을 넘는 연봉에 부모 모두 대학교육 이상의 인텔리같아 보이고... 그렇게 1년 정도 지내시다가 운이 좋게(?) 온 식구가 한국으로 들어가기도 하고 때로는 아빠만 돈 벌러 한국으로 들어가는 가족들을 참 많이 보고 있다.

필자가 미국에서 자녀를 키우며 느끼는 아빠의 역할에 대해 조금만 언급해 볼까한다.

아들놈이 초등학교를 막 입학했을 무렵이다. 필자 집이 소속된 학군은 조금 특이한 곳에 위치해 있다. 대략 전교생이 300명 정도에 학교선생님들 전원이 전교생 이름을 모두 안다. 학생들 이름뿐만 아니라 언니, 형, 동생 이름까지 전부 다 안다. 그 동네 주민들이 모두 그 학교 출신이니까 말이다. 엄마 아빠끼리도 전부 다 안다고 보면 된다. 이 동네는 기본적으로 애들이 3~4명이다. 어떻게든 한번은 겹치는 것 같다. 아무튼.....

방과후에 활동이 있는 건 여기도 마찬가지다. 물론 한국은 방과후에 애들이 과외를 하러 가겠지만 여기는 축구나 야구, 보이스카우트같은 걸 한다. 일주일에 대략 2일 정도 모인다. 필자 아들놈은 저걸 다 해봤다. 가보면 아빠들중에서 코치가 한명 나오고 나머지 아빠들이 항상 3~4명 정도 자원봉사로 나와서 애들이 규칙을 익히는 걸 도와준다. 대략 1-2달 정도 기본기를 익히면 매주 돌아가며 다른 팀과 경기도 가진다. 이렇게 같은 팀이 된 친구는 학교에서도 아주 끈끈한 친구가 되기 마련이다.

그런데 이런 부분은 사실 엄마들이 챙기기가 쉽지 않다. 텍사스 한여름의 땡볕 아래서 흙먼지 뒤집어 써가며.. 또 되지도 않는 영어로 악을 써가며 응원하고 팔돌려가며 독전하고.... 이걸 하는 미국 엄마들은 없다. 대개 그늘 밑 벤치에서 얼음물 마시며 남편과 애들이 박박 기는 걸 우아하게 지켜보고 있다. 물론 전식구가 총동원이 되어서 말이다. 할머니 할아버지까지....

보이스카우트같은 경우 한국처럼 매듭 묶는 법만 배우는게 아니다. 동네 신문사 찾아가서 실제 신문이 발행되는 전장면을 견학하는 프로그램의 경우... 신문사에 전화해서 편집장과 약속잡고 다른 회원들 부모들에게 전화해서 함께 모이고.. 이렇게 찾아가서 불과 초등학교 1-2학년때 신문제작에 광고의 중요성도 배우고 시사적인 상식에도 눈을 뜨게 되는데.... 이런게 돈만 들인다고 배워지는게 아니다. 엄마 아빠가 같이 뛰어야 된다.

아무리 애가 공부를 잘하고 리더십이 있어도 기본적으로 소수인종이다. 주눅이 들지 않으면 다행이지만, 성격에 따라 위축이 충분히 될 수 있는 상황이다. 이럴때 학교에서 주최하는 부모들 직업소개 시간에 애들 학교에 가서 못하는 영어로 자신의 직업과 은근슬쩍 한국자랑도 섞어서 발표를 하면 전교생들이 한국사람에 대한 인식이 눈에 띄게 좋아진다... 이런 건 엄마 혼자하기에는 쉽지 않다....

결국 한창 엄마 아빠 양쪽의 후원이 필요한 시기에 아빠는 한국에 들어가 돈만 벌어다주면 다 될 것 같지만.. 아무리 교육시스템이 좋아도 아빠가 맡아줄 영역이 있다. 그걸 배제하고 미국에서 어쨌든 살아 남으라고 하는게... 그게 정말 애들 교육에 좋은지 필자는 잘 모르겠다.

매번 학기말이면 학교에서 작은 공연을 한다... 거의 전교생이 학년별로 나뉘어서 참석한다... 보면 미국애들... 아빠들도 직장에서 잠시 빠져나와 거의 다 참석하고 할머니 할아버지들도 캠코더들고 떼로 몰려든다... 이혼이 흔한 동네이니 어떤 경우는 할머니 할아버지가 8명이나 오는 경우도 있다... 필자도 왠만하면 그런 날은 직장에서 나와 참석한다... 그래봐야 엄마 아빠 둘이다... 그런데 거기에 아빠까지 없다면?

미국에 애들 교육위해 온다는 말을 하는 부모들께 이런 말 해주고 싶다. 꼭 교육이란 것이 서울대만 들어가야 교육이 아니다. 지금 한국 정치판에서 벌어지는 꼴들 보이지 않는가?

대한민국 최고학부를 졸업하고 사시합격해서 검찰총장이란 자리까지 올라온 내정자란 사람의 인생이 행복해 보이는가? 그집 자식이 행복해 보이는가? 워커힐 호텔... 별이 6개짜리 호텔에서 결혼하면 그게 행복일 것 같은가?

인생 긴것 같지만 결코 길지 않다. 애들이 천년만년 초등학생이나 중학생이 아니다. 가족이 뭔가... 그렇게 서로가 서로를 필요로 하는 시기에 같이 있어주는 것만으로도 인격형성에 큰 도움이 된다. 영어 몇마디 잘하는 것이 대수인가? 한나라당의 수도 없이 많은 유력자들 눈에는 어제 물러난 검찰총장 내정자의 수도 없는 부정직과 비리, 범죄들이 큰 결격사유가 아니었다고 한다.. 적어도 그렇게 자라지는 않아야되는 것 아닌가 모르겠다.

하긴 한국에 같이 살아도 매일 저녁 회식에 술이 쩔어 들어오고 주말에도 애들과 같이 놀아줄 시간이 없는 아빠가 많은 것도 안다. 하긴 식구들이 한국에 있으나 미국에 있으나 아빠 얼굴보기 힘들다면 그런 가족에겐 기러기 아빠가 별차이가 없을 수도 있겠다마는.... 세상 그렇게 빡쎄게 살아 뭐가 남는가 모르겠다. 적어도 필자 눈에 비친 자녀 교육을 위해 미국엔 온다는 논리는..... 애들에겐 참 잔인한 편견인 것 같다...아니... 가족에겐 너무 적절하지 않은 편견이다.


사실 이번 포스팅은 바이오매니아님으로부터 물려 받은 [편견타파 릴레이]의 일환입니다. 제게 릴레이가 연결된 구조는 다음과 같습니다.

 붉은 방패님 ==>  지크스나이퍼님 ==> 마바리님  ==> 양깡님  ==> 두빵님  ==> 바이오매니아

방식은 아래와 같습니다.


이제 제가 다음 주자분들께 부탁을 드릴 차례입니다.

예전 독서 릴레이때 제게 바톤을 넘겨주셨던 송동현님께 부탁을 드리고 싶습니다. 위기관리업계의 편견이 어떤 것일까 궁금하기 짝이 없습니다.

그리고 꼭 기록으로 남겨야 될 소중한 내용들을 블로그에 담아주시는 자작나무숲님께도 청합니다. 기자분이시라고 들었는데... 그쪽 업계의 편견 역시 많이 궁금합니다.

마지막으로 예전에 소넷님과의 미국 대북공격계획 논쟁에 저 대신에 고생을 해 주신 udis님께 죄송한 마음으로 바톤을 넘겨 봅니다. 유도를 하시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저도 대학교때 유도를 좀 했었습니다. 국가대표를 하시다 무릎을 다쳐서 꿈을 접으신 사부님을 모시고... 대학교 4학년때 죽을 고생을 했죠... 거의 몸치 수준이었는데.. 나중에는 뒤로 굴러 물구나무를 선 뒤에 바로 서는 자세를 하게 되더군요... 사실 저도 그때 놀랐습니다. 전방낙법, 후방낙법, 측방낙법.. 사실 처음 유도장에 들어섰을 때 공포 그 자체였는데... 나중에 저도 하더라는.. 그런 연유로 udis님께서 유도업계(?)의 편견을 한편 정도 소개해 주시면 재미있는 얘기꺼리가 되겠다 싶습니다. 요즘 저도 하도 정치 포스팅을 하니 좀 심성이 너덜너덜해지는 것 같아서 이런 릴레이 포스팅도 재미있겠다 싶습니다.

부디 3분 모두 청을 거절치 마시고 각자의 업계나 주변의 익숙한(?) 편견에 대해 한마디씩 나눠주시면 재미있게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