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스티 보이즈 - 호스트바의 3류인생들의 고단함

 

역시 영화는 한국영화가 좋다. 영화에 빠져드는 요인 중에서 재미와 현실감을 택하라고 한다면 나는 현실감을 택하겠다. 반지의 제왕의 재미는 잘 알려져 있지만 나이든 나에게 이런 류의 영화를 보고나면 매우 공허해진다.

 

<비스티 보이즈>는 호스트바의 빠돌이 남자, 그리고 그들과 같이 공생하는 여자들에 관한 이야기다. 한국 영화를 많이 보지는 못했지만 이만큼 리얼한 영화를 본 적은 없는 것 같다. 예를 들어 사람들은 김수현식 드라마에 열광을 하지만 살아오면서 그렇게 눈을 똑바로 뜨고, 소리 질러가면 싸우는 사람을 본적이 없다. 그야말로 김수현식 드라마는 “리얼”하게는 보이지만 리얼과는 차이가 있다. 사람들은 자신이 하고 싶은 행동이 투사되는 것을 보면서 그것이 “리얼하다”고 착각을 한다.

 

 

평생 호스트바에 가볼 일도 없고, 그곳에 갔다는 여자분을 만나 본적도 없어, 이 영화는 새로움 면에서도 상당히 신선(?)했다. 어디서 들은 이야기에 의하면 호스트바에 온 여자들이 남자 빠돌이들의 발기한 성기에 술 주전자를 걸어서 누가 오래버티는가로 내기를 한다는데, 이 영화를 보면 그것은 실제와는 거리가 있는 공상이지 싶다. 남자들이 여성 룸싸롱 여자들에게 하듯이 여자들도 남자 호스트에게 그런 짓거리를 하지 않을까 해서 지어낸 말이지 싶다. 호스트바 빠돌이 들이 대기실에서 기다리고, 그들이 프리미어 리그 해외축구 도박하면서 나누는 이야기는 정말이지 놀라울 정도로 생생하다.

 

 

이 영화의 감독인 윤종빈의 또 다른 작품에는 <범죄와의 전쟁>이 있다. 최민식의 부산 사투리가 영 이상해서 영화도중에 좀 불편했는데, 이 <비스티 보이즈>는 완벽한 현실 그 자체이다. 이건 정말 실제 호스트 빠돌이들의 생활을 수년간 관찰하지 않으면 도저히 구성해 낼 수 없는 내용이다. 그 중에서 <하정우>의 생양아치 연기는 정말 압권이다. 진짜 전직은 의심하지 않으면 알될 정도로 완벽하게 그 역을 소화해낸다. <소화해낸다>라는 표현으로는 부족하다. 진짜 생양아치 그 자체다. 영화의 대사 하나하나가 정말 찰지고, 리얼하다. 어디하나 꾸며낸 대사가 없어 보인다. 몇 여배우들의 연기가 조금 어색하지만. 내가 보기에 호스트바 경험이 거의 없거나 완전히 바닥생활의 연기에 부담이 좀 있지 않나 보인다. 사람들이 “아니 그 여배우 OOO은 진짜 롬싸롱 출신이 아닌가? ” 더하여 그 쪽 출신이다 라는 소문의 희생자가 될 수고 있으니까.

 

   

룸싸롱 가본지가 한 7-8년은 된 것 같다. 남자이긴 하지만 이쪽은 정말 내 취향이 아니다. 정말 돈이 아깝다. “아이고 저.. 아가씨 Tip이면 CD가 5-6장인데..” 늘상 이런 계산을 했다. 그런데 간혹보면 순진한 인간들 중에 그런 쪽 아가씨와 뭔가 진솔한 인간관계를 만들어 보려는 사람들이 있다. 술자리에서 모두가 느끼는 인생은 고단함.. 이런 것. 저렇게 이쁜 아가씨와 좀 속 깊은 이야기를 하면 어떨까 모두가 침을 삼키고, 삶의 굴레에 치여서 이런 일을 하는 것 같이 보이는 아가씨도 보이지만. 어슬픈 동정이나 인간적 교감을 기대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다. 삶의 질곡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그 아가씨들이 보통사람들을 찜쪄 먹고도 남는 정도이다. 그 쪽 아가씨들은 팁 팍팍 집어주고,  2차 가서 쿨하게 볼일 보고 끝내는 사람을 제일 좋아한다. 어슬프게 그 다음날 만나자거나, 좋은 책이나 클래식 CD 주는 인간들 제일 역겨워 한다. 이게 선악의 문제가 아니고, 이것이 화류계의 실상이고 현실이다. <비스티 보이즈>는 이 실상을 끔찍할 정도로 정확하게 보여준다.

  

어떤 설교나 교훈적 서사보다도 현실 그 자체의 리얼리즘의 감동이 제일 확실하다. 아마도 이 영화가 준 충격과 서글픔은 오랫동안 남을 것 같다. <윤종빈 감독>의 또 다른 작품이 기대된다. 이런 영화가 저평가되었다는 것이 좀 이해가 안된다. 하정우, 이 인간 진짜 호빠에서 일해본 놈 아닌지 진짜 진지하게 조사를 한번 해봐야 겠다.

  

 

결론: 삶의 <방식>이 <생각>을 결정한다는 맑스의 말씀은 만고의 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