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노 정치란 호남을 희생양 삼아 개혁 세력의 골간을 복원하려는 시도를 의미합니다. 3당 합당 이전으로 개혁 세력을 원상복귀 시키려는 뜻은 숭고하지만 그 방법론은 굉장히 파괴적이죠. 자신들에게도 이득이 되는 피해자 호남의 정당한 행위(몰표) 그리고 자연발생적 현상(호남 주도권)을 욕함으로서 경상도의 반호남 인종주의에 부응하는 방식을 통해 영남의 개혁 세력을 복원하면 그게 바로 개혁 진영의 복원이 된다는 논리인데, 영남 개혁 세력 복원이 개혁 진영의 복원의 유일한 방식인지도 의문이고, 설사 그렇다고 치더라도 그걸 위해 저렇게까지 호남을 짓이기는건 너무 하는 거죠. 그 어떤 이유로도 저런 식의 패륜 정치를 해서는 안되는 겁니다. 호남과 거리두기를 통해 영남에 부응하겠다는건 마키아벨리즘이 아니라 인종주의에 대한 수긍이고 그 자체로서 대한민국의 품격을 떨어트리고 국민을 모독하는 망동이죠. 

물론 영남을 공략하지 않고는 안정적인 정권 창출은 거의 불가능 한데, 호남 그 자체를 증오하는 영남의 반호남 인종주의는 누그러질 기색이 없으니, 호남과 거리를 둬서라도 즉 개혁 진영에서 호남색을 빼서라도 영남에 구애하고자 하는 실용적인 발상은 이해 못할 바도 아닙니다. 하지만 문제는 호남과 거리를 두는 방식에 있었죠. 자기들을 도와주고 보살펴 준 호남 정치를 지역주의라고 매도 하고 호남 주도권을 구태 정치로 몰아붙이는 등, 호남을 낙인찍는 식으로 거리두기, 호남색 빼기가 이루어진겁니다. 실용적이고 기술적인 거리두기가 아니라 호남을 발로 차는 식의 거리두기였죠. "호남을 더 때려서 영남에서 지지를 얻어야 한다"는 발언이 대표적이죠.

유시민이 말하는 호남당, 호남 지역주의는 저러한 논리의 연장선상입니다. 호남 그 자체가 부정적이라는 가치판단이 호남당이라는 술어에 내포되어 있죠. 민주당은 충청, 경기, 강원에서 한나라당과 1,2등을 다투는 정당입니다. 유시민이 부정적 의미로 말하는 호남당은, "영남이 보기에 부정적인 호남"을 의미합니다. 호남이 주도권을 쥐고, 호남의 몰표를 받아 유지되는 정당이, 논리적 객관적 차원이 아니라, 영남이라는 주관의 차원에서 잘못되었으니, 그 영남의 주관에 부응하라는게 호남당이라는 술어에 내포된 뜻입니다. 객관적으로 정당한 것을 영남의 주관에 맞추라는 얘기죠(호남 주도권과 호남 몰표가 뭐가 잘못인가요?) 이건 뭐 박정희나 전두환 저리가라할 영남 우월주의가 아닐수 없습니다. 

객관적 진실을 주관적 호오에 끼워맞췄으니 논리적 파탄은 필수적입니다. 영남의 주관에 호응하기 위해 동원된 호남당, 호남 지역주의라는 개념이 객관의 장에 오면 원래의 모습을 드러내 버리죠. 호남의 몰표를 욕하다가 막상 호남 몰표가 수그라 들면 당황하는게 그것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