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좌파들은 사회주의권 붕괴 이후 사회주의에 대해 불분명한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시장경제나 신자유주의에 대한 반대는 명확하지만 사회주의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긍정하지 못하고 있다. 현실 사회주의의 실패를 인정하고 대안을 모색하는데에도 딱히 관심이 없어 보인다. 대신 노동문제나 정치철학 담론에는 열정적으로 참여한다.

노동이나 정치의제는 경제 이론에 바탕을 둘때 파괴력이 있다. 맑스의 자본론이 없었다면 노동에 대한 문제의식은 노동자의 월급을 인상하고 근로조건을 개선하는데서 그쳤을 것이다. 자본주의를 극복하고 사회주의라는 대안을 제시하는 사회주의 경제 이론이 있었기 때문에 노동문제는 조합주의에 머무르지 않을수 있었다.

실패로 끝난 소련식 사회주의를 긍정하는 것은 너무나 시대착오 적이라 할것이다. 한국의 리버럴들이 좋아하는 사민주의가 실상은 세금을 많이 걷는 시장경제였다는 것도 상기할 필요가 있다. 한국 좌파들이 사회주의에 대해서 긍정하기를 주저하지만 사민주의에 대해서는 아직도 의구심을 보내는 이유도 그 때문일것이다.

그렇다면 한국 좌파들이 해야 할 일은 새로운 사회주의 담론, 혹은 진보적 경제 담론을 발굴하고 개발하는 일이 아닐까? 사회주의자들이 대안 모색에 게으른 반면 영미의 주류 사회과학은 오히려 국가와 시장을 극복하는 새로운 가버넌스를 연구하고 있다. 경제학의 유명한 "공유지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으로 "지역 자치"를 내세워 2009년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오스트롬이 그 예라고 할수 있다.

국가와 시장을 동시에 극복하는 것은, 사회주의에게 절실한 요청이 아닐까? 현실 사회주의의 실패는 중앙집권적 계획경제의 비능률에 기인한것으니 말이다. 한국 좌파들이 이 부분에 대해 더 연구하고 논쟁했으면 하는 바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