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은 언제나 당당하다. 영남이 지역의 이익을 이기적으로 구하는 것도 허용되고, 몰표도 허용되고, 정치 권력을 부당하게 독식하는 것도 허용된다. 아니, 허용된다기 보다는 논의 자체가 금기시 된다. 그것을 논의하는 쪽이 평화와 화합을 깨트리는 분열주의자로 몰린다. 해리포터 시리즈의 "볼트모트"나 구약에서의 "야훼"의 이름처럼, 경상도의 패권과 잘못은 누구나 알지만 거론조차 해서는 안되는 금기다. 경상도의 모든 부정적인것은 일반적인것으로 치환된다.

반면 호남의 모든 부정적인 요소는 지역적인것으로 치환된다. 호남에게는 끊임없는 지역의 딱지가 붙는다. 영남의 노골적인 자원 독식을 지역으로 관념하지 않기 위해 온갖 애를 쓰던 사람들이, 그 자체로 잘못이라고 보기도 힘든 민주당의 호남 지역성에 대해서는 페라리 스포츠카보다 빠른 속도로 호남 기득권이라는 지역의 레테르를 붙인다. 5.18을 주도한 신군부의 경상도 편향이라는 객관적 팩트를 외면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이던 사람들이, 김대중 정부와 민주당에게는 빛보다 빠른 속도로 호남 정권, 호남 정당이라는 딱지를 붙인다. 즉 5.18의 가해자는 경상도가 아니지만, 김대중 정부의 지역 편향에 대해서는 호남이 책임을 져야 하는 것이다.

이런 경향성이 폭주를 시작하면, 이명박 정부의 실정과 경상도 패권 추구에 대해서는 초인적인 노력으로 언급을 회피하더니, 전라남도 도지사가 4대강 사업에 찬성을 표하고 보궐선거에 장상이 출마했다는 이유로 갑자기 전라도를 비난하는 천문학적인 비약으로 나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