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왕 열받는다는 표현을 썼으니 말씀드리죠. 국민의 정부 시절, 그러니까 이제 10년전에 제가 월간 조선 표지를 보다 확 뻗쳤던 적이 있어요. 그 표지에 쓰인 제목이 뭐였냐

"이제 대한민국의 반격이 시작된다."

제가 왜 열받았냐.

답하기 전에 한가지 부끄러운 고백부터 하죠. 아래 제가 링크한 대자보 글, 그거 제가 쓴 겁니다. 그 글의 주제는 '개혁을 독점하지 말라'죠. 비슷한 문제의식으로 열받았습니다. "조갑제, 니들이 대한민국 독점 하지 마!"

좌파, 우파, 진보, 보수, 나뉠 수 있는 겁니다. 그렇지만 언론 출판 사상의 자유를 헌법 원리로 삼고 있는 대한민국에서 산다면 '입장이 달라도 넌 대한민국'할 수 있어야 합니다. 특히 공적으로 책임있는 사람이나 집단에게 이는 필수입니다.

그래서 제가 오늘 열받았어요. 이광재 재판을 둘러싼 조선일보 보도 태도를 보고 확 피가 솟았습니다. 아크로 독자분들은 다 아실 겁니다. 저, 친노 싫어합니다. 그러니까 이광재가 유죄를 받든 말든 별 관심없어요.

그런데 왜 열받았냐? 재판장이 어쩌네 저쩌네 기사보고 열받았습니다.

최대한 조선일보 입장에서 이해해보죠. 아마 '정치적 이해관계가 법적 공정성을 해치면 안된다'는 주장을 했을 겁니다. 저, 동의합니다. 아시죠? 수도 이전이나 기타 등등, 헌재 판결을 제가 옹호한 거.

그렇지만 우리 돌이켜보자구요. 조선일보가 '한나라당 의원이 재판정에 섰을 때 한나라당 집권 당시 임용된 판사의 정치적 성향을 문제삼은 적'이 있습니까?

제가 알기로 하나도 없어요. 있으면 저한테 증거 갖다 보여주세요. 이건 뭘 뜻하냐? 지들 편 아니면 배제하겠다는 이야깁니다. 이러니 '어떤 가치든 의견이 다르다고 해서 배제하는 태도는 안된다'는 신념을 갖고 있는 제가 열 안받겠어요?

좀 극단적으로 이야기해볼까요? 저런 태도라면, 아닌 말로 지들이 권력 독점할 때 죽창쑈 안한다는 보장 없어요. 왜? 지들 입맛에 안맞으면 대한민국 아니니까!



..............자............

제가 또 열받는건 소위 진보 개혁 진영입니다. 최근 제가 놀랐습니다. 제 주변 분들 눈이 빠릿 빠릿해지고 있습니다. 요 며칠 새 저보고 닝구라 칭했던 분들이 민주당 지지하겠대요. 심지어 전직 노빠에 진보 신당 지지한다는 어느 분은 민주당 입당까지 하겠답니다.

왜?

못살겠대요.

그런데 닝구인 전 씁쓸합니다. 예민하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전 원래 무정부주의에 가까운 개인주의자입니다. 쉽게 말해 진보, 개혁, 민주 기타 등등 아웅다웅 경쟁하며 다양한 메뉴 내놓는걸 원하는 사람이예요.

그렇질 못하는 겁니다. 최근 진보 개혁 진영 메뉴 봅시다. 없어요. 그나마 민주당이 '복지' 내걸며 리뉴얼했죠. 다른 집단 뭐하고 있습니까?

얼마전에 박근헤에 대해 제가 한탄했죠. 내가 '박근혜 무시하지 마라'고 했을 때 저보고 닝구네, 좃중동에 세뇌됐네 어떻네 비웃던 사람들이 왜 요즘 셔터업하고 있냐고. 전 정말 의아해요. 당장 최신판 친노 일간지로 등극한 딴지 대문글 검색한번 해보세요. 조선이나 박근혜에 대한 비판 하나도 없어요. 그러다 하나 딱 눈에 뜨입니다. '정동영 병신 인증'

아놔.

박근혜는 변한거 하나 없습니다. 그때나 지금이나 정치적 감각이나 대중적 설득력은 탁월한 반면 아젠다나 정책 능력은 후져요. 그런데 허구헌날 잘난척 하던 진보 개혁 진영만 미친 '놈' 널 뛰듯 조증과 울증만 반복하고 있죠.

최근 진보 개혁 진영 이슈 보세요. 민주당의 '복지' 빼면 허구헌날 나오는게 '연대'입니다.

조금 딴 이야기해보죠. 대학시절 항일 전쟁 당시 중국사 읽으며 반신반의했어요. 마오의 공산당은 열라 일본과 싸운 반면 장제스의 국민당은 반공에만 열올렸다. 그 결과 중국인민들은 자신들의 반일 정서에 호응했던 공산당을 선택했다...왜 반신반의했냐. 때가 때인만큼 마오편 든게 아닐까 했던 겁니다.

그런데 최근 중앙일보 이원재 만화 보니까 똑같이 이야기해요. 심지어 미국조차 대일전에 관한한 마오의 공산군이 장제스의 국민당군보다 훨씬 더 투철함에 감탄했다는 겁니다.

이게 뭘 뜻하냐. 형식적 연대보다 누가 누가 더 사람들의 염원에 철저하냐로 승부가 난다는 겁니다. 즉 정책 혹은 반한나라당이 목표요, 연대는 수단이라는 거죠. 그런데 지금 이게 뒤바뀌어 있어요. 차기 한나라당 집권을 막으려면 지금 박근혜와 맞짱뜨고 싸워야 합니다. 그런데 민노당, 진보신당, 국참 모두 연대를 주제로 민주당 까기만 열내고 있어요.

요즘 유행어로, '그러고 있으면 박근혜랑은 누가 싸울 겁니까?'

그런 점에서 다음 글 예고하겠습니다.

"이정희, 박근혜와 맞짱떠라."

ps - 전 정말 이정희의 잠재력을 높이 평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