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은 몇 달 전에 본 영화인데,

명치 끝에 걸린 것 같이 하고 싶은 얘기가 있었다.

보고 난 느낌은?

비참했다.

구수환 PD라고, 아마 KBS에서 다큐를 많이 만든 사람인 모양인데...

일반적인 다큐멘타리의 문법이랄까... 그런 부분은 그냥 무난했던 것 같다.

하지만 영화를 보기 시작하면서 스물스물 피어오르기 시작하고,

영화의 마지막 부분으로 갈수록 점점 더 견디기 어려워지는 것은,

이 PD 또는 작가의 '상상력 없음'이었다.

특히, 욕지기가 날 정도로 싫었던 것은 이 영화의 '눈물 짜내기' 시도였다.

영화 제목이 '울지마 톤즈'인데

실제 내용은 '제발 울어줘 톤즈'이다.

나레이션은 이태석 신부가 섬겼던 수단의 딩카족이 얼마나 울지 않는지, 얼마나 남자다운 미덕을 강조하는 강인한 족속인지 입이 닳도록 설명한다. 이렇게 강인한 족속이 이태석 신부에게 감동 먹어서 '기어코' 울고야 말았다... 오직 이걸 보여주는데 영화의 모든 노력이 집중된다. 그 얄팍한 노력은 화면 안에서 어떤 통제장치도 없이 마냥 넘쳐흐른다.

신부님 생각하면 어때요? 보고싶지 않아요?...

비교적 건조하고 중립적인 표정의 딩카족 청소년들에게 집중적으로 물어본다. 아, 그러니 울기는 하더라. 그런데 다른 사람들 또 쫓아가서 또 물어보고 또 울린다. 또 다른 사람 쫓아가서 또 울리고... 뉘기미, 이게 도대체 무슨 지뢀 발광이냐?

이태석 신부가 훌륭한 분이고, 그 죽음이 폭포같은 눈물에 덮여 마땅한 분이라고 인정한다. 아, 그런데 그걸 보여주는 수단이, 기법이, 스토리텔링 구성이... 시간도 상당히 지나 이미 눈물이 말라버린 청소년들 직접 쫓아가서 그렇게 새삼스럽게 눈물 쥐어짜게 만드는 것밖에 없었단 말이냐?

나도 잘 모르겠다. 이 다큐멘타리 영화에서 무엇을 보고 싶었는지. 아마 나도 마음껏 울고싶었을 것이다. 하지만 실제 영화를 보면서는 그 울고싶었던 마음이 점점 쪼그라들더니 나중에는 씨바, 이거 만든 PD놈 도대체 어떤 시키야? 이런 소리가 튀어나왔다. 모르겠다, 내가 성질이 못된 놈이라서 그러는지.

나는 오히려 이태석 신부가 도대체 무슨 재주로 딩카족들에 대한 그 많은 지원을 이끌어냈는지, 어떻게 그 일을 하는 데 필요한 그 많은 재능을 혼자서 해결했는지... 그런게 더 궁금했다. 실제로 이태석 신부가 무슨 일을, 어떻게 했는지, 어떤 어려움을 겪고 또 그 어려움을 어떻게 이겨냈는지를 더 자세히 알고 싶었다. 그런데 이 영화는 거기에 대해서는 거의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

무엇보다 이태석 신부의 그 노력으로 인해 딩카족의 삶이 어떻게 변화했는지 알고 싶었다. 영화가 보여주는 부정확한 정보만으로는 이태석 신부의 선종 이후 딩카족의 삶은 이태석 신부 이전의 모습으로 순식간에 회귀 또는 추락해버린 것 같았다. 그렇다면 이태석 신부의 그 헌신은 마치 바다에 던지는 돌맹이 몇 개의 노력에 불과했을 수도 있다.

다큐멘타리라면, 차라리 그런 부분을 선명하게 비교해서 보여주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돌맹이 몇개가 어둠 속에서 발산하는 그 은은한 빛을 보여주는 편이 낫지 않았을까? 인간의 절망적인 실존의 본질을, 아프리카 딩카족의 그 현실을 통해 보여주고, 그 속에서 이태석 신부의 절망적이지만 아름다운 헌신을 보여줄 수 있지 않았을까?

그런데, 내가 보기에는 이 영화를 만든 PD는 그런 상상력도, 그런 문제의식도, 그런 안목도... 다 없었던 것 같다. 그냥 닳고닳은 다큐멘타리 기술자의 그저그런 기법만이 억지로억지로 소재를 버티고 있었달까...?

그래서 비참했다. 한류고 뭐고 대단하다는데, 내가 보기에는 전부 사기 같다. 이런 소재를 갖고 이런 다큐멘타리를 만들어내는 수준이라면, 한류가 어디서 얼마나 폭발을 한다 해도, 그건 전부 사기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