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딴지일보 독투불패 정치불패 게시판에 올린 글을 다시 퍼옵니다.>

뭔 비밀?

 

사람들은 비밀 이야기라면 괜히 호기심이 동한다.

그래서 제목을 섹시하게 박근혜의 비밀이라고 붙였다.

프라이버시에 해당하는 비밀은 아니니까,

혹시나 하고 들어온 육두의 형제들은 되돌아가기 바란다.

하지만 박근혜의 비밀을 알고 싶은 정불형제들은 계속 읽어라.

 

사회현상에는 여러 가지 수수께끼가 있다.

졸라 무식한 김영삼이 대통령이 되었다는 수수께끼도 있다.

졸라 범죄적인 이명박이 대통령이 되었다는 수수께끼도 있다.

그리고 박근혜의 지지율이 45%를 넘었다는 수수께끼도 있다.

이걸 수수께끼가 아니라고 생각하는가?

다른 무엇으로 충분히 설명이 가능하리라고 생각하는가?

나는 오늘 새로운 설명을 해 보이겠다.

 

김영삼, 이명박, 박근혜의 비밀은 '깡'에 있다.

다른 것은 다 드러난 것이고, 이 '깡'은 드러나지 않았다.

그래서 비밀이라고 말하는 것이다.

 

내가 아직 상세한 설명을 하지 않았지만,

눈치빠른 정불형제들은 벌써 감이 왔을지도 모른다.

그렇다.

박근혜 최대의 비밀은 '깡'이었던 것이다.

 

내가 말하는 '깡'은 사전적인 의미와는 조금 다르다.

'깡'은 '그냥 버티기'를 의미한다.

상대방의 펀치를 맞으면서 도망가지도 피하지도 않고 그냥 버티는 권투선수를 상상해 보라.

그게 내가 말하는 깡이다. 단순한 맷집과는 조금 다르다.

 

김영삼은 졸라 무식하다.

대통령은 커녕 국회의원 하기에도 모자라는 무식쟁이다.

그런데 누가 그걸 지적하면 그냥 버틴다.

나도 지식 있어, 나 안 무식해, ..... 이런 말로 반격하지도 않는다.

시인도 부인도 하지 않으면서 그냥 버틴다.

 

이명박은 졸라 범죄적이다.

그가 저지른 범죄행각을 보면 이건 전범련에서 이사급이다.

대통령이나 서울시장은 커녕 국회의원 하기에도 부적당하다.

그런데 누가 그걸 지적하면 그냥 버틴다.

나 범죄자 아니야, 내가 저지른 범죄는 작아, 시효 지났어.... 이런 말로 반격하지도 않는다.

못 들은 체하면서 그냥 버틴다.

 

박근혜는 반역자이자 독재자인 박정희의 딸이다.

박근혜는 연설솜씨도 없고, 머리에 든 것도 별로 없다.

박근혜는 전두환에게서 정체불명의 돈을 3억원인가를 받아 챙겼다.

박근혜는 2002년 대선에서 2억원인가를 받아쓴 의혹도 있다.

그런데 누가 그걸 지적하면 그냥 버틴다.

박정희는 반역자가 아니야, 3억원은 떡 사먹었어, 내 머리에 많이 들었어, .... 이런 말로 반격하지 않는다.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냥 버틴다.

 

그냥 버티는 것의 장점이 뭘까?

왜 이것이 박근혜의 비밀이 되는 것일까?

그걸 이해하려면 먼저 [티핑 포인트]라는 책을 읽어 봐야 한다.

이 책을 읽으면 내 설명이 얼마나 설득력이 있는지 판단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일단은 여기서 간략하게나마 설명해 보겠다.

 

첫째로 말로 하는 공격은 여러 번 하면 식상해서 호응이 거의 없어진다는 점이 있을 것이다.

그러니까 시간이 흐르기만 기다리면서 그냥 버티면 타격은 거의 없어진다.

 

둘째로 그냥 버티면 그게 '깡'으로 보이면서 사람들에게 강하다는 이미지를 심어준다.

이건 '웅변은 은이고, 침묵은 금이다'라는 격언과 정확히 일치한다.

최선의 반격보다 침묵과 버티기가 훨씬 더 효과적이라는 얘기다.

 

셋째로 이렇게 여러 번 그냥 버티면 그게 '깡'으로 보이면서 어떤 이미지가 형성된다.

'쟤는 강하구나.....'

'쟤는 강하니까, 믿음직하구나.....'

'쟤는 강하니까, 믿음직하니까, 호감이 가는구나......'

'쟤는 강하니까, 믿음직하니까, 호감이 가니까, 작은 약점은 무시하자......'

 

인간은 본능적으로 폭력과 권위에 복종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자신보다 강한 사람에게 굴종하는 것이 아마도 DNA에 각인되어 있는 것 같다.

그러니까 자신보다 강한 사람이 누구인지,

가장 강한 사람이 누구인지에 관심을 갖는다.

이 내용은 [이기적인 유전자]나 진화심리학 책을 읽어 보면 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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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이제 개혁진영 정치인을 분석해 보자.

 

김대중은 '깡'이 있는 정치인이었다.

김대중의 깡은 민주화나 통일에 대한 소신이 만들어 낸 깡인 것 같다.

그래서 고문도 견디고, 온갖 비판과 비난도 견디고 어떻게 대통령이 되기까지 했다.

그러나 그는 깡이 부족했다.

그는 강하다는 이미지를 별로 주지 못했다.

매사를 논리적으로 설명하려고 했지, 그냥 버티려고 하지 않았다.

그냥 버티려고 했다면, 좀 더 일찍 대통령이 되었을지도 모른다.

 

노무현도 '깡'이 있는 정치인이었다.

그의 여러 가지 일화들은 그가 가진 깡을 짐작케 해 준다.

그러나 노무현도 매사를 논리적으로 설명하려고 했지, 그냥 버티려고 하지 않았다.

어떤 사람은 노무현을 무슨 승부사 기질이 있다고 분석한다.

사실 노무현은 승부를 도외시하고, 논리나 원칙을 더 중시했는데도 말이다.

그래서 깡이 부족한 정치인이었다고 보아야 마땅할 것이다.

 

2012년 대선에서 개혁진보진영의 대선후보가 되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어떻게 해야 할까?

온갖 정책을 강연으로 연설로 논리로 부동층 국민을 설득해 나간다?

그러면 아마 필패일 것이다.

박근혜의 45% 지지율은 바로 이 필패를 예언하는 것이다.

이 지지율은 곧 '다른 애들은 깡이 부족해서 안 되겠어'라는 메시지로 해석해야 마땅하다!

 

나는 최근에 천정배 의원이 '이명박정권을 죽여야 한다'는 발언을 들었다.

속으로 좀 놀랐다.

막말을 할 정도로 천정배 의원이 화가 났나 싶기도 하고,

저런 말을 하고도 정치적으로 견뎌낼 수 있을까 싶기도 하고, .....

그런데 이 분이 과거 법무장관으로 있을 때도 한 깡을 보여 주셨다.

강정구 교수를 불구속수사/기소하라는 지휘권을 발동한 것이다.

그래서 천정배 의원의 깡이 두 번째로 보인 것으로 해석하게 되었다.

오, 깡이 보이는 정치인이군......

 

내가 유시민이나 천정배나 다른 개혁진영 정치인에게 해 주고 싶은 말이 이것이다.

이제 당신들은 깡으로 승부를 해야 한다!

말로 논리로 정책으로 경쟁상대를 제압할 수 있을 거라는 망상은 버리란 말이다.

지키지도 못할 공약, 흐지부지되고 말 공약, 별로 차이도 없는 공약, ....

그런 공약은 본인들의 지지세력이 아니면 아무도 신경쓰지 않는다.

당신들이 보여주어야 할 것은 정책이 아니라 오로지 깡이다, 깡!

 

유시민이 '박정희는 반역자였습니다'라고 강연하고,

보수와 한나라당의 공격에 반격하지 않고 그냥 버티는 모습을 보여준다고 상상해 보자.

천정배가 '집권하면 이명박정부의 부정비리를 샅샅이 수사하겠습니다'라고 강연하고,

보수와 한나라당의 공격에 반격하지 않고 그냥 버티는 모습을 보여준다고 상상해 보자.

정동영이 '매년 20조원어치 물자를 북한에 지원해서 개방의 길로 이끌겠습니다'라고 강연하고,

보수와 한나라당의 공격에 반격하지 않고 그냥 버티는 모습을 보여준다고 상상해 보자.

깡이 보이나? 깡이 좀 보이는가?

여러분이 보기에 그들이 깡이 좀 있는 것 같은가?

이런 강연 이런 깡이 되풀이되면,

그들의 이미지가 매우 '강한 사람'으로 보이지 않겠는가?

내 말이 맞는 것 같지?

 

그래서 이것이 박근혜의 비밀이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