앉아서 하나? 누워서 하나?

한편 박 전 대표는 시상식에 참석하면서 “민주당의 무상복지 시리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이렇게 서서 할 얘기가 아니다”라고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1/01/13/2011011301999.html?Dep1=news&Dep2=headline1&Dep3=h1_02

예전에 박근혜를 놓고 수첩공주네, 500자네 어쩌네하는 비아냥이 인터넷을 횡행할 당시 '절대로 만만한 여자 아니다'라는 글을 모 인터넷 사이트에 올린 적이 있습니다. 왜냐면 제가 볼 때 박근혜는 정말 똑똑했기 때문입니다. 가령 국민의 정부 당시 한나라당 내에선 유일하게 방북한게 그렇습니다. 당시 이회창과 각을 세우면서 미래를 위해 투자했죠.

또 수첩 공주라는 표현도 그렇습니다. 전 그 비아냥을 듣고 많은 사람들이 눈쌀을 찌푸렸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왜냐면 수첩을 들고 꼼꼼히 체크하는 모습은 호감을 주거든요! 오히려 역설적으로 '그러면 수첩 따위 필요없다고 자신하는 저 집단은 기억력이 슈퍼컴에 달하는 천재인가? 오히려 매사 목소리만 키우며 얼렁뚱땅 하는 것 같은데?'라고 속으로 혀를 찬 사람들 많았을 겁니다.

표현이 500단어 이내라는 것도 그렇습니다. 박근혜만큼 명료하게 대중적으로 전달하는 정치인 별로 없습니다. 쉽고 간결한 표현을 쓰는 사람보고 공자왈, 맹자왈 못한다고 비웃는 사람은 이른바 서치거나 헛똑똑이 거나 둘중 하나일 겁니다.

그러면 박근혜는 완벽하냐? 그게 그렇지 않습니다. 기억하실 지 모르겠지만 이회창 당시 괜히 탈당해서 춥고 서러운 광야에서 방황한 이력이 있습니다. 또 미래지향적인 아젠다를 제대로 제시한 적도 별로 없습니다.

즉 대중적 감각이나 순간 판단력, 일관된 이미지 연출엔 매우 뛰어나지만 국가의 5년을 책임질 전략가 혹은 지도자로선 2프로 부족합니다. 이 이야긴 역으로 앞으로 진보 개혁 진영이 제대로 진영을 갖추고 대응하면 충분히 이길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문제는... 아직도 정신 덜 차린 것 같다는 거지요.

사람들은 후보 못지 않게 진영으로 평가합니다. 아직도 미련 못버린 일부 친노 진영에선 지난 대선 패배는 오로지 정동영 탓으로 보고 있습니다만 천만의 말씀입니다. 열우당에서 전당 대회 등에서 '도저히 함께 못할 배신자' 등등의 싸움이 터져나올 때마다 사람들은 등을 돌리고 있었던 겁니다. 누가 잘났고 못났고가 아니라 '권력 주면 지들끼리 쌈박질이나 하는 집단'으로 낙인찍혀 버린 거죠.

이거 시장을 생각하면 아주 간단히 설명되는 이치입니다. 허구헌날 노조와 경영진, 마케팅 팀과 생산팀, 재무이사와 기획 본부장이 치구박구  싸우며 매일 생중계 되고 있다고 해보세요. 지들끼린 매스컴에 나올 때마다 지들이 옳다고 우려댈 겁니다. 소비자의 선택은? "어쨌든 니네 회사건 안사" 이걸로 끝입니다. 걍 부도 나는 겁니다. 부도 나고 난 뒤에 '내 말 들었으면 우리가 삼성 됐다'고 떠들어봐야..."삼성은 그래도 니들처럼 유치하게 싸우진 않아." 한마디로 끝이죠. 그래도 아쉬워서 '진짜로 내 말 들었으면 최소한 애플이엇다니까."고 떠들면 '그럼 지금이라도 잘난 니가 애플 만들어봐' 소리나 들을 겁니다.

에구, 또 엉뚱하게 과거 이야기로 열을 냈네요. 제 이야긴 박근혜에게 기 그만 죽고 다시 희망을 가져 보자는 것입니다. 민주당이 무상 급식 및 의료 제시한 것, 잘 했습니다. 정치는 합리적 토론의 영역 이상입니다. 무리해서라도 자신들의 아젠다를 선명히 제시하지 않으면 토론조차 일어나지 않습니다. 솔까말, 무상의료 이야기한다고해서 진짜로 정권 잡으면 그날로 무상의료 실현할 거라고 믿는 사람...손들어 보세요. 우리 다 알지 않습니까?

그런데 참 의아합니다. 한동안 박근혜를 무슨 중년의 골빈 여성 모델쯤으로 폄하하고 비아냥 거리던 사람들, 왜 요즘은 모두 셔터업 모드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