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르는 강물님과 다른 분들의 글을 가만히 읽다가 괜히 참견하고 싶은 마음에 이렇게 글을 올립니다.

 지금까지 올라온 글을 읽어보니. 강물님도 다른 분들도, 갈수록 감정싸움의 입구로 들어가시는 것 같아서요. 
(아직 전격전 양상으로 발전하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만, 소모전이 될것 같은 조짐은 보이지 않습니까?)
 강물님을 설득하거나 교화(?)시키려는 목적은 없으니 그냥 편하게 읽어주셨으면 합니다.(지금까지 살면서 거의 모든 종류의 욕을 다 들어보았습니다만, 나이브하다는 말은 못 들어본게 제 자랑입니다..--)
 행인님이 '성적 자기 결정권'에 대해 잘 설명해주신 것 같아서 전 좀 더 일반적인 얘기를 해볼까 합니다.


 강물님과의 생각과는 달리 전 현대 사회에서 '동성애'가 현대 사회의 가치나 규범 바깥의 성적 취향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강물님은 아마도 크리스챤이실테고, 강물님의 사회 규범이 직접적으로 언급되진 않았지만 사실상 '교인으로써의 범위'를 뜻한 것이라면
전 무어라 할 말이 없습니다. 단지 행인님이 '성적 자기 결정권'에 대해서 설명하고 그에 대해 반박하는 답글을 보니 단순히
교인으로서가 아니라 사회의 구성원으로써 동성애를 '용납'하기 힘들어하는 것 같아서, 같은 사회의 구성원이자 무신론자로써 제 생각을 알려드리고 싶습니다. (적어도 지금까지 올라온 글을 봤을때, 무신론자는 사회의 구성원이라고 말할 자격이 없다라고 말씀하실 분은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흐르는 강물님께 주의를 환기시키고자 하고 싶은 점은 세상에는 동성애와 'normal'한 이성애만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입니다. 
흔히들 모짜르트 언급하며 낄낄대는 scatology(설명생략), 시체에 성적 흥분을 느끼는 Necrophilia, 소아에 대한 이상 성욕인 Pedophilia, SM, 페티시즘(세분화한 종류로 따지자면 워낙 많습니다만), 뚱뚱한 여성에게 집착하는 fatgirl류, 나이든 여성에게 성적 집착을 보이는 부류(이건 전문용어로 뭐라고 하나요?), 노출증, 수간, 동성애....... 정말 전문가라면 보다 많이 나열할 수 있겠지만 우선 여기까지 예를 들어보죠. 

 강물님께서는 위에서 제가 언급한 다양한 성적 취향들 중에서 어떤 것이 사회규범에서 용인할 수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혹은 위의 성적 취향 모두 정상에서 벗어났기 때문에 모두 용납할 수 없는 것들입니까? 혹은 어떤 취향을 범죄로 봐야 할까요?
강물님의 종교적 윤리에 비추어보면 동성애, 수간 이 두개는 용납할 수 없을 것입니다. 성경에서 금지했으니까요. 그리고 나머지 성적 취향들은 성경에서 직접적으로 언급되지는 않았습니다만, 단지 단어를 언급하는 것만으로도 불쾌한 감정과 욕지거리가 나오지 않습니까?  강물님은 길거리에서 남성 둘이서 손을 잡고 다니다가 입을 맞추는 모습 자체를 용납하실 수 없을 텐데, 그럼 20대의 남성과 50대의 여성이 똑같은 모션을 취했을 경우는 어떻습니까? 허용가능한 범위인가요? 평균 체중의 남성이 자신의 두배는 
될 것 같은 여성과 같은 행동을 했을때는 어떨까요? 둘다 이성애의 범주인데도 불구하고 강물님이 욕지기를 느낀다는데 전 제 손모가지를 걸 수 있습니다. 저도 그렇거든요. 어떻게든 감추려 하겠지만 마음속 깊은 곳에서는 제가 이해할 수 없는 성적 취향에 대해서 느끼는 혐오감 혹은 이질감을 부정할 수 없습니다. (흔히들 사용하는 p2p나 포르노 사이트에서 위의 성적 취향들을 확인할 수 있죠. 제가 길거리에서 봤다는 건 아닙니다.) 

 동성애에 대해 강물님과 의견이 다른 분들 역시 비슷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긍정적으로 봐도, 혐오감에서 이질감으로의 변화 정도이지 아무런 감정도 느낄 수 없다던지 하는 분은 안 계실 겁니다. 자기 자신과는 다른 성적 취향에 대해서는 사실 거리감을 가질 수 밖에 없습니다. 이해 불가능한 영역이라는 거죠. 자기 자신과 다른 성적 취향을 이해할 수 있는 방법은 없기 때문입니다위에서 언급한 극단적인 취향 말고도 강물님께서 허용할 수 있는 정상 범주내에서도 다양한 성적 취향이 존재하며 이 다양함 속에서도 거리감이 느껴지는 것은 우리가 인정할 수밖에 없는 분명한 사실입니다. 마른 여성에 성적 취향을 가진 남성은 통통한 체형의 여성을 좋아하는 남성을 이해할 수 없으며, '작은 가슴'에 집착하는 제가 '큰 가슴'에 집착하는 xx님을, 스타킹 페티시즘에 심취한 갑님이 빨간 메니큐어 페티시즘을 가진 마광수 교수님을 이해할 수는 없습니다. 줄여 말하자면 강물님과 다른 분들의 감정적인 거리감은 생각보다 멀지 않다는 겁니다. (물론 이성애자인 제 단견일수도 있겠습니다만)  
-난 진짜 '정상적인 이성애자'이므로 위의 예들은 나와는 상관없는 얘기이며, 정상적인 범주 이외는 싫다라고 생각하시는 분은 다시 한번 잘 생각해보시기 바랍니다. 전 단발머리에 집착하는 남성도, 긴 생머리에 대해 높은 점수를 주는 남성도 알고 있습니다.(솔직히 얘기하자면 저와 제 친구 얘깁니다.) 이 아주 작은 차이도 '이해하기 힘든 거리감'이 있습니다. 전 사실 제 성적인 취향조차도 이해하거나 다른 사람에게 납득시킬 자신이 없습니다.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없다는 얘깁니다.- 


 그럼 서로가 서로를 이해할 수 없는 이 복잡한 성적 취향의 세계에서 사회 통념은 어떻게 정의내릴 수 있을까요? 크리스챤은 자연스레 마음속으로 성경을 꺼내려 하겠지만, 한국 사회는 기독교로 통일된 사회가 아니며 설사 그렇다 하더라도 저 드넓고 다양한 성적 취향은 성경으로 쉽사리 재단할 수 없습니다. 성경 뿐 아니라 다른 종교적 틀이나 한국에서 흔히 전통적인 가치관이라 여겨지는 유교적 가치관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사견입니다만, 흐르는 강물님께서는 인터넷 사이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극단적인 '혐오감'을 글로써 표출하지 않으려고 대단히 노력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강물님은 혐오감이라는 감정을 사회적 통념과 동일시했다고 생각합니다. 동의하실지는 모르겠지만, 그 근원이 종교적인 가치관에서 왔든,  개인적 경험에서 왔든지 간에 사람마다 차이가 있을 수 밖에 없는 '혐오감'은 사회적 규범이나 정의의 기본틀이 될 수 없습니다. 강물님도 혐오감에서 비롯된 여러 비극이나 부정의에 대한 예를 얼마든지 언급하실 수 있을 겁니다. 그럼 크리스챤인 강물님이나 무신론자인 저, 또는 다른 의견을 가진 사회 구성원들이 용인할 수 있고 허용할 수 있는 범위, 즉 사회 통념은 어떻게 정의내려야 할까요? 거친 논리지만 각각의 구성원들을 모두 흡족하게 만족할 수 있는 사회 통념은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가장 넓은 범위나 가장 좁은 범위가 아니라, 최대공약수 개념이 사회적 통념으로 받아들일수 있는 구분선이라고 생각합니다.
  
 무신론자인 제가 드릴 수 있는 최소한의 제안은 '상대방의 자발적 동의하에서 이루어질 수 있는 성적인 취향이 제3자에게 피해를 끼치지 않는다는 조건하에서라면 사회적으로 용인가능하다'는 겁니다. 물론 주체 및 상대방이 성인이라는 전제하에서요. 스카톨로지는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게 있어 혐오스러운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성적 취향이지만 제가 알기로는 '범죄'에는 들어가지 않으며 제 기준으로는 제3자인 제가 상관할 바가 되지 않습니다. 수간은 동물에게 자발적 동의를 구할 수 없기 때문에 용인할 수 없는 범위이며, 미성년자와의 섹스는 성인이라는 전제를 벗어나므로 마찬가지로 납득할 수 없으며 시간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SM, 페티시즘 역시 상대방과의 동의하에서라면 용인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소아애호증, 관음증, 강간, 노출증 등도 마찬가지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동성애 역시 제 제안으로 판단하자면, 용인할 수 있는 범위에 들어갑니다. 동성애도 이성애와 마찬가지로 상대방의 자발적 동의가 필요하며, 둘이서 혹은 두명 이상이 침대에서 무얼 하든 제3자에게 피해를 끼치지는 않습니다. 물론 강물님도 저도 혐오감이나 이질감을 느끼겠지만요. 혐오스런 감정을 느끼는 것은 대단히 자연스러운 감정의 발로중 하나이겠지만 이 혐오감이 사회적 통념을 정의내리는 기준이 될수는 없다는 겁니다. 

 동성애 자체에 대해서는 다른 분들에게서 다양한 의견이 나왔기 때문에 되도록이면 얘기를 안 하려고 했습니다만, 몇 가지만 언급하고 싶은데요.  동성애이든, 다른 극단적인 취향이든 성적인 취향은 자신이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의사선택의 범주에 있지 않습니다. (노력한다고 해서 페티시즘을 없애거나 어린 아이들에 대한 성적 취향을 치유할 수 없습니다.) 사실 자기 자신도 왜 그러는지 잘 모릅니다. 그리고 그런게 취향이고요. 동의하지 않는 상대방에게 피해를 주는 취향을 법적으로 제재해야 하는건 누구나 동의할 것입니다. 다만 왜 분변에 성적인 흥미를 갖는지, 동성에게 매력을 느끼는지, 그냥 맨다리가 아니라 스타킹을 신은 다리에 성적 취향을 느끼는지는 자신도 모릅니다. 그리고 과학자들도 검증된 이론을 내놓지 못하고 있으며, 고치거나 바꿀 수 있는 종류의 것이 아니라 그냥 가지고 살아가야 합니다.(사회에서 할 수 있는 것은 범죄에 해당되는 성적 취향을 못하도록 처벌하는 것 뿐입니다.) 강물님께서 언급하신 대로 몇몇 종교 단체에서는 동성애를 '치유'했다고 주장하나, 그건 치유가 아니라 자발적인 억압에 가깝습니다. 치유했다고 주장하는 사람에게 fMRI를 사용해서 동성애를 치유했음을 객관적으로 증명할 수 있다면 벌써 커다란 뉴스가 되었을 것이고, 동성애가 선천적이라고 주장하는 과학계에 있어서 치명타가 되고도 남았을 텐데, 그러한 종교 단체가 과학적으로 검증가능한 시도를 해서 성공했다는 사실을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사실 할 수 있다면 벌써 하고도 남았을 겁니다.)  
  
 저도 개인적으로(아직 결혼도 안 했지만) 제 자식이 동성애자임을 커밍아웃하면 정신적 쇼크가 매우 클 거라고 생각합니다. 동성애를 용인하는 무신론자가 이율배반적이라고 생각하실수도 있겠지만요, 동성애자인 제 자식이 커밍아웃하지 않고 이성애자인것처럼 혹은 스스로 이성애자라고 되새기며 살아간다고 가정한다고 해 보죠. 저는 한동안은 그냥 아무렇지도 않은듯 살아가겠지만, 제 자식은 한국의 수많은 동성애자들처럼 미친듯이 고뇌하다가 자살하던지, 아니면 결국 스스로 이룬 이성애자 가정을 파탄내던지해서 결국은 제게도 그 불행이 찾아올 거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개인적인 성적 취향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제 자식도 스스로의 성적 취향을 결국은 받아들이게 될 것이고, 부모인 제가 거기에 사실상 관여하거나 바꿀 수 있는 여지는 없습니다.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하구요. 그러기에 '혐오감'으로 다른 사람의 성적 취향을 재단해서는 안 됩니다. 흐르는 강물님이 무신론자인 저에게나, 혹은 불교도인 길동군에게도 제안할 수 있는 '사회적 규범'이 있다면 들어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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