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글 쓸 시간은 없고 해서 걍 시닉스님 본글에 댓글로 써둔 것을 모아 포스팅을 하나 세웁니다. 죄송...

 

'박근혜 현상' 이라는 책이 있습니다. 연말에 나온건데 우파가 아닌, 좌파쪽에 경도되어 있는 사람 다섯이 행한 박근혜 현상에 대한 분석을 모은 책입니다. 현재 구도와 박근혜 강세에 대해서, 좀더 정치에 관해 전문적이거나 지근거리에 위치한 사람들의 관점을 드러낸 책이라 일독할만 합니다.

박근혜 지지층의 지역적 분포와 지지자의 사회 경제적 성향 분포를 어느정도  파악할 수 있고 박근혜 지지층의 비확장성에 대해서도 주의를 환기시키는 책입니다. 실제적으로 대세론으로 포장되고는 있지만  박근혜 지지층은 더이상  확장되기 어렵습니다.  원래의 영남지역과 수구꼴통의 지지분포도가 박근혜의 가장 강력한 지지층이라고 볼 수 있기 때문이지요.

그에 대한 대항마가 누가 되느냐가 무엇보다 중요한 이유는 아마도 여기 있을 겁니다. 박근혜에게 상당히 비판적인 (호남을 제외한) 수도권의 구미를 충족시키는 참신한 진보개혁적 인물을 민주당에서 만들어 낸다면 박근혜 현상은 영남에게 사망을 선고하는 독배가 될겁니다.  과연 그 인물을 어떻게 만들어 내냐가 올해 민주당과 개혁세력의 과제일겁니다.

유시민도 손학규도 정동영도 안됩니다. 범민주당 계열의 기존 정치인은 전부 안된다고 보아도 무방합니다. 그러면서도 대중에게 이미지가 노출되어 있는 인물이어야  하기에... 나는 여기에 가장 적합한 인물로 손석희가 떠오릅니다. 그에게 과연 정치적 목표나 권력의지가 있는지는 별론으로 하고보면 조건은  가장 낫습니다. 서울 출신에, 적당한  젊은 나이에, 대중에 대한  충분한 노출, 진보개혁적 이미지, 현대정치의 필수적 요소가 되어버린 방송토론에서의 우위등등 박근혜와 비교하면 전부 낫습니다. 다만 정치적 경력에서만 부족하죠. 그러나 오바마의 대두에서 보듯이 그것은 국면을 완전히 결정해 버릴 정도로 그다지 중요하지 않습니다.박근혜조차 정치경력 12년밖에 안되니까요......

솔까말 개혁세력과 민주당 지지자들은 예전 노사모하듯이 손사모( 이 표현은 좀 싫음. 노사모 덕분에)나 손석희 대선출마 추진위원회라도 하나만들어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 

이미 지난 지방선거에서도 민주당이  손석희에게 서울시장 후보에 대한 영입제의를 검토한걸로 압니다. 

문제는 강세를 보이고 있는 박근혜 현상이 무엇이고 민주당과 개혁세력이 이를 돌파하기 위한 방법이 과연 어떤게 가장 효과적이고 적절하냐가 되겠습니다. 박근혜에게 가장 비판적인 세력은 역시 전라도입니다. 허나 이는 한국정치에서 상수이니 이를 제외해야 합니다. 한나라당의 누가 나와도 전라도는 동일하게 표를 안줄테니 상수라고 볼수 있고, 박근혜 지지층을 구성하는 영남권도 역시 상수로 보면 됩니다. 이 상황에서 한나라당의 다음 후보를 박근혜로 놓고 볼 때 민주당과 개혁세력이 이에 맞서 내세울 후보는 어떤 조건을 갖추어야 박근혜를 이길수 있는가가 대선 정국의 핵심이 되겠죠,

일단 내년은 동북아의 주요 관련 당사국들의 권력이 거의 다 변동됩니다. 한국대선, 미국대선, 러시아대선, 북한 강성대국원년과 김정은, 중국 5세대 지도부 출현, 일본만 유동적이지만 아마 간 나오토의 민주당 정권이 내년쯤에는 무너지리라 예상합니다.이런 정세하에서 남한에서 독재자의 2세인 딸이 권력을 잡고 역시 북한 독재자의 2세인 김정일이나 3세인 김정은과 상대하는 모습은 전세계에 한반도와 한민족의 정치적 후진성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기회가  될것입니다. 이런 망신을 막으려면 박근혜 집권이라는 치욕적 사태는 한민족과 그 후손을 위해서라도 막아야 합니다.

 전라도를 제외하고서 보면 박근혜에게 가장 비토적인 지역은 수도권입니다. 지난 대선에서 이명박의 당선을 견인한 지역도 수도권이었는데 박근헤에게 현재까지 가장 적대적인 곳도 수도권이라는 이야기는 민주당과 개혁세력에게 충분한 기회가 있음을 의미합니다. 그러나 손학규는 한나라당 출신이라는 게 치명적입니다. 만약 손학규로  단일화가 되어 개혁세력 단일후보가 된다면 어느정도 싸움은 가능하겠지만 박근혜에게 우위를 보인다고 보기는 약하다는 겁니다. 유시민은 더욱 안되죠. 정동영은 이미 안된다는걸 보여줬습니다. 이런 인물이 안되는데 천정배나 추미애나 한명숙이나 이해찬 혹은 김근태로 가능하겠습니까?

이명박이 박근혜를 잡을 수 있었던 원동력은 고건의 불출마에서 왔습니다. 고건에게 몰려있던 수도권의 표가 고건 불출마선언이후 이명박에게 쏠린 이유가 이명박이 집권하게 된 가장 큰 요인일 수도 있다는 겁니다. 결국 대권의 향배는 수도권 중간계급의 성향에서 결정된겁니다. 그리고 이 계급의 현재 성향은 박근혜에게 아직 부정적입니다. 이 표를 유인할 수 있는 후보를 민주당이 내세우면 개혁세력과 민주당이 박근혜에게 우위에 있을 수 있습니다. 이 수도권 중간계급( 나름 중도거나 진보적 중도라고 스스로를 평가하는)이 손학규나 유시민 정동영에게는 고개조차 까딱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박근혜를 지지하지도 않습니다.

그래서 답은 제3의 대안일 수밖에 없습니다. 수도권이 표를 줄만한 인물을 어떻게 발굴하고 만들어 내냐의 과제가 민주당이 대권을 잡을 수 있는 가장 확실한 길이란 겁니다. 노무현처럼 지지자의 요구를 무시하는 대표자는 희귀합니다. 손석희가 노무현처럼 행동하리라는 예측은 너무 나간듯 하고, 또 현대 민주주의는 정당이 주도권을 쥡니다. 노무현이 이를 철저히 무시한 탓에 작금의 한나라당의 집권이란 반동을 불러왔지만 손석희가 그런 무식한 지꺼리를 따라서 다시 하리라 보지는 않습니다. 또라이 수준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만약 민주당이 손석희를 내세운다면 손석희 또한 충분히 민주당의 틀내에서 행동하리라 봅니다.

손석희의 인기는 신뢰도에서 온것이 거의 태반이고 이는 시사 프로그램 진행시 철저한 균형감각을 유지한 태도에서 온 것이 대부분일겁니다. 물론 거기에 정치적 참여를 거부하고 있다는 점도 일부 이유는 있을 겁니다만 그게 전부는 아니라고 봅니다. 일단 정치권 영입제의에 대해 손석희가 뜻이 없다고는 하고 있으나 실제로 영입제의가 직접 온적이 없다는 그의 부가된 설명을 보건데, 정치참여에 대한 태도가 꼭 끝까지 거부라는 확정적 의사를 견지하지는 않을 걸로 보입니다. 그의 매형인 주철환의 이야기를 들어보자면  손석희의 자기관리와 의사결정과정이 매우 흥미롭습니다. 그간의 손석희가 인생을 살아온 태도와 과정으로 보아 민주당이라는 기반이 뒷받침되면 충분히 박근헤에게 우위에 설수 있는 경쟁력이 있다고 보여집니다.

그리고 유시민이 안되는 이유는  먼저 상수로 놓은 지반부터 흔들리기 때문입니다. 상수가 흔들리는 상황에서 수도권을 잡을 수 있을까요? 수도권 중간 계급은 노무현에게 사형선고를 내린 그 집단이기도 합니다.지난 정동영의 패배는 노무현의 패배고 노무현이 가장 큰 원인입니다. 영남을 제외하면 노무현에게 가장 등을 돌린 곳이 수도권이죠. 그리고 유시민은 노무현의 적자지요.  지난 지방선거에서 한명숙과 유시민 모두 수도권에서 졌습니다.민주당의  자치단체장이 거의 다 당선되는 상황에서  이뤄진 일입니다. 유시민은 차라리 손학규보다 더 경쟁력이 없습니다. 상수를 결정해 놓고 변수를 자기편으로 끌여들여야 하는데 상수부터 유시민에게서 떨어져 나가는 상황이란 겁니다.

또한 손학규가 되든 정동영이 되든, 유시민지지자들은 그들에게 유인되지 않을 개연성이 높습니다. 지난 대선에서 노빠들이 행한 정동영 안 찍고 이명박을 찍거나 문국현으로 갔듯이. 유시민이 되면 전통 민주지지층이 떨어져나가고 손학규가 되면  노빠들이 떨어져 나가는 것은 필연입니다. 노무현과 유시민이 행해 온 분열정치, 뺄셈정치의 당연한 귀결이죠.이것을 적어도 미봉이나마 봉합할 방법도 제 3의 대안이고, 또한 지난 대선에서 고건을 지지하다 이명박에게 흘러간 수도권 중간계급의 표를 끌어 올 수단 또한 제 3의 대안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이표들은 박근혜에게 가지 않을 개연성이 높으니 이 표들을 가져오면 개혁세력에게 승산이 있습니다. 과연 누구, 혹은 어떤 조건을 지닌 사람을 내세워야 이게 최대한 수월하게 가능할까요?
 
일단 저는 그 조건과 당사자로 손석희를 제시했으니 여기 아크로 유저님들도 한번씩 생각해 보시면 나름 의미가 있을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