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전에 락음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마치 기독교의 성경처럼 여겼던 그룹이 있죠.
바로 핑크 플로이드. 그 당시에는 이들의 음악을 프로그래시브 락이라고 했었는데, 그 의미가 무엇인지 음악 몇 개만 들으면 몸으로 느껴 이해할 수 있을 정도의 독특함이 서려 있는 몇몇 그룹 중 하나며 그 중에서도 최고로 손 꼽혔던 사람들이죠.

이들의 음악 중에서 가장 유명했던 건 아마도 Another Brick in the Wall였을 겁니다만, 이건 그 음악에 내포되어 있는 정신까지를 포함한 것일 테고, 영어 제대로 못 알아 듣던 제 젊었을 때(어렸을 땐가??) 이 곡의 모든 것을 이해하고 제대로 좋아했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사실 핑크 플로이드의 음악 중에 제 머리카락을 쭈볏하게 서게 만들었던 곡은 따로 있는데,
바로 'The Great Gig in the Sky'라는 곡입니다.

이 곡을 처음 들었던 게 아마도 1985년 혹은 1986년 경.
신촌 어느 골목의 지하에 있는 '산'이라는 락카페(락 음악을 주로 틀던 카페죠.)인데, 좋은 음향기기를 갖추고 LP 판을 1만장 이상 가지고 있었던, 그리고 그 주인이 다소 광기 어린 사람이었던 곳입니다. 스피커는 대형 JBL이고 카페 내부 음향 시설도 나쁘지 않았던 걸로 기억합니다.

사람도 별로 없는 이 카페에서 12시가 다 되어가는 밤에 어둑어둑한 조명에 맥주도 한 잔 들어 간 상황에서 갑자기 저 곡이 나오더군요.
머리카락이 갑자기 곤두서면서 온 몸에 전율이 일어나던 기억을 아직도 잊지 못 합니다. 카페 주인과 친분이 있었던 터라 몇 번이고 저 곡을 반복해서 틀어 달라고 해서 들었습니다.

오늘 갑자기 저 곡이 생각나서 뒤져봤더니 음질이 그냥 들을만한 정도의 버전이 유튜브에 있더군요.
http://www.whatsontv.co.uk/video/youtube/search/Gig/video/UqCEPytSFqU&feature=youtube_gdata_player
이 곡을 다른 보컬이 부른 버전도 있긴 한데 원곡의 보컬을 따라가기는 역부족인 듯 합니다.

아름다우면서도 기괴한 느낌을 주는 그러면서도 아스라한 추억을 돌이키게 하는 따듯한 느낌도 주는 제가 정말 좋아하는 곡입니다.
여러분도 조용하고 어두운 방에서 볼륨을 높이고 혼자서 이 곡을 들어 보시기 바랍니다. 물론 편한 자세로 눈은 감고, 와인이라도 한 잔 손에 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