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까지 용을 써가면서 규제개혁에 공을 들이는 것을 보면 정말 웃음밖에 안나온다. 일단 대통령 자신에 일상적인 삶에서 규제와 관련하여 뭔가를 겪어 보지 못했기 때문에, 참모들의 조언대로 열을 올리기는 하지만 정말 공허하기 짝이 없다. 규제관련해서는 이 개혁의 압력이 균일해야 효과를 거둘 수가 있다.  가장 큰 시장이라고 할 수 있는 교육시장을 보자. 선행학습은 일단 금지다. 학생의 자기소개서에 경시대회등의 성적을 쓰면 0점 처리하라고 한다. 지필고사 치면 안된다고 한다. 단 칠판에 문제풀이 문답은 된다고 한다. 입시 사정관제를 채택하면 대학에 3-10억 정도 지원하고 하지 않으면 예산으로 조진다. 빈곤층 농어촌 자녀 특별 입학 프로그램 만들어라고 한다. 안해도 좋지만 그런 것 안하면 지원금 왕창 줄인다. 우리나라 대학입시는 규제와 간섭이 총망라된 그야말로 종합선물세트다. 이 가까운 것을 놔두고 무슨 헛소리를 하는지 모르겠다. 자기집 살림 못하는 인간이 동네 반장한다더니.

 

모든 규제에는 필연의 이유가 있다. 노래방 입구를 어떻게 만들고, 화장실은 어떻게 만들어야 하고, 식당의 개수구에 규제가 있는 것은 다 이유가 었다. 말단 공무원이 지 잘되려고 이런 규제를 만드는 것이 아니다. 그런 권한을 가진 공문원은 1%도 되지 않는다. 모든 규제가 팽팽하게 견제를 하고 있고 그 꼭대기에 감사원이 앉아있다. 이 감사원이라는 기관이 전혀 독립성을 발휘하지 못하여 누구든지 조질려면 얼마든지 조질 수 있다. 규정 들이대로 "왜 규정대로 하지 않았죠 ? 일단 자술서부터 작성하시죠". 이러면 말단 공무원은 끝난다. 그래서 무조건 규정대로, 쓰여진대로 집행을 하는 것이 공무원의 일과다. 일전에 어떤 일로 감사원 감사관 조사를 받은 적이 있는데, 이 놈이 유도질문을 살살하면서 미끼를 던졌다. 잘 훈련된 그들은 좋은 분위기를 띄우면서 이렇게 질문을 한다. "OOO선생님, XXX건은 사실상 관례적으로 다들 하는 것이고 우리도 현실적으로 그럴 수 밖에 없다는 것 다 알고있습니다. 그러니까 %%%씨가 일단 납품날짜를 이틀만 조정해달라고 말한 거죠?" 요런 식에 넘어가면 절대 안된다. 그 안에는 아무런 위법도 파렴치한 것도 없지만, 규정을 머리카락만큼이라도 어기면 책임의 대상이 된다. 박근혜가 아니라 박정희가 부활해 돌아와도 지금과 같은 감사원이 있는 한 공무원은 움직이지 않는다.

 

이런 식이다. 일전에 정부 돈으로 어떤 일을 하게 되었다. 요즘은 대부분 카드를 준다, 그 카드로 기차표등을 사고 나중에 해당 표를 주면 여비가 처리되는 식이다. 기차 파업이 막 끝났을 때이다. 서울가는 KTX 기차를 타니 기차가 좀 달랐다. 자리가 없어 겨우 특실을 구했는데 막상 기차에 오르는 그 자리는 특실이 아니었다. 그려려니 하고 가는데 여객전무가 올라와서 하는 말이 "파업 때문에 기차가 교체되었으니, 특실료 만큼은 환불해주겠다"고 했다. 일단 가지고 있는 표는 그대로 가지고 있으면 된다고 했다. 출장을 마치고와서 일전의 그 카드를 내니 행정담당자가 그 표에 찍힌 돈과, 카드로 지출된 돈이 다르다는 것이다. 그야 당연하지, 파업 때문에 특실료가 환불되었으니까. 자 그런데 표에 찍힌 돈과 카드로 지출된 돈이 2700원 차이가 나니까 이것을 해명해 달라고 한다. 전화로 "파업이 어쩌구 저쩌구..." 하니까 그런 것은 안되고 철도청에서 이건에 대하여 <2,500원>짜리 공문을 받아달라는 것이다. 야이 미친 새끼야... 욕이 목구멍까지 올라왔지만 참았다. 그런데 나중에 생각해보니 그 담당자로서 어쩔 수가 없는 행동이었다. 자기가 돈의 아귀를 맞추지 못하면 징계를 받을 수 있다. 사연이야 개인사정이고.

 

또 웃기는 일이 있었다. 관련 업체 연구소장을 모셔서 회의할 일이 있었다. 4시간 회의하느라 다과를 조금 사야했다. 내가 빵을 싫어해서 떡과 밀감을 샀다. 다 해서 한 4만원 정도? 이런더 쓰라고 주는 경비가 회의비다. 물론 마치고 식사하는데에도 쓸 수 있다. 회의비는 회의가 열린 날, 1회, 성인 1인당 3만원이 최고로 정해져 있다. 나중에 예산을 신청하니 담당자가 또 전화를 했다. 요지는 회의비는 회의하는 날 하나의 가게에서만 집행하는 것이 원칙이라는 것이다. 뭐냐하면 왜 떡과 밀감을 다른 가게에게 "각각" 집행을 했냐는 것이다. 내 평생 살아오면서 떡하고 밀감하고 같이 파는 집을 보지 못해서 그렇다고 하니까. 나중에 이런 것 다 감사대상이니 자술서(해명서)를 하나 써달라고 한다. 하하....이게 현실이다.

 

자 이런 X같은 경우가 있는데 이런 규제가 없으면 정부고관들 회의 1시간하고, 회의비를 1차, 2차, 3차로 마구 집행을 할 것이다. 이런 웃기는 규제에도 다 사연이 있다.

규제가 딱 알맞는 경우란 없다. 약간 느슨해서 조금 더 조이면 아주 쎄진다. 쎄져서 조금 풀어서 중간으로 하려면 쉽게 느슨해진다.  술마시는 것과 비슷하다. 술이란, 부족하거나 넘치거나.. 둘 중의 하나이다. 딱 한병만 더 하면 딱 알맞을 것 같지만, 부족의 상태에서 바로 과잉의 상태로 변환한다.  지금의 한국적 규제 상황은 매우 촘촘한 그물이다. 작은 하나의 불법이라도 잡아내기 위해서 수많은 불편함과 답답함을 희생시키는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지금의 규제를 박근혜 식으로 닥치는대로 풀면 어떤 일이 생기는가 ? 정말 요상한 일이 많이 생길 것이다. 국외에도 좀 있어봤지만 한국인같이 영악하고 제도를 허점을 파고드는데 천재적인 인종은 또 없을 것이다. 규제가 느슨해지면 상상하지도 못한 각종 편법으로 세상은 또 다른 쟁투장이 될 것이다. 학교 근처에 호텔이나 유행업소를 못세우게하는 것에도 다 이유가 있다. 기차표의 액수와 지출된 카드금액을 일치시키는 것에도 이유가 있다. 이것 풀면 카드깡으로 여비 착복하는 인간들 제법 나올 것이다.

 

우리 사회는 신뢰와 믿음에 기초한 사회가 아니기 때문이다. 노령연금, 기초의원 무공천, 박근혜의 약속을 그녀가 얼마나 생깠는지를 보면 쉽게 이해가 된다. 이런 사람이 규제개혁 운운하며 핏대를 올리니 정말 가소롭기가 짝이 없다. 청문회때 마다 나오는 고위공직자들의 탈법, 불법은 이제 일상사가 되었다. 그 촘촘한 규제가 있지만 그것을 귀신같이 뚫는 상류층의 모습을 보면, 나는 규제가 더 필요하다고 생각을 한다. 지금의 박근혜식 규제개혁은 200% 실패할 것이다. 그럴 수 밖에 없다.  왜냐하면 감사원 개혁없이는 어떤 규제개혁도 실패할 것이다. 그리고 상위 공직자들에 대한 무자비한 처벌이 이루어지지 않는 한 국민들이 이런 노력을 콧방귀만 뀔 것이다.  그러면 해결책이 없는가 ?   여기에 있다.

 

1. 감사원을 감사해야 한다. 감사원의 피감기관에서 인력을 뽑아서 일년에 한번 정도 감사원을 감사해서 균형을 맞추어야 한다. 이래야만 상호성의 원리에 의해서 균형을 잡을 수 있다. (이전 이문옥 감사관 사건 생각하면 이해를 하실 것이다. 이렇게 정치적인 기관이 무슨 공정한 일을 할까.  김황식의 4대강 감사를 상기해보자.) 감사원이야말로 한국 공무원 범죄, 만악의 근원이다. 아는 형님한분이 감사원에 뭔가를 신고 했는데, 그 당사자가 감사원 직원을 대동하고 내려와서 신고자를 달래려고 내려왔다고 하면 말 다하지 않을까 싶다.)

 

2. 공무원에게 자율권을 주된, 악의적인 경우가 발견되면 매우 무거운 형벌을 내려야 한다. 
   물론 자율권을 악용하는 인간도 있겠지만 그것이 주는 전체적인 이득과 비교해서
   이쪽이 크다면 작은 그물로 모든 피라미를 잡겠다는 식의 지금과 같은 성과/비용을 무시한 식의 규제는   중지되어야 한다.

      

3. 신용사회, 신뢰사회에 반하는 각종 경제사법등과 같은 범죄행위에 대해서는 엄벌을 내려야 한다.

    

4. 지금의 시스템에 박근혜 식 강제규제혁파는 매우 위험하다. 이것은 생태계를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파괴할 수 있다. 규제와 제도는 매우 민감한 생태계를
   유지하고 있다. 어떤 하나의 규제만 없으면 모든 것에 제대로 돌아갈 것 같지만
   그게 아니라. 치명적인 부작용이 작은 규제의 소멸로 발생할 수 있다.

 

5. 업자들 모아놓고, 규제개혁 떠들지 말고 일선창구 공무원들을 모아 놓고 이야기해봐야
   정답이 나온다. 정말 계급장 떼고 다이 다이로 그들과 이야기를 하면 단번에 답 나온다.
    물론 박근혜는 이것을 할 수 없을 것이다. 앞에서 말했지만 자기의 노력으로 삶을
    영위한 경험이 없기 때문이다. 전혀....  (업자들 이야기는 25% 정도만 믿으면 된다.  일단 업자들은 공동체 의식이 매우 옅기 때문에 그들의 주장을 그대로 믿으면 곤란하다. 돈을 벌기 위해서 공공재에 대한 개념은 거의 전무하다. )

 가장 중요한 고리를 혁파하지 않고, 주변부만 두들겨본들 아무런 소용없다. 그게 국민들에게 폼이 낳지는 모르지만.
그 규제의 하이라이트가 공기업에 낙하산 사장 날려보는 것인데, 친박의 최근 행보를 함 보라고... 박대통령은 입이
100개가 있어도 말을 해서는 안된다. MB에 이어 유체이탈 시즌2를 다시 봐야하는 내 심정이 참 슬프다. 아직 4년이 남았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