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행동 : 지역차별 문제의 해결 방안을 찾는 공청회를 했으면 합니다. 민주당이 도와주셔서 국회에서 열었으면 하는데요.
 
민주당 관계자 : 그 공청회에서 그러니까 어떤 걸 논의할 겁니까?
 
시민행동 : 갈수록 심각해지는 인종주의적 지역차별 및 혐오 발언에 대해서 최소한의 법적인 제재 장치가 필요하지 않을까요? 그런 문제 포함해서 이 문제를 다각도로 논의할 수 있다고 봅니다.
 
민주당 관계자 : 그런 것은 못합니다. 우선 지방선거 때문에 물리적으로 불가능하구요, 지방선거 끝나도 그런 주제로는 공청회 못합니다.
 
시민행동 : 이유가 뭔가요? 성소수자나 다문화가정조차도 일종의 담론권을 갖고 활발하게 문제 해결을 위한 토론이 이루어지는데 호남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그냥 토론조차도 못한다는 겁니까?

 

민주당 관계자 : 성소수자나 다문화 가정은 그럴 수 있죠. 하지만 민주당은 그렇게 하면 안됩니다. 호남 문제에 관한 한 민주당이 당사자이니까요. 당사자가 자신의 문제를 거론하는 것은 모양이 안 좋죠.
 
시민행동 : 아니, 정치세력이 존재하는 이유가 뭡니까? 지지자들의 권익을 위해 행동하는 것 아닙니까?
 
민주당 관계자 : 그렇긴 하죠. 하지만 이 문제는 안 되요. 가령 민주당이 영남지역 발전을 위한 특별법 같은 걸 발의하는 것은 좋죠. 모양이 좋아요. 하지만 호남은 안되요.
 
시민행동 : 그건 말이 안 되는...
 
민주당 관계자 : 지금 이 자리가 논쟁하는 자리는 아니잖습니까? 그러니 그런 문제에 관심 가진 다른 국회의원들께 알아보세요. 아, 저도 부모님은 호남 분이십니다.
 
시민행동 : 아니 영남 이익은 새누리당이 챙겨주는데, 민주당까지 영남 이익을 챙겨주면 호남은 누가 챙겨줍니까?
 
민주당 관계자 : 이런 문제는 지역 문제가 아닌 계급 문제로 풀어야죠. 영남의 자영업자와 호남 지역의 자영업자가 어렵기는 다 마찬가지입니다. 그리고, 1인당 GDP가 가장 낮은 지역이 어디인지 아세요? 대구에요, 대구. 그 지역이 전국에서 가장 못산다구요.
 
시민행동 : 그 얘기 이미 논리적으로 박살이 난 지 오래입니다. 먹고살 게 없으면 다른 지역으로 인구 유출이 이루어지는 것이고, 남은 사람들의 1인당 GDP는 전국 평균에 수렴하기 마련인데, 호남의 인구 증감 추이를 봐야 하구요...
 
민주당 관계자 : 지금 이 자리가 토론할 자리는 아니라고 말씀드렸잖아요. 아, 의원회관이 출입문이 두 개가 있는데 나가시는데 헷갈리시지 말구요, 엘리베이터는 이쪽에서...
 
시민행동 : 좀 도와주십시오. 이 문제는 너무 심각합니다.
 
민주당 관계자 : 자꾸 그러시지 말구요... 자 그럼 이만.
 
위의 대화는 가상이 아니고 불과 며칠 전 대한민국 국회 의원회관에서 실제로 주고받았던 것입니다. 민주당 중견 국회의원의 꽤 잘 알려진 보좌관과 제가 주고받은 대화를 최대한 현실에 가깝게 재현한 것입니다. 몇 가지 표현의 사소한 차이는 있을지 몰라도 저 대화 전반의 논지는 전혀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민주당 의원들과 당 관계자들에게 한마디 하고 싶습니다.

 

새 정치고 헌 정치고 떠나서 정치의 기본부터 다시 공부하십시오. 정치의 기본은 위에서도 말한 것처럼 자신의 지지자들을 위해서 노력한다는 것입니다. 당신들의 뱃지, 당신들이 받는 세비, 당신들의 공무원 월급... 모두 호남의 핏값이 없으면 거의 불가능할 겁니다. 그렇게 영남의 이익을 챙기고 싶으면 민주당 떠나서 새누리당으로 가서 출마하세요. 거기 가면 누가 공천 줄 일도 없고 보좌관으로 일할 기회도 없으니 만만한 호남 등쳐먹고 사는 겁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