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제 제안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일반능력시험과 성취도 시험을 합산해 학생을 선발하는 것입니다.

1.일반능력시험(general intelligence test) 300점

2.지식 성취도 시험(achievement test)  700점


우리나라 수능의 시초는 미국의 sat를 본떠 만들어진 시험입니다. 원래 학력고사 시험이 지나치게 암기능력만을 테스트하므로 현대사회에 필요한 능력을 제대로 함양하지 못하고 있다고 판단한 교육 당국이 새로운 테스트를 모색하던 과정에서 ‘대학에서 공부할 수 있는 능력’을 테스트하는 미국의 sat를 모델로 삼아 한국의 대학수학능력시험이 탄생하게 되었습니다.


미국의 sat는 원래 인간의 능력을 객관적으로 측정해 보자는 의도에서 만들어졌습니다. 미국의 sat는 지능검사와 비슷한 구조로 되어있는데 수학은 우리나라 중3이나 고1정도 범위에서 문제가 출제된다고 합니다. sat의 구성을 살펴보면


언어영역(verbal)

1.단어 유추(analogies): 어휘력 테스트 및 단어 사이의 관계를 파악하는 능력을 측정하는 시험. 이 유형의 문제는 샘플로 제시되는 두 개 단어의 관계를 파악해서 다른 종류의 단어들끼리 관련 있는 것을 찾아내야 합니다.


2.문장 완성(sentence completions): 문장의 일부를 비워 놓고 빈칸에 들어갈 말로 알맞은 말을 찾아내는 유형입니다.


3.독해(critical reading): 긴 글을 제시한 뒤 글에 대한 이해도를 측정하는 문항을 출제한다.

수리영역(math) 기하 산수 대수 세 가지 내용으로 출제됩니다. 형식을 살펴보면

1.오지선다형

2.정량비교      

3.단답 기입식


 *최근 개정판에서는 단어 유추 시험이 사라졌다고 합니다.


우리나라 수능과 미국sat의 차이를 살펴보자면 우리나라 수능은 고등학교 심화과정에서 주로 출제를 하고 미국의 sat는 중학교 과정 또는 고등학교 기본과정에서 출제를 한다는 점이 중요한 차이점입니다. 또 다른점은 미국의 sat시험은 우리나라처럼 ‘입시(명문대 입학)를 위한 교육’에 목적을 두고 만들어진 시험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즉, 말 그대로 형편이 어렵거나 다른 기타 이유 때문에 공부를 제대로 못했지만 잠재능력을 있는 사람들은 선발하기 위한 한 가지 수단일 뿐이라는 것입니다.



한 가지 결정적인 문제점은 우리나라 수능이 학교 교육과정에서 출제되기 때문에 학교 수업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면서 동시에 학교에서 잘 배우지 않는 것들이 시험에 등장한다는 것입니다. 이런 악랄한 방식 때문에 학생들은 학교를 신뢰하지 못하고 학원이나 다른 사교육에 의존하게 될 가능성이 농후합니다. 그에 따라 공교육에 대한 신뢰는 바닥을 치고 있습니다.


예시문항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example1.gif



위 문항은 2010년 6월 모의평가에 출제되었던 문항입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절대값 함수의 그래프 개형에 대한 철저한 이해와 함수의 미분가능성에 대한 직관적인 이해가 필요합니다.


문제는 이러한 문항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교과서만 가지고는 어림도 없다는 이야기입니다. 절대값 그래프 개형 유추를 통한 문제해결은 교과서에 맛보기로 슬쩍 넘어가는 부분인데 그런 문제를 시험에 내는 것을 본다면 과연 수능이 순전히 교육과정만 충실히 이해하면 풀수 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제가 다니고 있는 학교는 아예 모의고사 성적이 좋은 애들에게 따로 학원 강사를 초청해서 수업을 듣게 하더군요. 학교 자체에서 수능을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커리큘럼이 없다는 뜻이지요.


적어도 학력고사 시대에는 문제가 너무 지엽적인지 모르겠지만 교육과정에서 문제가 출제되었습니다. 언어영역의 경우 현재처럼 교과과정 이외에서 문제가 출제되는 것이 아니라 교과서의 지문을 바탕으로 출제를 했기 때문에 그나마 사고력이 떨어지는 사람들이 따라잡기 편했습니다.


혹자는 과거 학력고사와 달리 현재는 모든 정보가 넘실대고 있는 정보화 시대이기 때문에 많이 아는 지식을 테스트하는 학력고사보다 사고력을 측정하는 수능이 훨씬 좋은 시험이라고 주장할 수도 있겠습니다만 그런 논리로 따진다면 제가 주장했던 대로 일반능력검사를 도입하지 못할 이유가 전혀 없지 않을까요? 오히려 수능은 유형연습으로 인한 점수 상승이 어느 정도 가능해서 평가한 학생의 사고력이 좀더 과대평가 되어질 가능성이 있지만 지능검사는 그럴 위험이 별로 없기 때문에 훨씬 더 좋은 평가 수단으로 보입니다.


만약 능력검사와 성취도 검사점수를 합한 지표로 학생을 선발한다면 현재 같이 수능을 실시하는 제도에 비해 적어도 다음과 같은 장점이 생겨날 수 있습니다.


1.학생의 다양성이 좀더 넓어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현재처럼 머리 좋고 지식도 쌓은 사람만 자신이 원하는 과에 가는 것이 아니라 성실한 사람, 그리고 두뇌가 뛰어난 사람이 지금보다 좀더 폭넓게 분포하게 될 것입니다.


2. 더 이상 학생들이 예전 수능이 나오던 시절처럼 학교교육과정과 수능사이의 괴리에 대해 염려할 필요가 없습니다. 학교는 더 이상 수능에 얽매이지 않고 자기 교육과정에 충실하면 됩니다. 성취도 시험은 학교 교육과정에서 모두 출제가 되니까요. 또한 레이븐의 도형추론 같은 문항에는 교과 외적지식이 전혀 필요가 없으며 그걸 학교에서 가르쳐 주지 않는다고 해서 걱정할 필요도 없습니다.


3. 실제로 능력검사의 점수는 그 사람의 직무수행이나 학업성취를 가장 성공적으로 예언하는 요소 중 하나입니다. 산업심리학자들에 의하면 지능과 직무수행과의 관계는 일반적으로 0.5정도이며 단일요인으로는 가장 큰 변량을 설명합니다.


제가 제안한 방안의 가장 큰 문제점은 자금 문제인데 매년 새로 전문 지능검사를 개발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돈이 필요합니다. 그것도 제가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연3회 정도 실시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돈을 요구하기 때문에...


비용문제만 해결한다면 제 방안이 꽤 타당성 있는 제안이라고 봅니다.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점이 있다면 과감히 지적해 주십시오.


ps://
1. 저는 수시는 그대로 유지하고 정시에서 그러한 제도를 실시하자는 것입니다.

2. 수능을 쉽게 낸다고 해도 현재와 같이 사고력+지식이 결합된 악랄한 문항이 출제가 안 될 리가 없습니다. 또한 그렇게 쉽게 낸다면 변별력 논란 또한 심해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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