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뉴스를 보니 한국 공권력에 도전한 중국 불법조업 어선 선원들이 풀려나 중국으로 당당히 개선한 모양이다. 중국 공관원들의 인도(안내)로 중국행을 했다고 하고 이 사태를 두고 저자세 외교 논란이 뉴스가 된 상황으로 보건데 분명 개선의 모양새인 것은 맞는듯 하다. 그 선원이 이긴게 아니라 중국이란 나라가 이긴 것이지만 좌우간 그렇다 해서 뭔 상관이랴.


지난 천안함의 사건부터 연평도 포격까지 한반도엔 현 동북아 각국의 외교 국면을 극명하게 보여 줄 수밖에 없는 사건들이 연이어 일어났다. 동북아의 지정학적 위치와 그로 인해 벌어지는 각국의 영향력의 진검승부가 올 한해 한반도에서 벌어진 일련의 사건을 두고 일어났다는 이야기다. 


이 일련의 사태에서 특히 주목하고 싶은 것은 중국의 강세와 일본의 급격한 퇴조다. 중국은 현재 동북아 정세에서 지난 냉전시대의 북중러와 한미일 대결구도의 모양새를 거의 복원시켰다. 구 소련 붕괴이후 러시아는 미국과 각을 세울수 있는 입장이 못되었고 그로인해 동북아에서 불량국가 북한의 뒷배를 봐주는 나라는 오로지 중국뿐이었다. 그런데 올해 러시아가 다시 그 길에 동참한 것이다. 냉전이 끝난지 이미 오래인데 왜 이런 구도가 동북아에서 전개되고 있는가 세심한 분석이 필요한 시점으로 보인다.  


그런 정밀한 분석이야 관련 학자의 몫이고.... 일단 내가 통박으로 때려보건데 그 원인은 중국 그 자체로 보인다. 미국의 헤게모니의 약화와 중국의 부상. 이게 동북아에서 신 냉전 질서가 다시 도래한듯 보이게 하는 이유란 거다.현재 세계질서는 재편중이다. 구 소련 몰락후 미국의 일극체제가 당분간 세계를 지배할듯 보였지만 의외로 미국의 우위는 이미 무너지고 있는듯 하다.  그 가장 핵심은 경제력이다. 중국의 경제력과 국가 총생산이 무섭게 미국의 턱밑까지 치고 올라온 것이다. 연평균 7-10%의 성장이란 무섭다. 이런 속도라면, 그리고 엄청난 군사력 유지에 허덕이는 미국의 침체와 맞물려  추정해보자면  향후 10년내 중국의 총생산이 미국과 동등해지리라고 본다. 중국은 미국만큼 비효율적 군사력에 경제가 발목 잡혀있지 않다. 


일본이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군사대국화 속도를 높이는 이유는 일본에게는 둘중의 하나의 카드를 선택해야 하기때문이다. 미국 아니면 중국. 또 러시아가 지난 공산주의 시절의 껄끄러운 관계를 잊고서 중국과 다시 가까워 지는 이유는 신 냉전이라는 목표를 위해서가 아니라 중국의 경제력 때문일게다. 이런 이유로 러시아는 북한과 중국에 유화제스쳐를 보이는 것이고  이런 탓에 다시 동북아에 신냉전체제와 군비경쟁이 벌어지는듯 보이는 게 아닐까 싶다.


중국 매체가 이명박을 올해의 가장 위험한 인물로 꼽은 것과 금번 어선 사태에서의 중국의 태도는 그냥 허투루 보아 넘길 사안이 아니다. 중국에게 북한은 한국 보다 훨씬 중요하다. 중국의 세계관점에서 그렇다. 북한이 붕괴하고 그 땅에 친미정권이 들어서는 것은 불량국가 북한이 그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보다 중국에게 훨씬 더 위험한 사태다. 그래서 미국과 북한의 관계에서 중국은 파국이 일어나지 않는한 북한 편일수밖에 없다.중국에게 잠재적 주적이 미국이기에 그렇다.


그리고 이런 사태는 중국이 세계 패권을 조금씩 강화해나가면 나갈수록 더 강화된다. 북한이 향후 10년내 체제가 엎어질 정도로 파국이 일어나지 않는 한 실상 남한이 북한을 흡수통일할  기회는 아예 없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이 여전히 뒷배를 보아주고 북한이 중국식 경제개방을 취하는 길로 들어갈듯 보이기 때문이다. 현재 북한이 중국식 경제를 추구하지 못하는 이유는 미국의 봉쇄때문이다. 향후 이 미국의 봉쇄가 무력화 되는 순간이 팍스 시니카가 목전에 드러나는 순간이 될듯 하다.   


중국에게 북한이나 남한은 거기서 거기다. 단지 그에 따라 패권국 미국과 중국과의 역학관계가 어찌되느냐의 차이일뿐. 그런 맥락에서 올해 남한의 외교는 철저한 실패로 기록될듯 하다. 현재 세계 역학구도의 진행방향과는 반대방향으로 외교가 추진되었기 때문이다. 동아시아에서 쇠퇴하는 미국에게 우리는 철저히 의존했고 일시적으로 미국의 영향력을 다시 강화해주는 쪽으로 움직였다. 일본의 퇴조와  급격한 힘의 상실에 비교해 보아도 우리 남한의 외교는 반동에 가깝다.한마디로 사라져가는 거인의 그림자에 기대 목소리만 고래 고래 높인격이라 할까. 


실상 중국이 우리에게 기대하는 것은 탈미다. 그리고 그런 상태라면 북한이 주도적으로 통일하든 남한이 주도적으로 통일하든 그다지 중국은 관여하지 않을게다. 그들이 극도로 싫어하는 것은 미국이나 일본의 힘을 업은 남한이 주도적으로 북한을 흡수하는 사태다.일차적으로  남한을 싫어하는게 아니라 그 뒤의 미국과 일본을 더 싫어하는 거란 이야기다.  


이런 이야기를 늘어놓으면 나보고 사대주의 하자는 거냐며 광분할 사람이 있을게다. 허나 미국에 의존하면 탈 사대주의고 중국쪽에 경도되면 사대주의일까? 중국과 베트남, 중국과 한국은 애증의 관계다.그리고 수천년동안 또 중심에 완전히 동화되지 않고 자기 정체성을 유지한 관계다.팍스 시니카시대를 거스를 수 없다면  우리에겐 그런 생각이 다시 필요하다고 본다. 부인할 수도 없고 동화되기도 싫은 그런 존재, 현재의 미국 뒷마당에 있는 쿠바나 도미니카 푸에르토리코 같은 입장이 되지 않으려면 우리에게 필요한게 무엇일까? 현재 한국과 미국의 관계에서 일정부분 그 답을 찾을 일이다.     


인류역사상 주위의 다른 국가보다 월등항 힘을 가진 국가가 그 힘을 주위에 투사하지 않은 적은 없었다. 센가꾸 열도 문제등 요즈음 중국의 부상은 그 투사를 보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