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은 시스템의 함정.


번역물이 대부분 미국 제약 기업의 문건들인데 일 처리하는 모습을 보자니 허점들이 조금 눈에 들어온다. 개인의 창의성보다는 기성 시스템과 규칙에 맞추려는 모습들. 그리고 강조하는 것은 효율. 내가 보기에는 공정 자체는 촘촘하지만 결과물로 보자면 좀 날림 번역이다. 프로세스에 맞추어 책임을 회피한다고나 할까. 발주 시스템도 그렇고. 


그런데 그럭저럭 시스템 자체가 어느 정도 짜임새가 있다보니 개인의 능력이 크게 반영되지 않고 어느 정도 적상성은 갖춘 결과물이 나온다고나 할까. 어느 정도 경력과 안목을 갖춘 번역사라면 무난히 돈을 벌만한 시스템. 내가 보기에 우리나라 고만고만한? 번역사라면 저쪽 사람들보다야 배경지식이나 실력 면에서 나아보인다. 그쪽 사람들은 뭐랄까 익숙한 안방 플랫폼에 안착하고 있는 것이지 우리나라 회사원들에 비해 성의 같은 암묵적 자질 면에서는 좀 아니다 싶기도 하고. 하긴 그쪽은 실력 좀 되는 이들이 번역 쪽에 많이 포진하고 있는 것 같지는 않다. 아무래도 보수 문제 때문에. 여튼 그쪽은 시스템이 대세다.


자원이 워낙 많다보니 그런가 싶기도 하지만 그런 시스템이 부러운 것은 또 부럽다. 우리나라 평범한 대학 출신이라면 그쪽 직장에서 먹고 사는 거 자체가 지장이 없는 게 아닐까 싶은 생각도 들고. 그나저나 그쪽 사람들 보니 금요일 5시 퇴근이며 업무 시간외 추가 수당 등등은 칼이다.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었냐 하면 돈을 꽤 번다는 것과 실력은 어느 정도 비례관계에 있지 절대적인 게 아니라는 점. 

그니까 하고 싶어서 하는 번역이 아니란 소리다.


그런데 미국과 유럽도 연 8-10만 달러면 고소득자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