묘한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군요. 차기 대권 주자로 부동의 1위인 박근혜를 제외하고 다음 주자가 바로 반기문입니다.
http://news.kukinews.com/article/view.asp?page=1&gCode=kmi&arcid=0004418491&cp=nv

반기문은 한번도 정치 참여를 선언한 적이 없습니다. 한마디로 정치인으로선 투명인간인데 그냥 10프로 먹었습니다.
이게 뭘 뜻할까요? 언제나 있었던 - 고건, 박찬종 등등- 제 3의 인물에 대한 일시적 선호일까요?

일단 그렇게 보입니다. 그런데 그 점에서 주목할 부분이 있습니다. 이제 제 3의 신선한 인물군에서 유시민이 탈락했다는 점입니다. 물론 이는 유시민에게 꼭 나쁜 것만은 아닙니다. 오히려 기존 주자로 일정한 기득권을 갖게 되었다는 뜻일 수도 있지요.

그런데 제가 주목하는 건 과거와 다른 대권 주자들의 행보입니다.

먼저 박근혜. 철저한 신비주의 전략입니다. 아니나 다를까 오늘 박지원이 한마디 했네요.
http://www.newsway.kr/news/articleView.html?idxno=98174

사실 박근혜의 전략은 과거 사례를 심사숙고 한 끝에 나온 일관된 전략으로 보입니다. 정권에서 2인자로 부각됐다 실패한 이인제, 정동영의 전철을 밟지 않겠다는 거지요. 그는 숨어있다 튀어나온 노무현이 부러울 지 모르겠습니다. 더구나 정치적 성과야 과거 야당 지도자로 거뒀던게 있으니 구태여 상처를 감수할 필요도 없겠지요.

그러나....말입니다.

대중은 영악합니다. 이 점을 명심하지 못하면 실패하죠. 제가 흔히 쓰는 표현처럼 대중은 물에서 건져놓으면 보따리 내놓으라는 존잽니다. 야당 지도자로 잘 이끈건 잘 이끈거고 그래서 앞으로 뭘 내놓을 건데라고 따지는게 대중입니다.

즉, 미래 지향적인 뭔가가 있어야 대권을 잡습니다. 그리고 그랬기에 디제이, 노무현, 이명박은 성공했고 이회창, 이인제, 바로 박근혜 자신이 실패한 겁니다.

박근혜에게 미래지향적인게 뭐 있을까요?

박근혜야 배부른 처지니 그렇다 치고...

문제는 야당입니다. 손학규, 유시민 모두 존재감을 잃고 있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야당에서 가장 돋보이는 존재는 단연 박지원입니다.

이 현상도 일장 일단이 있습니다. 손학규, 유시민 모두 괜히 손에 흙묻혔다가 이미지 손상하기 싫겠지요. 그런데 제가 우려스러운 것은,

지금 모든 공격이 이명박에게 맞춰지고 있다는 겁니다. 당연하지만 더이상은 곤란한 전술입니다. 왜냐면 다음 대선 상대는 이명박이 아니거든요.디제이만 열라 공격했다 뒤통수 맞은 이회창 꼴 날 수 있습니다.

즉, 슬슬 야권의 포커스는 이제 박근혜에게 맞춰져야 합니다. 그래서 일단 끌어내리고 혼란을 유도해야지요. 개인적으론 박근혜를 상대로 승산이 가장 높다고 봅니다만 지금처럼 대권 주자 사이에 묘한 공존 분위기가 유지 되는 건 곤란합니다. 지금 분위기는 마치 2차 대전 당시 독일이 폴란드를 침략하자마자 선전포고 했건만 독일이 폴란드를 합병한 이후 본격적으로 총구를 돌리기까지 독일과 영불 사이에 미묘하게 지속됐던 평화를 떠올리게 합니다. 영불은 마지노선을 믿고 있었지만 어찌 됐죠?

박근혜도 마지노선이 있고 손학규, 유시민 모두 마지노선이....있을까요?

박근혜는 마지노선이 있죠. 그러나 손학규, 유시민이 있는지는.....회의적입니다. 당장 반기문이 부각되는 거 보세요.

그렇다면? 마지노선이 없는 진영은 공격적으로 나와야 합니다. 이명박은 물론이거니와 박근혜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런데...둘 모두 그 점에서 존재감이 없어도 너무 없군요.

손학규는 연평도 때가 기회였습니다. 햇볕정책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보여 일시적으로 역풍을 각오하더라도 대북 정책에 관한한 대권 주자 중에서 가장 전향적인 모습을 각인시켰어야죠. 당장 여기저기서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http://www.frontiertimes.co.kr/news_view.html?s=FR01&no=61875&s_id=12&ss_id=0

사실 손학규의 햇볕정책에 대한 입장 표명은, 그 자체로 봐선 할 수 있는 이야깁니다. 단, 정치인 손학규가 아닌 교수나 일반인 손학규에 해당하죠. 정치인은 해설가가 아니라 '리더'입니다. 특히 대권을 노리는 정치인이라면 자신이 '리더'임을 증명해야 합니다. 그런데 많은 사람의 평처럼 '참 좋은'정치인이지만 '교수'에 가깝다는 이미지를 더이상 갖고 가선 곤란합니다.

그 다음 유시민. 유시민은 계속 좁은 시야에 머물러 있네요. 왜 유시민의 눈은 민주당을 못벗어나는 걸까요? 전 그가 민주당이나 진보, 시민단체에 퍼부운 극언은 많이 압니다만 박근혜에 대해선 그렇게 각을 세웟다는 증거를 보지 못했습니다. 참여정부 때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습니다. 그는 야권 단일화 베팅에 목 걸고 있다는 티가 너무 납니다. 이래선 국가 전체를 이끌 수 있는 리더로 부각되기 어렵습니다. 기껏해야 민주당 개혁용으로 쓰이고 버림받기 십상일 겁니다. 지난 지자체 선거의 결과를 그는 너무 안이하게 보는 모양이군요. 호남 유권자 비위 좀 맞춰준 뒤(그래서 민주당 비판 톤을 낮추고) 단일화 베팅 한방이면 된다. (그래서 허구헌날 단일화만 강변) 그럴까요?엠앤에이로 화려하게 부상한 기업의 말로는 대부분 퇴출입니다.

결국, 제가 손학규와 유시민에게 하고 싶은 말은 이겁니다.

"박지원을 넘어서라. 박근혜를 링 위로 끌어 올려라. 시험 상대를 피하다간 시험 자체를 치르지 못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