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사 논문 심사를 받고 있는데,,, 통과 못하고 다시 써서 보완하라는 결정을 받았습니다.  이번 학기 다끝나가는 시점에서 암담합니다.  사실 논문 심사를 받는 건 처음입니다.  학부 때는 법학을 전공했는데 9학기중 한학기만 수업나가고 모두 땡땡이 쳤습니다. 80년대 학번이라 수업은 안들어가고 데모하고 서클활동하고 그랬죠.  논문은 그냥 여러 논문을 짜깁기 하는 수준이었고 그냥 형식적으로 심사해서 통과시키더군요.


제 논문은 언론학 논문인데,  연구방법은 질적연구방법 중 법학적연구방법을 썼습니다. 요약하자면 실정법을 해석해서 그것이 현실 관계를 제대로 규율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개정되거나 폐지되어야한다는 결론을 내서 주장하는 내용입니다. 


그런데 제가 쓰려는 주제가 귀납적으로 서술할만큼 충분한 사실관계가 없습니다.  그리고  결론으로 내려고 하는 게 "법이 개정되거나 폐지되어야 한다" 인데...  그런 결론을 내려면 대전제인 법원칙, 이념은 이렇고  현실관계는 이러한데 현재의 법은 그 현실관계를 반영 못한다.   결론은 이렇게 개정되어야 한다는 식이니 연역적방법이 더 적합합니다.


법학적연구방법이 가뜩이나 다른 학문의 연구방법보다 관념적이고 주관적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아는데 법학적연구방법 가운데 연역적 연구방법은 더더욱 심하죠. 연역적인 법학적 연구방법은 데이터의 내적 타당성 보다는 법해석 및 사실관계의 해석과 쟁점의 정리, 결론에 이르기까지의 논리적합성, 논증의 엄밀성, 독창적인 사고가 중요합니다.  


그런데 교수님 왈 대뜸,  "객관적인 데이터가 없고 학생의 개인적인 경험담과 개인적인 주장만으로 이루어졌다. 데이터를 보강하라"고 하시더군요.  그런데 제가 일기로는 연구자의 개인적인 경험 관찰 내용도 그것이 현재 존재한다면 충분히 논증 자료로 될 수 있다고 알고 있거든요.  솔직히 "교수님이 법학에 대해서 잘 모르시는 게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국 저작권법에 저작물위탁사업법 규정이 있는데,  포괄적 대리 관계로 저작물을 위탁관리하려면 신탁법상의 신탁관계를 설정하고 정부의 허가를 반드시 받아야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변호사 한 분이 이런 위탁사업법규정은 세계에 유례가 없고 오직 우리 나라에만 있다고 하더군요.) 우리 나라에 실제로는 허가 없이 그런 사업하는 경우가 무수히 많습니다) 또 허가를 받지 않고 사업을 하면 형사처벌까지 받도록 돼 있습니다. 허가를 해주는 관계 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는 "1저작물분야 1권리단체의 원칙"이라고 해서 그 위탁 사업을 단 한 곳에만, 비영리 기관에만 허가를 내줍니다.  특허처럼 운용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2005년에 언론사들이 포털의 디지털 뉴스 유통 지배에 대항하려고 언론사들끼리 단합해서 DB를 쌓아서 그것을 언론사들이 구성한 단체에서 관리하고 판매하고 광고를유치하려고 시도했는데 문화관광부는 "그것은 디지털뉴스저작물의 위탁에 해당하며 포괄적대리이기 때문에 허가를 받아야한다. 그런데 우리는 언론사들에게 그것을 허가해줄 수 없다. 허가 없이 사업하면 형사처벌된다"고 해서 언론사들이 낭패를 겪었습니다.


문화관광부는 현재 어문저작물에 대한 위탁사업은 복사전송권관리센터만 허가를 해주고 있기 대문에 언론사들의 그 사업권을 복사전송권관리센터에 넘기라고 하더군요. 넘길 때는 신탁법상의 신탁계약을 해야 합니다.  디지털뉴스에 대한 모든 권리를 복사전송권관리센터에 넘겨줘야한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언론사가 디지털 뉴스를 쓰려면 복사전송권관리센터에 허가를 받아서 써야합니다. 언론사들은 당연히 모두 반대하죠.


세상에 어느 언론사가 자기가 만든 뉴스에 대한 사업 권한을 모두 다른 비영리 기관에 넘기려고 하겠습니까?  게다가 그 복사전송권관리센터라는 비영리단체가 언론사들처럼 수백명이나 되는  마케팅조직을 가진 것도 아니고 뉴스를 가지고 하는 사업에 대해서 노하우도 전혀 없는데  복사전송권관리센터에게 영리사업을 맡겨서 뭐가 되겠습니까?  언론사들이 고민하다가 '한국언론재단'을 내세워서 디지털뉴스 위탁사업을 맡기겠다고 했습니다.


뉴스 저작물은 단순한 어문저작물이 아니므로  복사전송권관리센터가 아닌 다른 기관도 허가를 받을 수 있다는 논리로 한국언론재단을 내세워서 문광부로부터 겨우 허가를 받아냈는데... 언론사들 다 떨어져 나갔습니다.  특히 돈 많은 메이저언론사들은 예외 없이 떨어져 나가고 독자적으로 DB를 구축해서 디지털뉴스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저는 이런 정부규제가 부당하다고 생각해서 저작권법의 포괄적대리규정 및 신탁 허가조항을 폐지하고 당연히 문화관광부의 1저작물 1권리단체의 원칙에 의한 허가제도도 폐지하자는 내용으로 논문을 구성했는데... 이 때... 독일 및 일본의 입법례처럼 별도의 저작물위탁관리사업법 등을 신설해서 거기서 정부규제를 완화하고 1저작물1권리단체원칙을 폐지하자는 대안이 있고  영미법계처럼 관련 법규 아예 없이 시장경제와 당사자의 계약의 자유로 맡기는 대안이 있습니다. 그 중에 저는 후자쪽이 바람직하다는 결론을 냈죠.


제가 이 논문을 2007년부터 준비했었는데...(실연으로 인한 충격 때문에 그동안 논문을 못썼습니다) 참조할만한 연구사례가 전혀 없어서 난감했습니다. 그러다가 작년에 비로소  저작권법상 저작물위탁사업법 규정 폐지 및  저작물위탁사업법안 제정에 관한 여야의원 입법토론회가 있었습니다.  거기서는 독일 및 일본의 입법례가 바람직하다는 내용으로 토론이 진행됐습니다. 그 토론회도 제가 보기엔 저작물과 저작권주체의 다양성을 반영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많이 부실하게 보입니다다.


저작물위탁관리사업법도 역시 일률적으로 규제하는 내용인데,,,  일반적인 저작물과는 달리 뉴스저작물은 특수한 부분이 많아서 일률적으로 관리를 못하니까 저는 영미법계처럼 그냥 저작권법 해당 조문만 삭제하고 별도의 법제정없이 당사자의 계약의 자유로 맡기자는 결론을 냈습니다.  당연히 뉴스저작물 저작권자의 다양한 처지 및 당사자의 계약의 자유로 맡겨도 잘 돌아가고 있는 여러 사례도 내세우고, 논리적으로 그렇게 될 수 밖에 없는 논증을 헌법상의 법률유보원칙을 가지고 구성했죠.


교수님은 그 생각과 주장이 전부 학생의 경험담에서 나온 거라서 신뢰도가 없다고 하더군요.  그리고 결정적으로 문제를 삼으신 게 영미법계, 그러니까 미국이 저작물위탁에 관해 국가가 허가를 해야만 사업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법이 존재하고 있을 수도 있다고 하시면서 그것을 찾으라고 하시더군요.  그래서 저는 "없는데요"라고 했습니다.  계속 그래도 찾아보라고 하시더군요.  제가 저작물위원회나 다른 교수님들의 최근 논문과 보고서에서 "미국에는 그런 규정, 제도가 없다"는 것을 읽고 그것을 인용했는데 그것만으로 충분한 거 아닙니까?" 했더니


교수님께서 "그럼 그 글만 믿고 찾아보지도 않는다는 것이냐?"라면서 "법이 있을 수도 있으니 미국에 그런 법조항이 없다는 것을 증명을 해야된다"면서 그 부분이 결론인데 소홀히 할 수 없다면서 그에 관한 데이터를 찾아서 다시 써오라고 하시더군요. 


완전 돌아버리겠습니다. 영미법계는 원래 불문법국가라서 성문법을 원래 안두는 게 원칙입니다. 당연한 이야기인데 왜 저런말씀을 하실까? 법에 대해서 잘 모르시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작권법에 관해서 예외적으로 성문법형식으로 '밀레니엄저작권법'이라는 것을 제정했는데 거기에도 그런 규정은 없거든요. 


도대체 없다는 것을 어떻게 증명합니까?  이건 완전...   경찰이 "너 살인했지?" 라고 물어서 "저는 살인안했는데요?"라고 대답하니까  "니가 살인을 안했다는 증거를 대봐!!!"   이렇게 나오는 것이랑 똑같은 거 아닙니까?


그리고 "관련 연구가 없다"고 해도 "찾아보라"고 하시는데...  '블로터닷넷'같은 메타블로그 운영회사가 블로거로부터 블로그 컨텐츠를 받아서 사이트를 운영할 때의  위탁관계의 법적성격과 정부의 허가제의 타당성 같은 걸 도대체 누가 연구했다는 말입니까?  돌겠습니다.  아마 블로터닷넷도 지금 그 사업이 포괄적 대리관계의 위탁관계이기 때문에 국가의 허가를 받아야만 사업할 수 있고 허가 없이 사업하면 형사처벌된다고 하면 금시초문일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