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타파의 최승호PD입니다.

한씨, 그의 이름을 모르기에 우리는 이렇게 그를 부릅니다.

그는 2011년 12월 13일 국정원 중앙합동신문센터에서 죽었습니다. 
국정원은 14일이 지난 12월 27일 그가 목을 매 자살했다고 발표했습니다. 
국정원은 그가 독방에서 조사를 받다가 간첩이라고 자백한 뒤 샤워실에서 스스로 목을 맨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뉴스타파는 작년 여름 그에 대해 처음 알게됐습니다. 경찰을 취재해보니 당시 한씨의 독방에 설치돼 있었을 CCTV도 확인하지 않았습니다. 그가 어떤 과정에서 죽음을 맞았는지 전혀 수사하지 않은 채 국정원 말만 듣고 자살로 처리해버린 것입니다.

설사 자살이 맞더라도 이유는 국정원이 설명한 것과 전혀 다를 수 있습니다. 유우성씨의 동생 유가려씨도 자살을 기도한 적이 있습니다. 간첩이어서가 아니라 간첩임을 자백하라는 수사관들의 압박을 못이겨 자살을 기도했습니다.

합동신문센터에서 간첩혐의를 의심받은 사람들 중에는 자살을 생각했거나 실제로 기도한 사람들이 여럿입니다. 따라서 한씨가 어떤 상태에서 죽음을 선택했는지, 아니면 자신이 선택한 죽음이 아닌지는 반드시 밝혀져야 할 문제입니다.

그러나 국정원은 아무런 정보를 내놓지 않습니다.

겨우 올해 신경민의원실을 통해 알아낸 것이 한씨가 시흥시의 무연고묘지에 묻혀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한씨는 거기 공동묘지 한 쪽 무연고묘지들 사이에 묘비도 없이 묻혀 있었습니다. 한 줌 흙무더기로 버려져 있었습니다. 그의 죽음은 그를 알고 있을 그 누구에게도 통보되지 않았습니다. 이름을 밝히는 것조차 거부하는 국정원은 그의 죽음의 사연을 끝까지 알리려하지 않습니다. 

 국정원은 왜 그의 이름조차 밝히지 못하는 걸까요? 국정원은 왜 한국에 있을지도 모르는 그의 가족,친척,친구,지인들에게 그의 죽음을 알리지 않는 걸까요? 왜 국정원은 60년 전 전사한 군인의 유골도 송환하는 시대에 북한에 있을 그의 가족들에게 피붙이의 죽음을 알리지 않는 걸까요? 

이런 식이라면 어떤 죽음인들 은폐하지 못하겠습니까?

국정원 중앙합동신문센터에서 지금까지 12명의 간첩들이 탄생했습니다.
그들 대부분은 증거가 없이 오직 자백만 있는 간첩들입니다.

한국의 관타나모 중앙합동신문센터, 검찰은 바로 이곳을 수사해야 합니다. 
국회는 즉시 인권의 사각지대인 이 무지막지한 시설을 개혁하는 조치에 착수해야 합니다.

우리 모두 마음을 모아 한씨의 죽음을 밝힙시다. 그가 어떻게 죽어갔는지, 왜 그의 죽음의 과정이 숨겨지고, 가족들에게 통보하는 인륜의 가장 기초적인 일조차 무시되었는지, 왜 그를 묘비도 없이 무연고묘지 한 구석 흙무더기로 버려두었는지 밝히지 않으면 대한민국은 문명사회가 아닙니다. 아니 우리는 안전하지 않습니다. 

뉴스타파는 합동신문센터에 대해 계속 보도할 예정입니다. 북한이탈주민 여러분의 많은 제보 바랍니다. 아래는 한씨의 죽음에 대한 뉴스타파 보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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