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에 서초구 방배동에서 치킨배달원을 좀 했더랬습니다.
파트타임 배달원으로 일하면서 좀 본 게 있죠.
원래 영업비밀이라서 아무에게도 말하면 안 되는 거지만,
원가 이야기가 나오면 어쩔 수 없이 말할 수밖에 없죠.

제가 배달할 때 치킨 가격이 대충 13000원~14000원 했습니다.
요즘은 더 올라서 15000원 한다는군요.(확인 안 해 봐서 분명하진 않습니다.)

본사에서 매일 치킨을 30~50마리 들여옵니다.
본사에서 가맹점으로 배달하는 차가 매일 왔습니다.
가격은 대량 3000원에서 플러스 마이너스입니다.
비쌀 때는 3400원 하는 것도 봤고,
쌀 때는 2600원 하는 것도 봤습니다.
지금은 아마 조금 더 올랐지 싶습니다.
제가 일한 지는 몇 년 되었으니까, 이런 상승은 감안하셔야 할 겁니다.

냉장된 닭을 받으면 닭을 조각내고, 뼈를 발라내는 작업을 해야 합니다.
치킨집 사장이 제일 힘들어 하는 것 중의 하나가 바로 이 작업입니다.
어떤 사장은 나무 도마 위에 놓고 칼을 내리쳐서 조각을 냅니다.
어떤 사장은 가위를 잘 갈아서 뼈와 뼈 사이로 나누고, 갈비뼈 같은 부위는 그냥 잘라서 조각을 만듭니다.
50마리를 해체한다고 치면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상상이 되실 겁니다.
10시쯤 출근해서 사장이 하는 일이 바로 이런 일입니다.
기름도 데워 놓고, 청소도 하고, 단무지도 통에 넣고, ....

12시가 넘으면 주문을 받기 시작합니다.
주문을 받으면 아까 만들어 놓은 닭 조각에 튀김옷을 입힙니다.
이게 방식이 여러 가지인데,
밀가루 같은 튀김옷에 닭조각을 묻히면 나중에 두툼한 튀김옷이 만들어집니다.
기름기가 장난이 아니게 되죠. (고객은 기름기가 싫어서 튀김옷을 제거하고 먹기도 하지요.)
하지만 어떻게 하면 튀김옷이 아주 얇게 나오기도 합니다.
이건 영업비밀이니까 가르쳐 드릴 수가 없네요.
튀김옷을 입히지 않으면 닭의 껍질이  타고, 딱딱하게 됩니다.
튀기는 온도도 영업비밀이니까 말씀드리지 않겠습니다.
하지만 튀기는 시간은 적어도 9분은 걸립니다.
안 그러면 다리 부위 같은 경우는 안쪽이 다 익지를 않습니다.
적당히 튀겨지면 닭조각이 둥둥 뜨기 때문에 쉽게 알 수 있습니다.
다 익히기 위해서 다리 부위는 따로 1분이나 2분쯤을 더 튀기게 됩니다.
다 튀긴 닭조각은 뜰채로 건집니다.
이 뜰채는 중국집에서는 면발을 건질 때 쓰고, 치킨집에서는 닭조각을 건질 때 씁니다.
건지고 나면 매우 뜨겁습니다.
후라이드치킨은 집게로 집어서 포장용 종이박스에 넣으면 되고,
양념치킨은 양념장을 부은 후에 뒤섞어서 양념이 잘 발라지도록 해야 합니다.
양념치킨은 호일에 싸서 종이박스에 넣습니다.
콜라와 단무지를 챙기면 배달준비가 완료됩니다.
배달원은 주소와 가격을 확인하고 지도를 봅니다.
그리고 운전시작-배달완료까지 되는 거죠.

튀김 기름은 보통 20마리~26마리 정도 튀깁니다.
그리고는 기름을 다른 기름으로 바꿔 줍니다.
왜 이렇게 하느냐 하면 두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밀가루 튀김옷이 기름 온도에서 타기 때문에 기름이 점점 검게 됩니다.
그러면 치킨의 튀김옷 색깔이 황색에서 점점 더 진해집니다.
그러면 고객들은 오래 된 기름 나쁜 기름을 썼다고 의심하게 됩니다.
다른 한 가지 이유는 트랜스지방 때문입니다.
트랜스지방이 몸에 나쁘다는 얘기를 많이 들으셨을 겁니다.
원래 해표 식용유에는 트랜스지방이 들어있지 않습니다.
동물성기름에 유화제인지 뭔지를 섞어 버터나 마아가린을 만들면 트랜스지방이 생긴다고 하던데요,
기름에 닭을 튀기면 트랜스지방이 조금씩 생긴다고 합니다.
그래서 적게 튀길 수록 트랜스지방이 없는 기름이 된다고 합니다.

치킨집은 대개 1층에 있습니다.
배달위주로 한다고 해도 1층에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월세가 조금 비싼 편이지요.
15평 남짓한 치킨점의 월세가 100만원쯤 합니다.
하루에 30마리에서 50마리(주말) 정도를 판다고 하면, 이 비용이 그대로 치킨 가격에 포함됩니다.
월 1000마리를 판매한다면, 치킨 한 마리당 1000원이 원가에 포함되어야 하는 거죠.

배달원이 배달하면 시급이 최저 5000원입니다. (제가 할 때는 4000원)
길이 안 막히면 3군데, 길이 막히는 보통 때는 2군데를 배달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배달원 시급만 치킨에 반영해도 2000원이 원가에 추가됩니다.

이틀마다 오토바이 기름도 넣어야 할 것이고,
오일교환 등 수시로 부품비가 들어갑니다.
1년마다 오토바이 보험료도 내야 하죠.
이것도 원가에 추가되어야 하는데, 얼마나 추가되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배달원도 사람이니까 점심시간 저녁시간이 되면 밥을 먹여야 합니다.
한 끼에 4000원 5000원 한다고 하면, 하루에 8000원~1만원이 원가에 추가되어야 합니다.
월 1000마리를 판매한다면, 330원쯤 들어가야 되겠군요.

거기에 전기요금 내야 하죠,
냉장고 두세 대, 튀김기 두세 대, 환풍기 대형 하나, 가게 전등, 간판, .....
음식물쓰레기요금 내야 하죠,
수도요금도 좀 있습니다만, 이건 적으니까 큰 문제는 아닙니다.
이런 것도 다 치킨 가격에 포함되어야 합니다.

사장이 가맹비, 광고비(신문 찌라시 등), 인테리어비, 조리기구 등을 투자하게 됩니다.
그러면 투자에 대한 이자비용 정도는 나와 줘야 하고,
감가상각비도 계산해야 합니다.
이것도 다들 치킨의 원가에 반영되어야 하는 것들이죠.

콜라 캔 하나는 대충 500원, 콜라 1.25l 하나는 대충 1500원을 잡아야 되겠죠.
단무지는 300원 정도를 잡아야 할 것이고,
종이박스와 종이가방은 따로 비용이 발생합니다.

그렇다고 할 것 같으면 원가가 얼마나 되겠습니까?
여기까지 말씀 드린 것만 해도 아마 한 1만원쯤은 나오지 싶어요.
그리고 세금.....
부가가치세 10%만 잡아도 1500원이 원가에 포함되고요...

고객서비스 겸 호객을 위해서 쿠폰제를 실시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10마리를 주문하면, 그 다음에 한 마리를 공짜로 받을 수 있는 서비스입니다.
이것도 원가에 포함되어야 합니다. 1500원 정도의 비용이 원가에 추가되어야 하겠군요.

그렇다면 대충 따졌을 때 나머지 2000원~3500원 정도가 사장의 몫이 되는 셈인데요,
아침 10시부터 밤 1시 2시까지 영업을 한다고 생각하면,
13~14시간을 치킨을 바라보고 살아야 합니다.

그나마 주문이 많으면 돈벌이가 즐거워서 잘 할 수 있지만,
이게 또 늘 잘 되는 것만은 아니거든요.
경쟁업소도 많이 있고, 피자 등 대체재를 파는 업소도 많으니까요.

이쯤 되면 치킨집도 크게 남겨먹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이해하실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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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치킨집은 비법이 있어서 주문한지 6분만에 치킨이 다 튀겨지기도 합니다.
제 머리로는 아무리 해도 답이 안 나오는데,
대충 듣기로는 미리 한 번 튀겨 놓은 닭을 다시 한 번 튀기기도 하는 모양입니다.
이 경우는 튀기는 게 아니라 다시 뜨겁게 데우는 거죠....
그런데 한 번도 눈으로 본 적이 없어서 어떻게 그렇게 하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장사가 속이 편할 것 같이 보이죠?
실제로는 안 그렇습니다.
화폐교환경제에서 속편한 장사는 아마도 없지 싶습니다.

서초4동에는 삼풍치킨이라는 곳이 하나 있는데요,
이 집 치킨은 꽤 맛있습니다.
6분만에 튀겨져 나오기도 합니다.
이건 제가 분명히 시계로 재어봤습니다. 
혹시 볼 일이 있어서 지하철 2호선 교대역에 내리시거든, 
삼풍치킨을 전화로 주문해서 한 번 먹어 보십시오.
이 집에는 분명히 비법이 있습니다.
남부터미널역에는 삼풍치킨2호점이 있는데,
......
안 좋은 말을 하면 돈 물어줘야 하니까 패스...

유럽이나 다른 나라에서 대량으로 사육한 닭은 가격이 싼 모양입니다.
교촌치킨에서 닭다리 메뉴를 선택하면, 아마 국산 닭이 아니라 외국에서 온 닭일 겁니다.
가격을 맞추려면 어쩔 수가 없습니다. 

닭에서 가장 맛있는 부위는 닭날개 부위라고 합니다.
저는 맛의 구분을 별로 잘 못하기 때문에 그게 그것인 것 같은데,
민감한 분들은 닭날개(윙이라고도 하고, 봉이라고도 부릅니다)만 주문하기도 합니다.
제가 배달원으로 일할 때 한 집은 꼭 닭날개만 주문했더랬습니다. 

카드로 결제하려면 주문할 때 미리 말씀해 주시면 카드기계를 가지고 갑니다.
수표도 미리 말씀해 주시면 거스름돈을 준비해 갈 수 있습니다.
주말에 바쁠 때는 쿠폰사용을 자제하시면 환영받습니다. (이건 부탁 차원에서 드리는 말씀이지, 강요는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