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일요일에는 가족들과 함께 춘천에 다녀 왔습니다.
경춘고속도로가 뚫려서 1시간 30분이면 충분히 갈 수 있게 되었더군요. 경춘고속도로 주변 경관은 제가 다녀 본 우리나라 고속도로 중에 가장 아름다왔습니다.(돈은 좀 듭니다. -_-;;)

춘천의 유명한 음식인 막국수를 먹고 어디를 가볼까 하다가 '애니박물관'이란 곳이 있어서 가봤는데,
주차장에 차를 대면서 바라본 전경은 제법 그럴듯 했습니다. 그 옆에 Stopmotion Studio란 건물도 있고.

막상 관람료를 내고 들어가 보니 다소 실망스럽습니다. 그렇다고 아주 형편 없는 건 아닌데, 마치 한 20년 전의 박물관을 보는 느낌이...
같이 들어간 고딩 딸내미는 재밌게 구경은 하는데 역시 킬킬대는 모습이 '뭐 이리 후졌어?'하는 기색이 역력합니다.
휴일이라고 가족들과 함께 왔는데 다소 기대에 못 미치는 박물관의 모습에 가족들에게 좀 미안하기도 하고...

그런데 오늘 아침 이를 닦다가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고 느끼는 것에도 소중한 가치가 있는 것이 아닌가...

제 딸 아이는 국내 여행엔 별 관심이 없고, 오로지 외국에 가보는 게 여행인 줄 압니다.
일본, 홍콩, 중국 등을 이미 다 가봤는데도 이젠 미국 타령이지요.
하지만 '다소 실망스럽다' 하더라도 '애니박물관'을 보여주고 실망을 하든 킬킬 거리든 우리 스스로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데 소홀하면 안 된다는 생각이 갑자기 들었습니다. 허름해서 서울토박이에겐 도무지 어디가 중심가고 번화가인지 도통 알 수도 없는 지방도시들, 실제로 가보면 딱히 볼 것도 없는 것 같은 '유명사찰'이며, 내 스스로도 우리의 모습을 너무 모르고 살아왔다는 느낌이 번뜩 들었습니다.

갑자기 많이 부끄러웠습니다.

사족1 : 춘천에 가서 유포리 막국수 먹고 왔습니다. 참 맛있더군요. 요즘이 감자 제철이라 감자전이 죽여 줍니다. ㅎㅎㅎ
사족2 : '애니박물관' 입장료가 비싸지 않고 좀 후지긴 해도 나름 재미는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