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이 무상급식 조례 통과시킨 의회와 전쟁을 선포했군요
뭐 사실 이게 그렇게 각을 세울일도 아니고 700억 짜리 예산인데 ( 어떤 사람은 700억이 훨 더든다고도 하고)
제가 보기에는 이 건으로 싸움을 벌여 한나라당 지지자의 지지를 확고하게 차지하려는 것 같은데요
오세훈으로서는 불리할 것이 없는 싸움이라 봅니다

그냥 급식을 반대하면 몰매맞겠지만 학교 준비물 없는 3무 정책을 못한다고 맞불을 놓기 때문에 학부모나 시민들도 찬반이 있을 것 같고 무상급식에 반사적 거부반응을 보인 사람들의 지지는 확실히 받고

제법 정치적 감각이 있는 것 같은데 문제는 이 싸움을 어떻게 마무리 하는가에 달려있다고 봅니다마는
오세훈으로서는 그리 손해나는 싸움은 아니라고 보고 오세훈이 차기나 차차기에 분명히 대선후보로 나서리라 봅니다

오세훈이 블러그에 쓴 글


뜬눈으로 밤을 지샌 목요일 아침,

저는 평소 자주 들르는 서울시내의 한 산사를 찾았습니다.

산사로 향하는 제 마음은 참담함으로 이루 말 할 수 없는 지경이었습니다.

 

전날의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서울시의회 의장석에서 한나라당 시의원들이 수의 열세에 밀려서 의장석에서 쫓겨나던 모습...

올바른 외침이 힘에 의해 사라져가는 모습을 지켜보며 마음이 무너져내리는 걸 느꼈습니다.

12월 1일, '전면무상 급식 조례안'은

그렇게 4분의 3을 차지하는 민주당 시의원들의 물리적 압력행사에 의해 강제 처리되었습니다.

 

그날, 저는 밤새 잠을 이룰 수 없었습니다.

수면제 두어 알을 꺼내 먹어도 봤지만 머리는 오히려 더 또렷해지고 맑아지기만 하더군요.

민주당 시의원들의 이 망국적인 포퓰리즘 전략을 어떻게 막아낼 수 있을지

정치인으로서의 책임감으로 가슴은 점점 더 답답해져 갔습니다.

 

제가 이번 사건을 목도하면서 더 위기감을 느끼게 된 건

이번 '무상급식 조례안'이 시작이기 때문입니다.

선거 때 '무상급식'이 달콤한 반짝 효과를 거뒀을지는 몰라도 

성숙한 우리 사회는 이제 부자 아이들에게까지 지급되는 전면 무상급식에 반대하는 데 힘을 실어주고 있습니다.

얼마전 한 리서치 기관에서 학부모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서울시에 바라는 교육정책 첫순위로 응답자의 30% 이상이 '학교안전'을 꼽았습니다.

그 다음이 사교육줄이기, 학교시설 개선이었고 친환경무상급식은 4위에 그쳤습니다.

제가 권역별로 서울시 전역을 돌며 학부모와의 현장대화를 나눠봤지만 들려주시는 말씀도 매한가지였습니다.

 

게다가 아직 서울시의 많은 학교는 무상급식을 할만한 물적, 인적 조직이 전혀 갖춰져있지 않습니다.

현장을 몇 군데만 돌아봐도 아이들 식사를 조리하는 환경이 열악하기 짝이 없다는 걸 금세 알 수 있습니다.

천명 이상을 위한 조리실이 고작 가정집의 부엌 규모인 데도 부지기수이고

인건비도 들쭉날쭉해 무상급식을 한다손 쳐도 아이들에게 똑같은 양질의 급식을 할 형편이 전혀 되지 못합니다.

이렇게 준비가 전혀 되지 않았는데 밑도 끝도 없이 전면무상 급식부터 실시하자니요?

학교시설이 상대적으로 낙후되어 고통을 겪고 있는 학교의 학부모들은

무상급식 때문에 시설 개선이 늦어지는 것에 몹시 분개하고 있습니다. 

 

학교 나오는 아이들  점심만 해결하면, 휴일이나 방학때 저소득층 아이들의 식사는 누가 책임집니까?

학부모님들이 가장 절실하게 필요로하는 학교 안전 문제나

교육청이 지금 모든 총력을 기울여도 모자랄 '공교육정상화'를 위한 방과후수업은 어떻게 되는 겁니까?

모든 거 다 접고 애들 점심만 해결해주면 교육 복지가 해결됩니까? 

결식아동에 대한 지원과 혼동하시면 안됩니다.전혀 별개의 예산으로 지원을 확대하고 있으니까요.

무상급식은 결국 세금급식이요,부자급식이며, 보편적복지가 아닌 무차별적 복지입니다.  

 

서울시에서는 새로운 사업을 시작할 경우, 아무리 규모가 작은 사업이라도

반드시 1년여 간의 시범 사업을 실시해 시행착오를 최소화합니다.

그래야 세금 낭비를 줄일 수 있고, 보다 완벽한 형태의 대시민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생각은 다르지만, 협상과정에서 서울시가 무상급식 하지 말자고 한 적 없습니다.

협상은 상호 양보를 전제로하기에 어렵게 원칙을 양보한 것입니다.

그래서 저소득층 자녀를 우선적으로 챙겨가면서 2-3년 점진적으로 확대, 실시해

보다 완벽하게 아이들 급식 문제를 해결하자고 타협안도 내 보았습니다.

 

그런데 민주당 시의원들은 다수의 힘으로 내년도 전면실시를 조례에 담았습니다.

저는 그분들에게 그 저의가 무엇인지 묻고 싶습니다.

민주당 의원들이 전면무상 급식의 최대 논거로 내세웠던 낙인감 문제가

내년이면 완전히 해결되기 때문은 아닌지 말입니다.

다들 기억하시죠. 선거 시기에 민주당에서 들고 나온,

'무상급식 지원 받는 아이들이 마음의 상처를 받고 있다'는 낙인감 문제 말입니다.

그런데 내년부터는 학교에서 무상급식 지원 대상자인지 아닌지 전혀 알 수 없게 됐습니다.

부모님이 '동사무소'에 가셔서 등록을 하시도록 시스템을 전면 개편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민주당 시의원들의 최대 논거가 한꺼번에 허물어지게 되자,

초조한 마음에 서둘러 무상급식을 실시하자고 무리하게 서두르는 건 아닙니까?

아마도 내후년의 총선, 그 이후 대선에서는 더 과격한 포퓰리즘공약이 등장할 것입니다.

 

게다가 무상급식은 누가봐도 국고의 지원을 받아 시행해야할 복지 정책입니다. 

벌써 지방에서는 무상급식에 대한 발표가 이어지고 있지요.

저는 서울시가 분수령이라 생각합니다.

만약 서울시가 이번에 제동을 걸지 못한다면 무상급식이 기정 사실화돼 나랏꼴이 말이 아니게 될 것입니다.

전 이번 사태를 이대로 묵과할 수 없습니다. 

 

사실 그동안 저는 시의회와 어떻게서든 많이 만나고 대화하기 위해 노력해왔습니다.

제 블로그에 '불치이치 무위지치(不治而治 無爲之治)'라고 써놨듯이 저는 소란스럽게 일하면서

시민들 불안하게 만드는 걸 본능적으로 싫어합니다. 체질적으로 호전적이지도 못하구요. 

그래서 저는 민선5기 들어서면서부터 가능한한 자세를 낮추고 시의회와 대화를 하기 위해 노력해왔습니다.

구동존이(求同存異)를 말하면서 서로 같은 의견에서부터 이야기를 시작하자고 먼저 손을 내밀기도 했습니다.

 

솔직히 할만큼 했다고 생각합니다.

대화하자고 연락했다가 다음에 보자며 피하는 굴욕적인 시기도 겪었습니다.

시간과 예산을 들여서 상당히 진행해온 사업들을 멈추라기에

이미 들어간 예산이 낭비되는 것까지 감내하면서 사업을 멈추고 대화를 이어나가기도 했습니다.

못 먹는 술 마셔가며 상임위별로도 만났고, 개별적으로 따로 만나서 의견을 나누기도 했습니다.

 

생각이야 다를 수도 있고, 서울시 사업에 반대할 수도 있다고 여겼습니다.

그걸 서로 나누고 토론하면서 시민들을 위한 최선의 길을 모색해나가는 것이 바로 민주주의이니까요.

저는 오히려 시의원들의 넘치는 열의를 높이평가한다며, 서울시 정책이 더 다져지고 완성돼 가리란 기대를 수없이 전달햇습니다.

그래서 전 더 열심히 서울시 사업의 취지와 목적을 설명하고 또 설명해드렸습니다.

설사 당적과 정치색으로 서로 대립된다 하더라도

진정성을 갖고 대화를 이어나가다보면 언젠가는 접점을 찾고 뜻을 모을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입니다.

 

지난주에는 의장단을 따로 만나서 

자치단체장에게 예산을 강제하고 예산 편성권을 침해하는 것은 상위법에도 어긋날 뿐만 아니라

재의 요구, 대법원 제소가 반복되는 악순환만 낳는다면서 간곡하게 부탁 말씀을 드리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결과는 어땠습니까?

 

무상급식 조례안을 반대하다가 물리적 몸싸움에 의해 다쳐서

병원에 입원 중인 두 여성 의원을 찾아가 보니, 정말 가슴이 찢어졌습니다.

저는 결심했습니다.

이들과는 더 이상 대화를 이어갈 수 없겠구나...

끝까지 망설이고, 끝까지 고민하던 마지막 결단을 내리기로 했습니다.

 

산사에서 평소에 가끔 찾아뵙던 노스님께서 제 표정을 보시더니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일은 되도록 돼있는만큼 되는거다. 혼자 애쓰지 마라."

세상사라는 게 발버둥친다고 안 될 일이 되는 것도 아니고, 될 일이 안되지도 않는다는 말씀이셨습니다.

밤새 고통스럽게 고민한 제 마음을 꿰뚫어보시고는 위로를 건네신 겁니다.

 

그래도 어떻게 이 상황에서 발버둥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여기서 무너지면 서울시가, 대한민국이 무너지는데 말입니다.

 

제가 시의회에 출석을 거부하고 기자회견을 여는 등

이전과 다른 행보를 보이는 것에 대해

마치 전쟁을 선포한 듯이 기사화하고 뉴스가 되고 있는 것 잘 알고 있습니다.

 

저는 이왕 관심을 가지시려면 오세훈의 개인적 행보보다는

서울시의 예산과 행정에 관심을 가져주십사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절박한 심정으로 호소드립니다.

"무상급식, 하면야 좋지" 하는 정도에만 그치지 마시고

한정된 예산으로 어디에 우선순위를 두고 행정을 펼치는 게

현재 뿐 아니라 우리 아이들이 커나갈 미래의 서울에 더 시급하고 중요한 일인지

깊숙이 들여다보시고 합리적이고 현명한 판단을 내려주십사 하고 말이지요.

 

저의 이런 결정에 대해 저를 아끼는 많은 분들이 우려를 나타내시고 계신 것 알고 있습니다.

정치적으로 손익 계산을 했을 때 저에게 밑지는 판단이라며 만류를 하시는 거죠.

저들의 뛰어난 포장전술을 이길수 없다고도 합니다.

적당히 타협하고 적당히 넘기라며 노골적으로 절 다그치시는 분들도 계십니다.

 

그러나 전 지금의 현실에 타협할 수 없습니다.

전면에 나서겠습니다.

제 의무와 책임을 다하겠습니다.

그게 30년 뒤, 50년 뒤, 100년 뒤의 서울과 대한민국에, 그리고 국민여러분께 떳떳할 수 있는 길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