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꿈                

                                    Billy Collins

 황량한 바람이 유령처럼 불어오는 밤
 잠의 문전에 기대어 나는 생각한다
 세상에서 맨 처음으로 꿈을 꾸었던 사람을,
 첫 꿈에서 깨어난 날 아침 그는 얼마나 고요해 보였을까,


 자음이 생겨나기도 오래 전
 짐승의 표피를 몸에 두른 사람들이
 모닥불 곁에 모여 서서
 모음으로만 서로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때,


 그는 아마도 슬며시 자리를 떠났을 것이다
 바위 위에 걸터 앉아 안개가 피어오르는 호수 깊은 곳을 내려다보며,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 어떻게 가지 않고도
 다른 곳으로 갈 수 있었단 말인가, 홀로 생각에 잠기기 위해


 다른 사람들은 돌로 쳐 죽인 뒤에만 만질 수 있었던
 짐승의 목에 어떻게 팔을 두를 수 있었던 것일까,
 살아 있는 짐승의 숨결을 어찌하여 그리 생생하게
 목덜미에 느낄 수 있었단 말인가,


 그리고 거기, 한 여인에게도
 첫 꿈은 찾아왔으리라.
 그가 그랬듯이 그녀 역시 홀로 있고 싶어
 자리를 떠나 호숫가로 갔겠지


 다른 것이 있었다면 젊은 어깨의 부드러운 곡선과
 가만히 고개를 숙인 모습이 몹시도
 외로워 보였을 것이라는 것 뿐, 만일 당신이
 거기 있었더라면, 그래서 그녀를 보았더라면


  당신도 그 사람처럼 호숫가로 내려갔으리라. 그리하여
  타인의 슬픔과 사랑에 빠진 이 세상 첫 남자가 되었으리라.

 

 * 가끔 제가 좋아하는 시 올리겠습니다. 그냥 혼자서 읽고만 있기엔 아까운 시들이 좀 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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