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적으로는 안 나겠지만 북을 심하게 압박하면 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전제 1. 북의 고위층은 북의 주민을 생각하지 않는다.
전제 2. 북의 고위층은 우리의 생각과는 달리 미치광이가 아니다.
전제 3. 북의 고위층은 그러나 후안무치한 놈들은 틀림없다.
전제 4. 북의 고위층은 지금도 충분히 잘 살고 있다.
전제 5. 북의 체제는 생각보다 견고하다. 그러나 상상만큼은 견고하지 않다.
전제 6. 북의 체제는 우리의 생각과는 달리 하나의 통일된 집단의 질서가 아니라 여러 군벌을 김정일 가문에서 통제하는 질서이다.
전제 7. 북과 전쟁이 벌어질 경우 승리는 틀림없으나 남이 잃는 것은 거의 대부분이다.

위의 전제가 참이라는 가정하에, 남에서 돈이든 식량이든 준다면 북은 천안함 침격이나 연평도 포격과 같은 극심한 도발은 안 할 것이라고 봅니다. 저는 남의 자존심보다 돈이 더 우위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연평도 얻어맞든 말든 돈이든 뭐든 조금씩 주라는 입장입니다. 딱 고위층 향락적으로 살 정도면 되겠네요.

또한 어느정도의 남측의 강력한 공격에도 전쟁은 벌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북의 고위층은 지금처럼 북이 유지되는 것을 원하지 북이 붕괴하여 자신들이 망하길 원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자신들의 풍족한 생활이 유지될 수 있다면 북의 붕괴쯤은 초연히 받아들일 겁니다. 따라서 남의 강력한 공격이란 북의 체제를 무너트리지 않을 수준이어야 할 겁니다. 예를 들자면 연평도 포격 때 F-15K로 포대진지를 폭격하는 수준 정도도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평양을 위협하는 수준은 너무 심하다고 봅니다.

평양은 북의 수도이며, 수도의 폭격은 북이 고위층에게 자신들의 종말을 의미합니다. 그렇게 된다면 북의 고위층도 굳이 전쟁을 피할 이유는 없습니다. 남이 잃는 것은 너무나 많으며, 아직까지 중국이 북을 놓지 않은 이상 북의 고위층은 중국으로 망명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북의 고위층 입장에서 중국으로의 망명은 생활수준이 조금 낮아진 것에 불과하지만, 남한은 가진 거의 모든 것을 잃는 상황이죠. 따라서 북의 고위층에게 위협이 되는 행동은 삼가야 합니다.

요약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북의 고위층은 더 부유하게 살고 싶어 하거나 유지하려 합니다. 그것이 충족되는 이상은 북은 과하게 남에 대한 도발을 하지 않을 것입니다. 일부 통제되지 않은 군벌의 돌발행동이 있을 수 있으나 그정도면 천안함이나 연평도보다는 충분히 감수할 만 하죠. 그러나 더 가난해질 상황이 닥치면 일단 전쟁의 위협으로 남한으로부터 삥을 뜯으려 할 겁니다. 이번 사건도 그런 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남한이 어느정도 강하게 반발을 해도 전쟁으로 커질 위험은 작습니다. 그러나 그 정도를 넘어서게 되어 북의 고위층이 위협을 느끼게 될 경우엔 전쟁의 위험도가 급격히 커질 것이라고 봅니다.

저는 레버리지, 통일 이런거 관심 없어요. 단순히 경제적이고 이성적인 경우만 따진 겁니다. 이번 연평도 포격만 봐도 북의 고위층은 후안무치한 놈들일지언정 충분히 이성적입니다. 정말 남한과 전쟁할 의사가 있었다면 연평도가 아닌 서울에 날렸죠.




ps. 서해교전과 같은 교전에서 다소 강력한 보복은 지방 군벌의 돌발행동을 잠재울 수 있는 좋은 방법이라고 봅니다. 서해교전 당시엔 너무 보복이 시시했죠. 전화 한 통이라니. 생각해보면 미군이 있든 없든 전쟁이 벌어지면 서울은 초토화 될 겁니다. 미군이 있든 없든 북한과의 전쟁에서 얼만큼 압도적인 전력으로 이기느냐의 문제일 뿐, 이기는 것은 분명합니다. 정상적인 전쟁으로 이길 수 없다는 것을 잘 아는 북한은 자신들이 얼만큼 큰 피해를 입든 최대한 남한에 큰 피해를 입히는게 목적인 비대칭 전략 무기만 엄청나게 만들고 있습니다. 쉽게 말하면 나 건드리면 다치니까 알아서 기라는 의미죠. 이런 상황에선 김정일 가문의 통제력이 약화될 수록 지방 군벌이 힘을 얻고, 그만큼 북의 우발적 도발이 늘어날 겁니다. 전작권이 없어서 보복조차 못한다면 더더욱 그런 상황이구요. 이런 상황에서 전작권은 중요하지 않고 전쟁을 각오하고 핵기지를 부수자는 건 충분한 이성적 사고가 아니라 순간적인 감성적인 판단으로 보입니다. 모순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