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주 국방 네트워크에서 퍼왔는데요
포병 사격은 잘 했는데 관측반이나 무인 정찰기 등이 없어서 초탄 수정이 안되어 사거리가 틀어져서 그런거라고 합니다
따라서 사거리 수정만 했으면 방사포 부대는 전멸일거라는데요
전문적인 분야라 이런면도 있다는 점에서 도움될거 같아서 퍼왔고 하지만 전쟁에서 이유야 어찌되었던 못 맞추면 꽝인것 아닌가요?
그리고 관측반이나 정찰기가 그리도 중요하다면 왜 배치를 안해줬는지 그럼 그동안은 초탄 발사하고 탄착군 형성 조정하지도 않고 포 쏘려고 했다는 것인지 궁금합니다

현재 각 언론에 연평도에 배치된 우리 해병대가 응사한 K-9 포탄이 북한군에게 거의 피해를 입히지 않았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군에 대한 비난의 강도가 높아지고 있는데요, 지금 해병대를 부지런히 "까고있는" 일부 정치인 분들과 언론의 행태를 보면서 뭔가 한마디 해야 할 것 같아서 몇 마디 적습니다..



포병사격을 위해서는 진지제원(좌표, 고도, 차폐정 유무 등)과 표적제원(좌표, 고도, 차폐정 유무 등)과 함께 기상제원이 계산되어 사격제원에 장입되어야 합니다. 여기서 기상 제원이란 풍향, 풍속, 기압, 기온 4가지 요소가 있는데 평시에는 X시간 단위로 기상제원(통상 METRO라고 하죠..)이 관측부대로부터 전파되는데, 그 전파 시각이 평시 기준으로 "0X:00, 1X:00, 1X:00, 1X:00, XX:00, 0X:00" 이렇게 하루 4번이기 때문에 아군 K-9 포대는 교전시각과 가장 근접한 1X:00 METRO를 기상수정량으로 장입해 사격제원을 산출했을 겁니다.

위 그림을 보시면 포목선 상으로 편의 공산오차는 5발 정도를 제외하면 거의 대부분이 직경 130m 원 안에 들어온 것을 보실 수 있습니다. 탄착군을 보기 전에 먼저 당시 해병 K-9 포대의 포반간 거리와 이번 사격이 표준사향속으로 이루어졌다는 점을 고려하면  BB계열의 탄종을 사용하지 않고 8호 및 단위장약을 이용한 최대 사거리에 근접한 거리에서 저 정도 공산오차를 보였다는 것은 심각한 좌우 편차를 보였던 일부 포반을 제외하면 대단히 잘 쏜 겁니다.

한 가지 재미있는 비교를 비교를 해 드리자면, 지난 2008년 『건군 60주년 기념 합동화력시범』 당시 참가했던 육군 K-9 부대들은 약 2개월간 실시되었던 연습 사격에서 거의 1시간 단위로 기상제원을 접수받아 사격했음에도 불구하고 불과 5km 거리 밖의 표적에 대해 수백미터의 편의/사거리 공산오차를 보인 적이 있었습니다. 당시 화력시범 때 사격지휘장교로 참가하여 "도대체 뭐가 문제길래 K-9 탄착군이 저 따위로 나오냐"에 대해 수십차례의 회의가 있었습니다. 그 때 그 사격결과를 생각해보자면 해병대의 K-9 사격 결과는 대단히 우수한 편이었다는 겁니다.

우수한 편의 오차는 그렇다치고, 그렇다면 사거리에서 왜 저런 오차가 발생했느냐를 생각해보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사거리 공산오차에 영향을 주는 요소는 앞서 말씀드린 기상제원과 장약, 포구확장 정도와 연관이 깊은데, 포구확장의 경우 해병대 K-9의 포신의 마모정도가 그리 심한 편이 아니기 때문에 논외로 치고, 여기서는 기상제원과 장약 문제에 대해 이야기를 좀 해보겠습니다.

해병대가 대응 사격에 사용한 장약은  BB탄 계열을 사용하지 않고 최대 사거리에 근접한 거리에 사격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위 도표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KM119A1 8호 장약 또는 K677 단위장약(매니아 분들은 "모듈장약"이라는 표현을 많이 쓰시죠.^^) 두 종류였을 겁니다. 단위장약의 경우 비교적 최근에 생산된 장약이기 때문에 양호하겠지만, 8호장약의 경우 WRSA탄을 넘겨 받으면서 확보한 일부 노후 장약이 섞여있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노후장약은 불규칙한 연소 속도로 인해 안정적인 가스압 형성이 안되기 때문에 사표에 나온 사거리보다 실제 사거리가 더 떨어지거나 길어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즉, 노후장약이 사용되었을 경우 사거리 공산오차가 크게 나온다는 겁니다.

둘째는 기상요소입니다. 당시 기상을 살펴보면 나머지 요소는 비교적 일정했지만, 평균풍속(2.3m/s)과 최대순간풍속(4.4m/s)의 차이가 컸고, 아군이 대응사격을 개시한 시각과 해당 기상제원을 관측한 시각 사이에 최소 1시간, 최대 2시간 가량의 갭이 존재하기 때문에 정확한 사거리 수정값을 적용하지 못했을 겁니다. 같은 이치로 이러한 불규칙한 풍속은 아군 K-9 포대의 사거리 공산오차를 키우기도 했지만, 반대로 북괴군 방사포탄의 편의/사거리 공산오차를 키우는데도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만약 해병대에 UAV 등 자체 정보 자산과 해당 포대를 실시간으로 직접지원하는 기상관측반이 있었다면 1차 사격간 전투피해판정을 통해 탄착군의 위치를 파악할 수 있었을 것이고, 2차 사격때는 1차 사격시 발생한 수정값과 기상수정량을 적용한 정확한 사격이 가능했을 겁니다.

편의 오차가 거의 없었기 때문에 사거리 공산오차만 수정해서 사격하면 아래와 같은 결과가 나옵니다.



위 탄착군대로 떨어졌다면 북한군 방사포대는 문자 그대로 궤멸했을겁니다. 즉, 기상의 영향 때문에 사거리 오차가 발생했고, 그 오차를 보정할 수 있는 기상관측반이 없었으며, 탄착군 수정을 해줄 수 있는 정찰자산만 있었다면 아군 K-9은 적 방사포 부대를 전멸시킬 수 있었을 거라는 얘깁니다.

정리하자면 해병대 K-9 부대의 "펀치"는 위력있고 정확했지만 "눈"이 없었기 때문에 위와 같은 결과가 나왔다는 겁니다. "눈"이 없었음에도 적의 급소에 근접한 곳에 펀치를 날렸다는 점에서 우리 해병대 장병들의 전투능력이 얼마나 훌륭했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K-9의 카탈로그 데이터만 놓고 보자면 최대 사거리 40km에서 400 x 80 정도의 공산오차가 나오는데요, 이번의 경우에는 17km 정도의 거리에서 사격을 했음에도 100x65 정도의 공산오차가 나왔습니다. 이 정도면 제작사의 카탈로그 데이터 수준보다 더 정확하게 사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번 결과를 놓고 "우리 군의 대응 능력이 형편없었다"라며 해병대를 비난하는 언론과 여론이 많은데요, 기자 분들은.. 제발 사실관계를 분명히 아시고 비난을 해 주셨으면 합니다.. 비난 받아야 할 대상은 해병대에게 실시간으로 기상제원을 획득할 수 있는 관측자산과 차후수정을 할 수 있는 독자적인 정보획득자산을 쥐어주지 않은 자들이지 열악한 환경에서도 매우 우수한 사격결과를 보여준 해병대원들이 아닙니다. 전우들이 전사해서 가뜩이나 사기가 떨어진 해병대인데.. 사실관계도 확인되지 않은 부정확한 정보로 그런 해병대를 비난하는 것이 과연 책임있는 보도 자세일까요?

무도 탄착군은 제대로 형성이 되었는데 제원 수정만 되었다면 대단하겠군요
포병출신들은 다 엄청 잘 쏜거라고 하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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