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켑렙의 일명 명품논객들, 혹은 가짜 보수들과 이야기를 나누어보니 정말 화가 나서 참을 수가 없더군요. 물론 댓글로는 거의 화를 내지 않았습니다만......

도대체 보수라는 작자들이 최근 피부로 와닿고 있는 북한 붕괴 가능성에 대해서 아무런 생각도 없는 백지상태라는 점에 대해서 '감탄'을 금치 못하겠습니다. 작계 5029가 무엇인지, 또 어떤 목적으로 작성되었는지도 모르고, '통일? 그거 할 필요있나?'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제 말 꼬투리를 잡으려고 마구 질문을 쏟아내는데 이건 뭐...... 제가 더 보수답고 우파답다고 해도 아무도 반박 못할 것 같습니다. 평소에 아무런 생각이 없었으니 질문만 잔뜩 쏟아내고 통일에 대비한 논리도 계발하지 못한 거 아니겠습니까?

이명박 정권이 등장한 이후 한반도 상황은 한치 앞을 예측할 수 없을 정도로 급변하고 있습니다. 햇볕정책이 실종된 지금, 그 변화의 파고는 과거보다 훨씬 더 높아 우리의 대응 수준을 벗어날 때가 많습니다. 그 결과 한반도 정세에 한국이 끌려다니고 있는 모양새를 연출하고 있죠. 김정일의 건강악화, 김정은 지지기반의 부족 등 변수가 너무나도 많은 상황입니다. 

이 상황에서 자칭 논객이라는 사람들이 햇볕정책과 이명박식 강경책 사이에서 어떤 것이 더 좋냐 나쁘냐를 두고 설전이나 벌이고 있습니다. 지금이 그런 애들 소꿉장난할 때입니까? 지금은 북한의 붕괴를 기정사실화하고 그에 따른 통일 논리를 개발할 때입니다. 어떻게 해야 국제사회의 반발없이 우리가 북한을 먹을 수 있을까를 고민해야할 시점에 참 한심합니다.

지금 당장 북한 김정은 후계구도가 어그러지고 북한 내부 쿠데타(90년대 두번이나 있었다고 합니다)가 발생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지금 우리는 아무런 준비가 되어 있지 않습니다. 북한 유사시에 대비한 작계 5029는 지난 해 말에야 겨우 완성되었습니다. 이것도 우리나라 주권을 상당히 침해하는 선에서 말입니다. 2005년 개념계획 수준에서 우리 정부가 주권침해라는 이유를 들어 반대한 것 아시죠?

지금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바로 전시작전통제권입니다. 90년대 평시작전통제권을 가져왔으나 전작권은 아직도 한미연합사의 수중에 있습니다. 이번 연평도 사태때 왜 상공에 떠 있던 F15K가 북 갱도진지를 정밀 폭격하지 못했습니까? 벙커에 들어앉은 이명박 가카가 그런 내용을 참모진에게 물어보자 이런 대답이 왔다고 합니다. 

"한미연합사에 물어봐야 합니다."

이게 이 나라, 이 군대의 현실입니다. 참으로 개탄스럽습니다.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하는 거 아닙니까? 자칭 보수라는 작자들이 북한이 도발해 오는데 눈만 멀뚱멀뚱 뜨고 왜 응전 제대로 못하느냐? 확전 각오하고 제대로 보복타격해야 하는거 아니냐 라고 떠들어대고만 있습니다. 지 손으로 지 손발 다 묶어놓고 무슨 망발이냔 말입니다. 누가 확전을 허락해줍니까? 우리는 전쟁하고 싶어도 못합니다. 미군 허락이 있어야 전쟁하는 허수아비 군대 아닙니까?

이제는 보수냐 진보냐를 떠나서 

1. 어떻게 해야 우리 군 주도로
2. 국제법에 저촉되지 않고
3. 중국, 일본, 러시아, 미국 등 4강의 동의를 얻어
4. 합법적이고 영구적인 흡수통일을 이룩할 수 있을까

를 고민해야 할 시점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일단 우리 군대를 마음대로 통솔할 수 있는 

1. 전시작전통제권부터 가져오고 
2. 국제법에 저촉되지 않는 구실, 전략적 레버리지를 가능한한 많이 확보하고
3. 주변 국가, 특히 짱깨에게 던져줄 수 있는 당근이 무엇인지

대응 논리를 구상하고 그에 따라 이런이런 정책이 필요하다고 의견을 내놓아야 합니다.
그런데 일부 밀덕들 빼고는 아무도 이런 것에 대해서 생각이 없는 것 같습니다.


PS. 
이 시점에서 진보진영의 포지셔닝이 중요합니다. 지금 짜가 보수들은  (전작권 갖고오면 한국 망한다  -> 연평도 사태때 제대로 대응 못했다 비판 직면 -> 어라 전작권이 없어서 그렇네) 의 자가당착에 빠져 혼란을 겪고 있습니다. 제가 본 이번 연평도 포격사태의 본질은 이겁니다.

우리 진보(라 부르고 진짜 보수라 말하죠)는 줄기차게 전작권 빨리 갖고 오자고 주장해왔구요. 이게 확실한 자산으로 돌아온 거 아닙니까? 가짜 보수들을 박멸하고 진짜 보수가 자리를 잡으려면 이 안보정국에서 우리가 가진 자산을 최대한 어필해야 합니다. 

이번 사태 때 왜 우리가 제대로 된 무력 대응을 못했는지, 전작권이 없었기 때문에 그렇다는 점을 대중에게 확실히 어필해야 합니다. 짜가 보수들이 말로만 안보 안보 떠들어댔다는 점을 대중에게 인식시켜 진짜 보수가 누구인지 각인시켜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