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딴지일보 독두불패 정치불패에 올린 글을 다시 퍼왔습니다. 딴지일보식 말투라서 좀 거슬릴지도 모릅니다.... 양해하십시오.>

1997년 여름엔가 나는 김대중 영감이 발표하는 '대북3원칙'이라는 말을 들었더니라. 오래 된 기억이라 혹 틀리는 것 있으면 가차 없이 지적질하기를 바란다. 다들 보고 배우게...

 

첫째는 북한의 어떠한 도발도 용납하지 않는다는 원칙이었다.

둘째는 우리도 북한을 흡수통일하려는 것을 포기한다는 원칙이었다.

셋째는 화해하고 협력하여 공존공영하자는 원칙이었다.

 

첫째 원칙은 겉으로는 북한의 온갖 테러와 침투와 각종 도발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것이지만, 실제로는 우리는 공산주의로 통일하지 않는다는 선언이었던 것이다. 북한이 남한을 공산화하고 싶지만, 말로 해서는 남한 국민들이 들을리가 없다. 그러니 꼭 공산화하려면 군사력을 써야 하는데, 바로 이걸 용납하지 않겠다는 거다. 그럼 공산화는 영영 불가능한 거지, 뭐.

 

둘째 원칙은 더 이상은 흡수통일을 기도하지 않는다는 것인데, 실제로는 북한의 김정일더러 북한을 침공할까 덜덜 떨지 말라는 얘기가 되겠다.

 

왜 김정일이 핵무기를 개발하는가? 첫째 이유는 남북한의 경제력 차이가 너무 커서 군비경쟁이 도저히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둘째 이유는 지상최강의 미군이 떡 버티고 있으면서, 어느날 부시 대통령 같은 호전적인 대통령이 북침을 할까 두려워서다. 그것말고는 별다른 이유는 없다. 핵무기를 만들어서 시장에 내다 팔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그것 가지고 있다고 해서 어디서 떡이 생기는 것도 아니고, 핵무기가 무서워서 우리가 북한에 항복할 리도 없는 것이니까 말이다.

 

셋째 원칙에는 화해라는 단어가 들어 있는데, 여기서 화해란 적대관계를 청산하는 것을 의미한다. 남한사람들도 북한에 대해서 원한을 품고 있지만, 북한사람들도 남한에 대해서 또 미국에 대해서 원한을 품고 있다는 것을 먼저 알아야 한다. 전쟁의 원한이라는 것은 그런 거다. 이런 원한을 일시에 해소할 수는 없는 거고, 시나브로 사라질 때까지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원한이 있다고 해서 통일에 걸림돌이 되어서야 되겠는가? 그러므로 화해란 원한을 잊자거나 원수를 용서하자는 말은 아니다. 화해란 더 이상 남북한이 적대관계로 지내지 말자는 것이다. 

 

협력이란 남한이 북한의 경제발전을 돕는다는 것이다. 김일성 김정일은 북한사람들을 거짓말로 세뇌하면서 정권을 유지해 왔다. 그래서 현재의 피폐한 경제로는 도저히 개방을 할 수 없다. 중국은 거짓말로 국민을 세뇌하지 않았기 때문에 개방이 가능했던 것이다. 협력을 통해서 북한이 경제발전을 하게 되면, 시간은 조금 걸리겠지만 장차 개방의 길로 나설 수 있게 된다. 많이 퍼주고 빨리 퍼줄수록 개방의 시기를 앞당길 수 있게 된단 말이다. (이것은 김대중 영감님의 3단계 통일론과 바로 직결된다. 통일은 천천히 도모하되, 착수는 빨리 해야 하는 건, 경제발전에 시간이 많이 걸리기 때문이다.)

 

화해하고 협력하면, 남북한은 공존공영할 수 있게 된다.

 

햇볕정책이란 무엇인가? 한 마디로 말하면 대북3원칙 중의 셋째 원칙에 나오는 협력이다. 대북퍼주기라는 말이 적확하게 표현하고 있다. 아무 것도 없는 북한의 경제를 발전시키려면 퍼주는 방법 말고는 다른 방법이 없으니까. 퍼주고 또 퍼주고 또 퍼주다 보면, 외투를 벗고 나그네가 햇볕을 쬐듯이, 북한이 개방의 길로 나오게 된단 말이다.

 

북핵문제는 원래 햇볕정책으로 풀리지 않는 문제다. 왜 그러냐 하면, 남북한은 지금 총구를 서로의 머리에 겨누고 있는 상태인데, 어느 한 쪽도 방심하면 당할 수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아무리 김대중 대통령이 선의로 제안을 해도 북한은 그 말을 함부로 믿을 수가 없는 것이다. 그래서 취임 이후에 2년이 넘게 걸려서야 바로소 남북정상회담이 성사된 것이기도 하다. 하물며 약속도 어기고, '악의 축'이라고 공개적으로 비난하며 적대하고, 있지도 않은 대량살상무기를 핑계로 이라크를 침공하는 미국의 부시 대통령을 보면서 방심하는 것은 바보짓이다.

 

그렇다면 북핵문제는 어떻게 풀어야 하는가? 김대중 영감님이 말씀하셨듯이 북한의 체제를 보장하는 패키지딜을 통해서 해결을 봐야 한다. 미국은 북한의 핵을 제거하게 되어서 만족이고, 북한은 김정일정권의 안전보장을 받을 수 있어서 만족하게 되니까. 이런 패키지 딜을 이명박 대통령은 거부해 버렸고, 미국도 김정일에 대한 신뢰가 전혀 없어서 관심이 없어 한다. 하지만 이것 말고는 다른 뾰족한 수가 없다. 몰래 폭격하는 것은 가능할지 몰라도 그 파장이 어디까지 미칠지는 아무도 모른다.

 

이명박 대통령은 굴욕적인 평화라는 말을 썼나 보다. 공구리십장이 알면 뭘 알겠는가? 뇌용량이 2MB라는데, 알면 뭘 알겠는가? 머리에 든 게 없어서 그러려니 하고 우리가 이해를 해야지, 뭐.....

 

이번에 정책기조가 바뀌면 햇볕정책도 중단되고 10여년 전으로 후퇴하게 될 모양이다. 남북한의 긴장상태는 점점 더 심해질 것 같다. 그렇게 몇 년 살아보면, 국민들도 '이 길이 아닌가벼'라고 알아차릴 날이 올 것이다. 아웅산테러사건, 칼기 폭파사건이 있었던 것을 기억해 보라. 역사를 보고도 깨우침이 없는 것을 보면, 안목이 얼마나 얕은지 알 수 있다. 증오와 적대감이 역사를 보고도 깨닫지 못하게 만드는 것이다. 이런 애들과 옆에서 같이 부대끼며 살아야 하는 죄로 우리도 피를 볼 수 있다. 외환위기도 같이 겪어야 했는데, 뭘 더 말하랴.

 

내가 참으로 아쉽게 생각하는 것은 김대중 대통령이나 노무현 대통령이 대북정책을 국민투표에 회부하지 않았던 것이다. 대북정책을 국민투표에 회부했더라면 햇볕정책을 좀 더 과감하게 퍼주는 방식으로 실행할 수 있었을 것이고, 그 결과로 김정일의 서울답방을 이끌어 낼 수도 있었을 것이고, 그러면 북한이 적화통일을 포기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었을 텐데...... 햇볕정책은 언덕길을 수레를 끌고 올라가는 것과 비슷하다. 계속 힘을 주지 않으면 중력에 의해서 언덕길 아래로 끌려 내려간다. 국민투표에 회부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정동영 통일부장관, 얼마나 후회가 되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