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뜸하지만 참여정부 초창기 때 서울대 놓고 왁자지껄했지요. 얼마 전에 아는 분과 이 문제 놓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제가 변희재에게 실망했던 계기가 당시 서울대 관련 발언이었다고 하니 놀라시더군요. 쉽게 말해 왜 서울대 쉴드 치냐. 실망이냐.

그때 술을 꽤 먹고 있던 즈음이라 그냥 넘어갔는데 백모님 글을 보니 문득 생각나서 말하자면, (솔직히 말해 제목과 댓글만 보고 말하자면. - -;;;)

사실 인터넷에 이런저런 이야기 나오는거, 그거야 그냥 넘어가야죠. 다만 책임있는 언론이나 논객이라면 생산적인 방향으로 이끌 의무가 있죠.

그런 점에서 강준만과 변희재, 진중권은 묘하게 대비가 됩니다.

서울대 비판의 포문을 열었던 강준만의 논리는 이렇습니다. 대한민국은 엘리트들의 독점이 문제다. 학벌, 지역벌은 물론 수도권 중심주의까지 균형있는 발전을 막고 있다. 그 핵심 장치 하나가 바로 서울대다.

그러므로 그 대안은 서울대 학부 정원 축소, 대학원 중심제 혹은 대전 이전 이었죠.

전 동의여부를 떠나 강준만 교수의 주장은 충분히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대안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할지라도 충분히 토론할 만한 주제죠. 토론을 통해 더 좋은 대안이 나올 수도 있구요. 개인적으로는 학부 정원 축소와 대학원 확대를 찬성하는 편입니다. 이를 통해 국내 부실한 석박사 과정도 개선하고 학벌 현상도 완화하고 패자 부활전도 조금이나나 구현할 수 있으니까요.

반면 진중권과 변희재는 서로 앙숙인데 서울대 관련 발언 보면 묘하게 통합니다. 둘 주장은 뭐냐. 조금 심하게 말해 '서울대 똥통이야. 애들 무식해'였죠.

진중권은 한참 대학 랭킹 평가가 사회적으로 부각될 당시 했던 '서울대 국제 랭킹이 200위다. 이러면 3류 대학 취급 받아야 한다. 그런데 한국 사회가 후져서 서울대를 일류로 본다.'는 주장을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왜냐면 대학 평준화를 주장하는 사람은 대학 랭킹 평가 제도 자체를 부정해야 마땅하거든요. 그 주장이 왜 잘못됐는가는 요즘 상황보면 압니다. 평준화된 독일 대학 대부분이 서울대보다 랭킹 아래입니다. 진중권의 주장을 그대로 대입하면 독일 대학 대부분은 3류 똥통 취급 받아야 하는 거죠.

변희재도 비슷합니다. 서프에 쓴 글 보면 '영화는 창의성이 그대로 드러나는 곳이다. 그런데 서울대 출신이 영화판에서 빌빌댄다. 고로 서울대는 후지다' 이런 주장이었습니다. 놀라지 않고 웃었지요. 왜냐면 서울대에는 영화과가 없거든요. 정상적인 사회라면 당연히 영화 잘할 애들은 영화과 있는 대학 가서 졸업하고 능력껏 나가고 서울대 출신은 영화를 전공하지 않았으니 특별히 주목해서 볼 필요가 없어야 하죠. 변희재 주장을 뒤집으면 서울대가 영화판까지 장악하면 인정해주겠다가 될 테고 이거야말로 서울대 독식이죠.

전 참여정부 당시 무성했던 담론이 강준만류가 아니라 변희재나 진중권류였다는게 안타깝습니다. 서울대 문제만이 아니고 전체적으로요. 옳고 그르고 현실 가능 여부를 떠나 과연 논쟁을 통해 보다 풍성한 이야기들이 생산되는가, 아니면 단순한 감정몰이로 끝나는가. 이건 서울대를 까냐 마냐를 떠나 더 중요한 부분이죠.

아....변희재와 진중권 류가 왜 잘못됐냐구요? 제가 아는한 둘 스타일의 글이 처음엔 시원할 겁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 이런 반응이 나오게 될 걸요? '서울대를 까기 위해서라도 서울대를 나와야 하는 더러운 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