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에 김어준의 심상정 인터뷰가 실렸습니다. .

http://www.hani.co.kr/arti/specialsection/esc_section/450616.html

사소한 문제부터 지적하죠. 사진 연출이 엉망입니다

맨 처음 사진은 나름 멋을 부린다고 분절하여 모던한 디자인을 보여주는데 무슨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두번째 사진은 제가 제일 싫어하는 유형입니다. 무난하지만 식상한. 더구나 글 내용과도 매치가 되지 않습니다. 기껏해야 인터뷰어와 인터뷰이가 가족처럼 친하구나 정도의 느낌을 받을 뿐입니다. 세번째는 또 뭡니까? 여성지를 연상시키는군요. 네번째는 그나마 그나마 보랏빛 숄을 없애서 낫군요. 다섯번째 뭐... 한마디로 사진은 기사 내용이나 심상정의 이미지와도 맞지 않고 그저 흔하디 흔하게 웃는 것외에 없습니다. 어떠한 인상도 남기지 않고 변화나 리듬도 없으니 지루하고. 심상정의 정치 이력이 만만치 않은데 기껏 보여주는 이미지는 입사 면접장에서 천편일률적으로 웃고 있는 여성 지망생 정도군요.

다음 기사 내용. 심상정 사퇴부터 가져왔던 의문을 풀어볼까 했는데 전체적으로 김어준의 장광설외에 얻을 수 있는게 없군요. 아무튼 기사를 좀 소개하자면,

"그럴 만했다. 버려진 거니까. 더구나 그 투항의 대상이 에프티에이(FTA) 정권의 경호실장, 유시민이라니. 그건 당원들에 대한 배신을 넘어 신념에 대한 변절인 게다. 그들은 그렇게 심상정에게 정치적 사망을 선고한다. 그러나 난 그날 한 정치인의 탄생을, 목격한다. 대체 이 무슨 뜬금없는 소리냐. 오늘 목표는 하나다. 내가 목격했던 그 장면의 의미, 당사자에게 직접 확인하기. 왜 굳이 그래야만 하느냐. 내 맘이다. 어쩔 건가"

그날의 사퇴가 정치인의 탄생이라? 자기 맘이라는 김어준의 스타일이야 익숙하니 넘어갑니다. 문제는 그게 무슨 의미냐는 것입니다. 미안하지만 기사 전체를 아무리 훑어 봐도 잘 모르겠더군요. 그래도 억지로 비슷한 구절이나마 찾아 봅니다.

"국민들이 단일화하라 했으니까. 열심히 해봤지만 조연밖에 안 됐으니까.”

심상정 본인의 말입니다. 이전 글에서 밝혔듯 전 국민 들먹이는 것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정치인의 경우엔 다르지요. 국민을 들어 자신의 행위를 정당화하는 논리,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따질 건 따져봐야겠네요.

첫번째, 국민이 단일화하라고 했는데 왜 처음엔 주저했는가?
두번재, 국민이 단일화하라고 해서 단일화했는데 왜 경기도 지사 선거는 패배했으며 심상정은 그 이후 부각되지 않고 있는가?

첫번째 답은...실망스럽습니다. 우선 민주당 탓부터 하는군요. “결국은 먹히는 거 아니냐. 그런 불신이 있었습니다. 실제 놀부 민주당의 모습을 워낙 많이 봐 왔기에. 그런 수동적이고 방어적인 태도가 엄청난 실책이었다고 보지만.” 분명히 해두겠습니다. 민주당이 진보신당보다 나은 정당이라서 민주당 탓이 잘못됐다는게 아닙니다. 본인들의 정책과 이를 구현할 방법에 대한 모색 이전에 조건에 해당하는 타 당에 대한 평가부터 나온다는게 잘못됐다는 것입니다. 아닌 말로 진보신당은 진보적 정책 구현을 위해 한나라당과도 손을 잡을 수 있습니다. 아마 진보 신당과 심상정, 김어준에게 민주당은 끝까지 놀부일 것입니다. 어쩔 겁니까? 앞으로도 해야할 때 연대 못하면 '민주당이 놀부라서'라 핑계 댈 것입니까? 그나마 수동적이고 방어적인 태도가 엄청난 실책이라고 자인하는 부분에서 조금 안심이 됩니다만...글쎄요. 이런 정도의 인식이라면 적극적이고 공격적으로 임했어도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을 겁니다. 왜냐면 '민주당은 놀부'일 테니까. 놀부임을 폭로하여 국민의 공분을 일으켜 연대한다? 꿈 깨세요.

그 다음은 진보신당 내의 복잡한 내부 사정을 이야기하는데... 역시 미안한 말입니다만 심상정씨에게 실망부터 하게 되는군요. 지도부와 당원 사이에 괴리가 있었다? 아니, 심상정씨는 그때 지도부가 아니었습니까? 지도자는 굉장히 외로운 자리입니다. 이렇게 지나고나서 남말하듯하면 애시당초 지도부를 하지 말았어야죠. 그외 다른 부분을 봐도 실망스럽습니다. 원래는 분당을 반대했는데 끌려가다시피...도지사도 출마 안하려 했는데... 원래부터 사퇴할 계획이 있었는데 당내 분위기가 바뀌어서...이렇게 자신의 의지대로 선택하지 못했다는걸로 면피하려 한다면...글쎄요. 제가 보기에 정치 지도자로 실격입니다. 김어준은 정치인으로 탄생했다는데 제가 보기엔 이런 태도면 오히려 아웃입니다. 그렇지 않겠습니까? 앞으로 심상정이 무슨 말을 하거나 정치적 선택을 하거나 그게 본인의 의지인지 아닌지 어떻게 믿는단 말입니까? 아니 그 결과에 대해 책임질지 아니면 나중에 아닌 걸로 드러났을 때 '사실 내 생각은 달랐는데...'하고 나올지?

김어준씨의 이 대목은 같이 토론하고 싶군요.

진보진영의 큰 오산은 자신들 최대자산이 선명하고 차별화된 정책과 노선이라 여기는 거다. 실은 부채의식인데. 대중들이 진보진영에 가진. 지난 지방선거의 가장 큰 피해는 낙선이 아니라 바로 그 부채의식을 스스로 다 까먹었다는 거다.

글쎄요. 진보 진영이 어찌 생각하는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렇지만 가장 큰 자산이 '부채의식'? 제 생각에 10년전이라면 어느 정도 통했을 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지금도 부채의식? 최소한 제 주변을 보면 모르겠군요. 가장 부채의식이 많다할 386 세대의 경우 이제 안정화되면서 자신들의 이해관계에 가장 민감합니다. 김어준은 노무현의 당선을 부채의식의 발로라 보던데 역시 위험한 생각입니다. 노무현이 당선된 건 대북 관계에서 이회창이 영 신뢰를 주지 못한 반면(대선 막바지 터진 구호는 '이회창되면 전쟁 난다'였죠.) 많은 사람들이 원하던 정치 개혁의 적임자로 노무현을 꼽았기 때문이죠. 간단히 말해 노무현 당선이 자신에게 이롭다고 본 사람이 회창쪽보다 많았기 때문에 당선된 것입니다.

요즘 유행이라는 물리 사회학의 지적대로 개별 주체들은 자신의 이해를 위해 움직이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그 부분만큼의 동력이 발생하죠. 쉽게 말해 진보신당이 얻는 표는 진보 신당이 얻었을 때 사회 전체적으로 이익이라는 부분만큼입니다. 사회적으로 합의할 수 있는 가치와 정책을 진보신당이 생산할 때 부분이 많아지고 못하면 줄어듭니다.

거기에 지난 지방선거에서 그 부채의식을 스스로 다 까먹었다는 말은 정말 모르겠군요. 단일화를 안해서 까먹었다? 그런 논리라면 민노당이 출범하여 독자 출마한 지난 20년동안 벌써 다 까먹지 않았을까요? 김대중에 맞서서, 노무현에 맞서서, 정동영에 맞서서 한 독자 출마때는 까먹지 않았지만 노무현의 적자들(김어준의 표현)에 맞서서 독자 출마한 지난 지선때에는 다 까먹는 걸까요?

길어지니 두 번째 질문으로 들어가죠. 왜 경기지사 선거와 이후 심상정에 대한 평가는 어찌 되는가?

" 하여 여기서 일단 유시민과 진보통합 문제로 점프했다. 유시민의 동참 없이 진보진영의 후보들끼리 단일화해봐야, 민주당이 일대일로 상대해주지 않을 거 아니냐"

아항! 했습니다. 기초적인 사실 관계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군요. 지난 지선 당시 유시민과 진보신당이 빠져있을 때도 민주당과 민노당은 단일화 논의를 하고 있었지요. 주관적 추상화의 문제가 이런 겁니다. 민주당은 놀부다, 진보진영은 힘이 없다. 고로 놀부는 진보진영을 무시한다. 민주당을 놀부로 고정해서(좀 심하게 말하면 악의 일부로) 바라보니 자꾸만 역동적이고 구체적인 현실을 놓치죠. 놀부라도 이익이 되면 단일화에 나섭니다.

따라서 이 질문은 앞 뒤가 바뀐 겁니다. 제대로된 질문이라면 이렇게 물어야 합니다. '진보 진영의 약진에 민주당 및 국민 참여당과의 연대가 필요한 이유는 무엇이냐?' 쉽게 말해 연대하면 심상정에게 남는 이익이 뭐냐고 물었어야죠. 이 질문은 끝까지 빠져있습니다. 그저 유시민과의 연대가 제일 중요하다는 일방적 선언이 있을 뿐입니다.

손해라 판단하면 진보 진영은 당연히 민주당과 연대 안할 수 있습니다. 그건 그들의 권리고 자유입니다. 여기에 국민 들먹이며 강요하는건 폭력입니다. 역으로 이익이면 손 잡아야죠. 즉, 기준은 이익이 되어야 하는데 김어준은, 그리고 김어준과 같은 생각인지, 아니면 인터뷰어의 의도에 말린 것인지, 심상정까지도 기준은 '유시민과의 연대 및 단일화'로 둔 뒤 나머지를 꿰어 맞추는 식입니다.

자...그래도 김어준의 결론을 소개해야 공정하겠군요.

심상정의 사퇴를, 사망이 아니라 탄생이라 한 건 그래서다. 25년 노동운동 끝에, 조직의 조합원이 아니라, 정치적 단독자를 선언한 최초의 순간이니까. 그리고 그래서 기록해 두고 싶었다. 그가 진보진영의 대표가 되어 마침내 대권을 잡게 될지, 그래서 자신이 바라 마지않던 진보의 가치를 이 땅에서 직접 구현해 낼 수 있을지, 그건 모른다. 그러나 만약에 그런 일이 정말로 벌어진다면, 그럼 그건 바로 그 사퇴의 순간에 비로소 시작된 거라고. 난, 그리 생각한다. 이상, 기록 끝.


정치적 단독자? 일리 있는 지적이지만 그래서? 단독자란 스스로의 이해에 맞춰 판단하고 결정하는 주체를 뜻하겠지요. 그렇다면 유시민에 맞춰 움직이는 진보 정치인이 단독자라는 말을 들을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심하게 말하면, 심상정과 김어준에게 '국민'이란 '진보 진영에 약간의 호의를 가진 유시민 지지자'로 한정되고 있는 것 같군요. 그 정도의 국민 비율에서 유시민 몫 제외하면 과연 심상정에게 돌아갈 부분이 얼마나 될지?

ps - 제가 참 희한하게 생각하는건 사진이나 디자인이 별로면 글의 콘텐츠도 별로인 경우가 많더라는 것입니다. 영화 홍보가 별로면 대체로 영화도 별로인 경우가 많은 것처럼. 이상 제 글도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