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투하는 신이라는 밈이 성공하는 이유에 대한 통상적인 설명은 집단 선택론과 닮았다. 그런 설명에 따르면 종교 A와 종교 B가 경쟁을 벌인다. 종교 A에서는 질투하는 신을 믿는다고 하자. 기독교의 경전인 구약이 그런 질투하는 신의 모습을 잘 보여주고 있다.

 

내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해나 달이나 하늘의 모든 천체와 같은 다른 신들을 찾아가서 섬기고 엎드려 절하는 사람이 생길 것이다. 이런 일이 있다는 보고를 듣거든, 너희는 그것이 사실인지 들어보고 잘 조사해 보아야 한다. 만일 이스라엘 가운데 누군가가 그같이 불측한 일을 한 것이 사실로 드러나거든, 그런 못할 짓을 한 자가 남자든 여자든 성문 밖으로 끌어내어 돌로 쳐죽여라. (신명기 17:3~5)

 

반면 종교 B에서는 질투하지 않는 신을 믿는다고 하자. 종교 A의 신자가 종교 B의 신자가 되려고 하면 종교 공동체 A는 그 신자를 가만 두지 않는다. 반면 종교 B의 신자가 종교 A의 신자가 되려고 해도 종교 공동체 B는 그냥 내버려둔다. 결국 종교 A가 경쟁에서 종교 B를 몰아내고 질투하는 신 밈이 살아남고 질투하지 않는 신 밈은 밈 풀(meme pool)에서 사라진다.

 

내가 알기로는 이런 설명을 리처드 도킨스(Richard Dawkins)도 받아들이는 것 같다. 그런데 도킨스만큼 집단 선택론을 싫어하는 사람도 드물다. 집단 선택론 비판은 『이기적 유전자』의 주요 테마다. 종교 AB는 종교 공동체 또는 종교 집단이다. 종교 B가 망했다는 말은 곧 종교 집단 B가 사라졌다는 뜻이다.

 

 

 

질투하는 신 밈의 성공을 개체 선택론으로 설명할 수도 있다. 종교 담론은 성직자들이 지배한다. 즉 성직자들의 뇌 속에서 어떤 밈이 퍼지면 그것이 평신도들의 뇌에 퍼지기 쉽다. 그렇다면 왜 질투하는 신 밈이 성직자들 사이에서 퍼지는 것일까?

 

이것을 설명하는 그럴 듯한 이야기를 여러 가지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다. 여기에서는 한 가지만 제시하겠다. 성직자들은 신이 질투를 한다고 신도들을 믿게 만들면 신도를 잃을 가능성이 작을 것이며 신도를 덜 잃을수록 더 많은 돈을 챙길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더 많은 사람들을 지배하고 더 많은 돈을 벌려고 하는 것은 인간의 보편적인 욕망이다. 그래서 질투하는 신 밈이 질투하지 않는 신 밈을 밀어내고 성직자들의 뇌를 차지한다. 성직자들이 쓴 경전이나 성직자의 설교에 지배되는 평신도들도 결국 그런 믿음을 받아들이게 된다.

 

 

 

후자의 설명에서는 개체(성직자의 뇌)의 수준에서 밈들이 경쟁하는 것에 주목한다. 밈들은 어떤 종교 집단에 속한 전체 성직자들 중 더 많은 성직자들을 차지하기 위해 경쟁한다. 반면 전자의 설명에서는 집단(종교 집단)의 수준에서 밈들이 경쟁하는 것에 주목한다.

 

나는 유전자 선택에서 집단 선택론은 거의 가망이 없다고 생각한다. 어차피 밈 선택은 유전자 선택만큼 깔끔한 이론이 되기 힘들다. 따라서 개체 선택 개념과 집단 선택 개념을 밈 선택에 깔끔하게 적용하기도 힘들 것이다. 하지만 여기에서도 되도록 엉터리 집단 선택론에 빠지지 않도록 조심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2010-11-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