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고도 많습니다만 한겨레의 기사 중에서 피식 웃음이 나왔던 구절.

입학정원은 엄격한 학사관리에 따른 중도 탈락을 고려해 졸업정원의 150%로 책정한다. 치열한 공부는 대학에서 하는 체제를 조성하자는 것이다. 특히 대학 서열의 정점인 서울대의 경우 학부생 쏠림을 막기 위해 법대, 의대, 약대, 경영대 등 이른바 ‘인기 학과’들은 전문대학원 체제로 전환한다.


우선 인기학과의 경우 서울대만 전문대학원 체제를 하겠다는 것인지, 아니면 인기 학과 전부를 전문대학원 체제로 하겠다는 것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일단 전자라고 합시다. 별로 새로울 건 없는 주장입니다. 일찌기 참여정부 초창기 유시민이 인기학과는 전부 사립대로 보내고 서울대는 기초 학문만 남기자는 주장을 한 적도 있습니다.

좋습니다. 이 정도라면 그러려니 합니다. 다만,

타 대학들의 인기학과는 잔존할 텐데 뭔 수로 입시 사정을 할 것입니까? 희망자는 전부 받겠다는게 기본 방침이니 보나마나 서울대를 제외한 평준화된 국립대의 경우 인기 학과로 우르르 몰릴 텐데 뭔 수로 150프로 한정합니까? 더군다나 고등학교 성적은 무의미하다니 뭘로 자르죠?

결국 인기학과는 정원의 3-400프로를 받아야할 것이고 비인기학과는 정원 미달 사태에 직면하게 될 겁니다.

입시 혼란만이 아닙니다. 더 큰 문제는 중도 탈락자에게 들이는 교육비 및 시간 모두 손실이라는 점입니다. 더구나 유럽처럼 중도 탈락자들이 제적을 피하기 위해 자퇴하고 다른 대학이나 과 입학을 희망할 시 막을 방법이 있을까요?

장담컨대 없을 겁니다.

그 다음, 모든 국립대의 인기학과 전문 대학원 체제를 살펴 봅시다. 이 또한 별로 새로운 의견은 아닙니다. 일찌기 전진상 교수의 경우 국립-사립대 2원화를 막기 위해 인기 학과의 전문대학원 네트워크를 만든 뒤 사립대학의 경우 평준화 네트워크에 들어오는 걸 조건으로 전문대학원 인가를 주자는 주장을 했죠.

사립대 문제는 일단 제쳐놓겠습니다. 제가 한심하게 생각하는건 의학전문대학원의 실패에서도 이들이 배우질 못했다는 점입니다.

자, 인기학과의 전문대학원 네트워크가 만들어졌다 칩시다. 이제 전문대학원 입시에 유리한 학과를 중심으로 입학 선풍이 불겠지요. 뭔 수로 칼같이 150프로 제한할 겁니까?

그러면 뒤따르는 방법은 이거죠. 전문대학원 합격 비율은 과별로 조정한다. 쉽게 말해 의학 전문대학원은 자연대학의 모든 과 정원에 비례해서 합격자를 배출하는 거죠.

어처구니없다구요? 그렇다면 한번 입시 방안을 마련해보시든지.

더구나 그 막대한 비용은 뭘로 감당할 겁니까? 국공립대 전문대학원은 국공립이라서 입학비 무료라구요? 그렇다고 교육비는 땅 파서 나오는게 아니잖아요?

하다못해 프랑스도 돈 많이 들어갈 응용 학문 분야는 그랑 제콜로 분리해서 되도록 교육 연한을 줄이고 있습니다. 프랑스가 한국보다 특별히 못살아서 평준화된 대학 졸업자들로 그랑 제콜 입학 자격 제한하지 못하겠습니까?

결국 제 머릿속에 마지막으로 남는 그들의 주장은 이거 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입시 경쟁과 서열에 세뇌되서 대학 평준화를 이해못한다. 그렇지만 대학 평준화가 실시되면 사람들은 세뇌를 벗어나 진정 인간다운 삶을 고민하며 살 것이므로 예견하고 있는 문제들은 발생하지 않게 된다.

천국을 상상하면 천국이 오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