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준하를 띄우는 이유

장준하를 띄우는 이유 랄까... 왜 굳이 장준하를 전면에 세우느냐 고?

당시의 야당 지도자가 장준하 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민주당 구파 계열의 김영삼, 윤보선, 유진산, 유진오, 신파 쪽의 장면, 박순천, 곽상훈, 이철승, 김대중 등 다양하다. 그런데 유독 장준하를 띄운다.

나중에 통일주체국민회의에 들어간 곽상훈이나 육영수 기념사업회와 국정자문위원을 지낸 박순천은 변절자(?)이고, 유진오는 정치가 라기 보다는 학자이며, 중도통합론을 내세운 유진산과 이철승은 빼더라도...

윤보선, 김영삼, 장면, 김대중...

윤보선, 김영삼, 장면, 김대중 이 남는다. 윤보선, 김영삼, 장면, 김대중은 야당의 리더라도 했다. 그런데 장준하는 야당 중진 정도 밖에 안된다. 앞서 말한 박순천이나 유진산, 이철승 보다도 비중이나 영향력이 낮았다. 그런데 왜 장준하냐고???

장면... 제2공화국 당시 5.16 군사정변이 발생하자 직접 맞서기 보다는 미대사관이나 수녀원 등 비밀리에 피신하며 미국의 도움으로 군사혁명 집단을 진압하려 했다. 그 보다도 유약한 이미지와 모범생 이미지가 비호감이다.(사람들은 모범생을 기피하면서도 내 자식은 공부잘하는 모범생이 되길 바라는 이중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그리고 유약해보이는 성격과, 기생집에 초청되었을 때 사양하고 뛰쳐나간 그 고지식함... 원래는 그렇게 하는 것이 올바른 행동이나 사람들은 솔직히 그런걸 싫어하거든...

윤보선... 윤보선은 원칙주의자이며 자존심이 강하고, 고집이 세며 비타협적이다. 그리고 남에게 지기 싫어하는 성격이다. 이런 특징들은 윤보선의 계승자인 김영삼이 그대로 물려받았다. 사람들은 원리원칙주의자에 자존심이 강하고, 고집이 세며 비타협적인 사람들을 싫어한다.

더구나 윤보선은 노회한 정객이며 5.16 당시 장면을 내쫓기 위해 군부에 지지를 보내는 등 뭐랄까, 권모술수도 제법 부릴줄 아는 이미지이니...(이인제의 탈당을 방관하고, 되려 막판에 지원을 끊어서 이회창을 물먹인 김영삼도 마찬가지다. 한국인들은 원래 다른사람에게 가혹하리만큼 결백할 것을 요구하는 성향이 강한데, 자신은 속물이면서도 상대방의 속물근성은 지독하게 혐오한다.)

김영삼이야 뭐... 김대중의 라이벌인 데다가 3당합당으로 한나라당의 전신인 민자당에 참여했으니 뭐...

김대중을 전면에 띄우자니 속보이고... 그리고 김대중이 그동안 한 짓이 있거든, 아니면 김대중은 전두환이나 김영삼의 대항마로 내세워야 될테니 뭐...

윤보선과 장면은 모두 제1공화국 당시 이승만의 부하였던 점이 있다.(윤보선은 이승만 정권의 상공부장관, 서울시장, 장면은 이승만 정권의 UN특파대사, 전권대사, 1대 주미대사, 2대 총리를 지냈다.) 뭐 그렇게 따지고 보면 이승만 정권에서 4년간 문교부 서기관(과장급)을 지낸 장준하 역시 만만치 않겠지만...

그보다 윤보선, 장면의 제2공화국 때 권력투쟁을 보면 짜증, 환멸감을 느낀다.

그러니 남는게 장준하 밖에 더 있겠나?


장준하는 투사의 이미지에다가 왕성한 언론 활동과 일제 학도병을 탈출하여 광복군으로 가는 것 등 열정적인 이미지로 보일수 있는 이미지... 실제 근성 없이는 그렇게 열심히 할 수가 없긴 하다. 그러니 뭐

장면은 고지식해 답답하고, 윤보선은 고집세고 지기 싫어하는 성격이 마음에 안들고... 게다가 윤보선, 장면의 제2공화국 때 권력투쟁을 보면 환멸감까지 느낄 정도니 그러니 장준하에 목매는 수밖에...

장준하가 솔직히 실책... 5.16 군사혁명 초기에 지지한 것이라거나, 김구의 부하였다가 이승만의 부하격인 공무원을 하다가 다시 장면 내각의 고위 공직자였다가 다시 윤보선에게로 간 철새행적도 있고 그럼에도 장준하를 띄울 수 밖에 없는게 이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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