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으로 분당된 후, 민주당이 정권을 잃고 비실대고, 친노세력의 한 축이 국민참여당을 만들어서 개혁세력도 분열된 후, 꾸준히 제기되는 것이 진보대연합론과 야권단일정당론입니다.

진보대연합론은 민주당과 국민참여당을 그 대상으로 하지 않지만(가끔 참여당도 포함되나 대체로는 아닌듯), 야권단일정당론은 최근 문성근 등이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그 대상을 비한나라 진보개혁정당을 모두 포괄하고 있죠.

진보대연합론은 민노당과 진보신당만을 대상으로 하지 않고, '시민사회'라는 세력도 함께 연합해서 제3의 새로운 진보정치세력을 만들자는 것이 그 주된 내용인 것 같고, 야권단일정당론은 최소한의 합의가 가능한 정강(최소주의)을 만들어서 일단 하나로 뭉쳐서 2012년 선거를 치르자는 내용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야권 성향의 유권자들은 지금 대부분 2012년에 정권이 교체되기를 바라고, 진보정치가 우리사회에 뿌리내리기를 바랄텐데, 그렇게 해보자는 위 두 운동이 생각보다 별 호응을 이끌어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좋은 일 해보겠다는데 그 동력이 매우 허약합니다. 왜 그럴까요. 답은 간단한 것 같습니다. 바로 민주당이라는 제1야당의 존재를 애써 무시하고 일을 추진하기 때문입니다.


민주당은 진보가 아닌데?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민주당도 진보, 개혁으로 뭉뚱그려져서 생각되는게 현실이죠. 진보세력들이 특히 민주당과의 차별화를 통해 자신들의 진보성을 강화하려고 노력하는데, 그게 일면 타당하기도 하지만, 그런 시도는 결국 현실적으로 민주당도 진보라고 생각하는 상당수 사람들을 자기 편으로 만드는데에는 별로 도움이 안되는 것 같습니다. 그저 원래부터 민주당도 보수여서 무조건 민주당은 지지하지 않는 진보세력 열혈 지지자들을 결속시키는데에만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그리고 야권단일정당론도, 민주당의 존재, 민주당의 현실적인 지지율, 민주당의 지역조직, 민주당의 유력 정치인들을 무시하고 일을 추진하기에, 그 동력이 미약합니다. 민주당 지지율이 25%이상, 나머지 정당들 지지율을 다 합쳐봤자 5~7%정도인데...뭔가 좀 이상하지 않나요? 그나마 10%지지를 받는 유시민이 있기에 야권단일정당론이라는 '론'이 나오기라도 하는 것 같습니다.



ps) 바이커님이 '사회운동으로서의 정치'를 말하시며, 미국의 오바마, 공화당 등의 사례를 들었었죠. 그런데 그 사회운동으로서의 정치라는게, 일시적인 선거 승리, 즉 바람을 일으켜서 한두번 이기는 것은 가능해도, 그 사회운동 현실 정치 속에서 노선과 정책으로 현실화, 정치화, 정책화되지 않으면 약발이 오래가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사회운동과 현실 정치에서의 정당정치, 대의정치는 별로 아귀가 맞아 돌아가지도 않는 것 같아요. 게다가 오히려 티파티 운동의 득세를 보면, 단순 무식한 '미국의 가치' 같은 것을 강조하는 보수, 우익이 사회운동으로서의 정치라는 것을 해나가면서 득보는게 많을 것 같아요.

진보대연합론, 야권단일정당론도 어떻게 보면 '사회운동'으로서의 정치죠. 90년대부터 꾸준히 나왔던 '제대로 된 정당만들기 운동'의 연장선상인데, 별로 영양가 있는 사회운동같지는 않습니다. 기존 정당구조를 '척결대상'으로 보고 결국 정당파괴, 현실의 대의구조에 대한 불인정이 전제되어 있는 사회운동이기에, 제도 정상화를 위한 제도 파괴운동이지만, 너무 비용도 많이 들고, 운동의 주체들도 자기들이 뭘 하고자 하는지 개념정립도 안된 상태이고, 현실 정치라는게 호락호락하지 않고, 각종 이해관계, 권력 등등 걸린게 너무 많아서 에너지만 낭비되는 것 같습니다. 최장집 교수가 항상 강조하듯, 운동으로서의 정치가 정당정치, 대의정치로 제도화되지 않으면 안정적인 민주주의 정치로 발전하기 어려운 것 같습니다. 파시즘이 민주주의 사회에서 광범위한 대중운동을 통한 대중동원을 통해 발생하는 것처럼 오히려 운동으로서의 정치는 '민주화'이후에는 보수, 우파가 써먹기에 알맞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드네요. 오바마가 노바마가 되어버리고 예스 위 캔이 노 위 캔낫이 되어버리는...미국의 가치에 오바마는 안맞는다라는 그저 선동뿐인 주장이 쉽게 받아들여지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