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mputer는 원래 사칙연산을 비롯한 계산을 하는 기계(또는 사람)를 뜻했다. 하지만 electronic computer가 발명된 이후로 옛날에는 계산이라고 부르지 않았던 온갖 것들을 처리하는 기계가 되었다. computation이라는 단어의 의미가 변해서 이제 computer science 또는 theory of computation을 공부하는 사람들에게 computation은 정보 처리(information processing)와 거의 동의어가 되었다.

 

A computer is a programmable machine that receives input, stores and manipulates data, and provides output in a useful format.

http://en.wikipedia.org/wiki/Computer

 

Computer science or computing science (sometimes abbreviated CS) is the study of the theoretical foundations of information and computation, and of practical techniques for their implementation and application in computer systems.

http://en.wikipedia.org/wiki/Computer_science

 

The theory of computation or computer theory is the branch of computer science and mathematics that deals with whether and how efficiently problems can be solved on a model of computation, using an algorithm. The field is divided into two major branches: computability theory and complexity theory, but both branches deal with formal models of computation.

http://en.wikipedia.org/wiki/Theory_of_computation

 

 

 

한국에서 computer를 보통 번역하지 않고 그냥 컴퓨터라고 표기한다. 나도 그렇게 표기해왔다. 그러다가 우리 글 바로 쓰기(이오덕, 5)』와 『번역의 공격과 수비(안정효)』를 읽으면서 생각이 변했다. 쉽게 번역할 수 있는 단어는 우리말로 번역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그렇다면 어떻게 번역할 것인가? 그나마 가장 널리 쓰는 번역어는 전자 계산기로 보인다. 한자어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은 셈틀이라는 번역어를 제안하기도 했다.

 

 

 

나는 전자 계산기라는 번역어는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현재 사실상 모든 computerelectronic computer이기 때문에 일상 생활에서는 그 둘을 구분하지 않아도 별 상관이 없다. 하지만 computerelectronic computer는 엄밀히 말해 서로 다른 개념이다. computer 중에는 mechanical computer도 있기 때문이다.

 

A mechanical computer is a computer built from mechanical components such as levers and gears, rather than electronic components.

http://en.wikipedia.org/wiki/Mechanical_computer

 

내가 이 글을 쓰면서 염두에 두고 있는 것은 프로그래밍, 인지 과학, 진화 심리학 등의 분야를 다루는 학술 번역인데 학술 번역에서는 되도록 엄밀해야 한다.

 

그래서 나는 computer계산기(計算機)로 번역하기로 했다.

 

 

 

내가 이전에 계산기라는 번역어를 꺼린 데에는 컴퓨터라는 표기가 한국에서 아주 널리 쓰이고 있다는 이유 말고도 한 가지 이유가 더 있었다. 한국에서 calculator가 보통 계산기라고 번역된다. 그리고 엄밀히 말해 computercalculator는 서로 다르다.

 

A calculator is a small (often pocket-sized), usually inexpensive electronic device used to perform the basic operations of arithmetic.

http://en.wikipedia.org/wiki/Calculator

 

나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calculator산술기(算術機)로 구분하여 번역하기로 했다. computer계산기로 번역하고, computercalculator를 구분해서 번역하기 위해서는 그런 어색한 번역어를 사용할 수 밖에 없어 보인다.

 

 

 

셈틀이라는 번역어가 일상 용어로는 꿀릴 것이 하나도 없지만 학술 용어로는 문제가 있다. 왜냐하면 computation계산이라고 번역하고, theory of computation계산 이론이라고 번역하는 관행이 이미 자리를 잡았기 때문이다. 누군가 순수한 우리말을 지극히 사랑해서 computation이라고 번역하고, theory of computation셈 이론이라고 번역하고, computer셈틀이라고 번역하겠다고 고집을 부린다면 나도 할 말은 없다. 이오덕 씨가 이런 문제에 대해 생각했다면 그런 주장을 했을지도 모르겠다.

 

 

 

computation연산이라고 번역하는 사람도 있는데 프로그래밍을 하는 사람들은 operator를 보통 연산자로 번역한다.

 

 

 

나의 제안을 정리해 보자:

 

computer ---> 계산기

computing machine ---> 계산 기계

electronic computer ---> 전자() 계산기

mechanical computer ---> 기계() 계산기

computer science ---> 계산기 과학

computer programming ---> 계산기 프로그래밍

computation ---> 계산

theory of computation ---> 계산 이론

calculation ---> 산술

calculator ---> 산술기

operation ---> 연산(물론 프로그래밍 용어일 때를 말한다)

operator ---> 연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