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김대중과 소설 [대망] 속의 주인공 도꾸가와 이에야스는 여러 모로 닮았습니다.

2. 도꾸가와 이에야스는 전국시대의 피해자로서 평화에 대한 비원을 갖고 평생을 살았습니다. 평화라는 대의를 위해서 간혹 남들이 이해하기엔 어려운 언행을 보입니다. 도꾸가와 이에야스의 오래 된 욕망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은 그의 진의가 어디에 있는지 이해하기 어려울 겁니다.

3. 한편 김대중은 상식과 민주화와 평화통일에 대한 오래 된 욕망을 갖고 평생을 살았습니다. 김대중이 생각하는 상식이 내린 추론이 민주화운동과 평화통일정책이고, 김대중은 이 세 가지 오래 된 욕망을 죽을 때까지 버리지 않고 살았습니다. 고문도 사형선고도 그의 오래 된 욕망을 꺾지 못했습니다. 온갖 부귀영화의 유혹도 그의 오래 된 욕망을 억제하지 못했습니다.

4. 노무현 역시 오래 된 욕망을 갖고 있었습니다. 노무현의 오래 된 욕망은 '상식'대로 굴러가는 세상입니다. 노무현의 오래 된 욕망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은 그의 언행을 정확하게 이해할 수 없고, 자기 편리할 대로 해석하게 됩니다. 노무현은 왜 그리 고집스러웠을까, 노무현은 왜 그리 했을까 이해하려면 노무현의 오래 된 욕망을 이해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5. 여러분은 공평하고 공정한 것을 바라면서 살지 않습니까? 그 욕망은 어렸을 때부터 갖고 있던 오래 된 욕망이 아닙니까? 만약 그렇다면 여러분은 아마 개혁을 지지하거나 진보를 지지하는 사람일 겁니다.

6. 그러나 이 세상에는 공평하고 공정한 것을 바라지 않고 사는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들의 욕망은 어렸을 때부터 갖고 있던 오래 된 욕망입니다. 그들은 보수를 자처하고 지지하는 사람일 겁니다. 그들에게는 공평하고 공정한 것을 바라지 않는 오래 된 욕망이 있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온갖 부정부패를 보면서도 한나라당을 적극 지지할 수 있습니다.

7.  서로 다른 오래 된 욕망을 갖고 살기 때문에 서로 다른 결론 서로 다른 길을 따라 살아갑니다. 보수가 독재정권에 맞서서 싸우지 않은 것은 이 오래 된 욕망을 빼면 도무지 이해할 수 없을 겁니다. 친일부역자들은 독립운동가와는 다른 오래 된 욕망을 갖고 있었을 겁니다. 그 오래 된 욕망이 그들의 삶과 언행을 만들었습니다. 

8. 오래 된 욕망을 때로는 버릴 필요가 있습니다. 오래 된 욕망에 휘둘려서 사는 것보다는 욕망을 버리는 편이 더 나은 결과를 낳기 때문입니다. 여러분의 인생을 한 번 되돌아 보십시오. 오래 된 욕망이 각자 몇 개는 있을 겁니다. 그 오래 된 욕망을 평가해 보십시오. 자신의 인생에 도움이 되었다면 계속 갖고 살아도 좋습니다. 하지만, 매번 손해보았다거나 사회생활을 어렵게 했다면, 버릴 것인지 말 것인지를 새로 결정해야 할 겁니다.

9. 저는 어렸을 적에 [소공자], [소공녀], [비밀의 화원] 같은 동화를 읽었습니다. 기독교집안에서 자랐기 때문에 '선한 사마리아인 이웃'에 대한 이야기를 알고 있었습니다. 이 동화와 성경 교리가 제게 한 가지 욕망을 생기게 했습니다. '다른 사람을 돕고 싶어하는 욕망'입니다. 이 오래 된 욕망이 제 인생을 얼마나 뒤흔들어 왔는지 모릅니다. 이제 이런 오래 된 욕망을 버릴 때가 왔고, 버리기로 했습니다. 그러자 무거운 짐을 내려 놓은 것처럼 자유로와지더군요. ^ ^

10. 저는 어렸을 적에 [삼국지]며 이런 저런 얘기를 읽었습니다. 그 결과 '나쁜 놈이 되지 말자, 정의로운 사람이 되자 하는 욕망'이 생겼습니다. 이 오래 된 욕망 역시 제 인생을 얼마나 뒤흔들어 왔는지 모릅니다. 남이 보든 안 보든 정의에 따라 살겠다는 결벽증 같은 것이 생겼습니다. 이 오래 된 욕망을 갖지 않은 사람들을 볼 때마다 왜 저렇게 사는지 도무지 이해를 못 했습니다. 그들은 이런 오래 된 욕망이 없다는 것을 몰랐기 때문에 그들의 언행이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았던 겁니다. 저는 이제 전여옥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 ^

11. 노무현을 생각하면 그 역시 저와 비슷한 오래 된 욕망에 휘둘리면서 살았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정의, 상식, 공정, 공평을 바라는 사람들이 노무현의 말과 행동에 열광했던 것도 이제는 잘 설명할 수 있습니다. 개혁적인 사람들이 바라는 것-그들의 오래 된 욕망을 노무현이 언행으로 보여줬기 때문에 열광했다는 것을요..... (정동영은 그런 점이 부족해서 열렬한 지지를 못 얻었죠.)

12. 친노신당을 만들겠다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노무현이 보여줬던 그 오래 된 욕망을 재현해서 이것으로 뭔가를 이뤄보겠다고 하는 사람들입니다. 오래 된 욕망을 보여주는 것만으로는 아무래도 부족할 것 같습니다. 열린우리당의 실패가 학습효과를 낼 것 같고, 노무현을 대신할 만한 사람이 보이지 않습니다. 차라리 그들이 가진 오래 된 욕망을 버리고, 민주당으로 들어와서 힘을 합치는 편이 더 나을 것 같습니다. 오래 된 욕망을 버리느냐 마느냐에 따라 그들의 진로가 달라질 것입니다.

13. 이런저런 얘기를 두서 없이 했기 때문에 메인게시판으로 안 가고 자유게시판에 글을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