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개정 과정에서 ‘의 죄 및’이라는 자구가 빠지면서 강간치사상 역시 흉기 소지나 2인 이상이 저지른 경우에만 특강법으로 처벌받게 된 것이다. 따라서 흉기를 쓰지 않고 혼자서 범죄를 저지른 김씨는 특강법 적용 대상에서 빠지게 된다.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011120255295&code=940301

1.
형벌규정이나 재산권을 박탈하는 것처럼 기본권제한 법률이라서 법원으로서도 어쩔 수 없는 상황이군요. 법률이야 신속히 개정하면 판례도 다시 바뀌겠지만, 저 사건의 당사자(피해자)는 얼마나 어이가 없을런지. 가해자가 운이 좋은 건지. 형법 해석에서 '흉기나 그 밖의 위험한 물건을 휴대하거나 2명 이상이 합동하여 범한'이란 수식어처럼 그 구절이 어디까지 수식하는지 논란이 되는 경우가 종종 있죠.

형법 제170조(실화죄)에서 '과실로 인하여 자기 소유에 속하는 제166조 또는 제167조에 기재한 물건을 소훼하여 공공의 위험을 발생하게 한 자'를 처벌하는데, 대법원 다수의견(대법원 1994.12.20. 선고 94모32 전원합의체 결정)은 제166조에 기재한 물건(건조물, 기차, 전차, 자동차, 선박, 항공기, 광갱)은 자기소유 물건만 의미하며, 제167조에 기재한 물건(그 밖의 물건)은 자기소유, 타인소유를 불문한다고 결정했습니다. 이에 반해 대법관 4명의 반대의견은 제166조, 제167조 모두 '자기 소유'이어야 한다는 것이구요.

피고인은 3월경 타인의 사과나무밭에서 담뱃불을 붙이려다 바람이 불자 마른 풀을 모아 담뱃불을 붙인 뒤 제대로 끄지 않고 자리를 떠났는데, 그 불이 사과나무에 옮겨 붙어, 실화죄로 기소된 것. 이 사람은 대법원 다수의견에 따라 '타인 소유의 제167조에 기재한 물건을 과실로 태웠다'하여 형사처벌되었습니다. 반대의견에 따르면 무죄이고 민사 배상책임만. (1심은 그러한 행위가 진실이어도 형법상 범죄가 되지 않는다며 공소기각했습니다.)

2.
이번 사건은 국회의 입법상의 과실을 이유로 국가배상청구라도 받아줘야 하지 않을지. 현행법과 판례에 따르면 입법행위나 입법부작위도 국가배상법상의 '공무원의 직무행위'에 해당하여 배상사유가 되기는 하는데, 판례가 헌법에 명백히 위배되는 입법이라는 사정이 없다면 배상책임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태도를 취하고 있네요. 국민들이 국회의원이나 법원의 잘못을 법적으로 추궁하는 것을 달가워할리가 없죠.

3.
이 글 제목은 '황당한 법개정, (일찍) 풀려나는 강간범'이 적절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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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 vote. What does that mean? It means that we choose between two bodies of real, though not avowed, autocrats; We choose between Tweedledum and Tweedled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