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크로 서버 문제가 생기기 전에 시닉스님이 '갈수록 진보들의 문화적 감각이 구려진다'라고 하신적이 있습니다. 딴지일보의 인터뷰들이 예전만 못한 것, 한겨레의 기사뿐만 아니라 칼럼까지 포함해서 전반적인 수준이 예전만 못한 느낌이 드는 등...저만 그렇게 느낀 것이 아닌 것 같아서 매우 안타까웠습니다.

길게 쓰기에는 제가 잘 아는 분야도 아니고, 사실 주관적이고 상대적인 것이어서 뭐라 단정짓기 뭐해서 그냥 짧게 쓰려 하는데요.

예전에 프레시안의 이 기사를 보고, 진보가 젊은 문화코드(요렇게 표현해도 될런지 모르겠으나)와 공감이 잘 안되는구나 하고 느꼈습니다.

http://www.pressian.com/article/article.asp?article_num=60100919154859&section=03
""오세훈이 가장 세련
좌담을 진행하던 중 "여야를 막론하고 가장 세련돼 보이는 정치인 한 명을 꼽아들라"고 돌발 질문을 던졌다. '공정성'을 기하기 위해 자기 당은 빼고 타 당에서 꼽자는 의견이 있었으나, 그냥 자유롭게 얘기하기로 했다. 그런데 놀랍게도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 당원이 오세훈 서울시장을 꼽았다.

추성호 : 가치관의 문제를 떠나서 정치인으로서의 행보나 이미지 구축 면에서 세련됐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오세훈 서울시장이다. 일을 할 때, 일을 폼 나고, 세련되게 하는 걸 좋아한다. 호불호를 떠나서 오세훈 시장은 세련됐다.

이기중 : 오세훈 서울시장이 세련됐다는 의견에 동의한다. 이번 선거에 나갈 때 이미지를 어떻게 잡을까를 고민하다 오세훈 서울시장을 생각했다. 일단 외모라든가 그런 부분에서 풍기는 이미지가 좋다. 토론에서 말을 할 때도 차분하게 하는 이미지가 있다. 이미지만 놓고 봤을 때는 단연 으뜸이다.

프레시안 : 오세훈과 한명숙 두 사람의 세련됨에 어떤 차이를 가지고 있을까.

이관수 : 오 시장은 일하는 젊은 후보였다. 점퍼 차림으로 사진을 찍고, 헤어도 짧게 쳐서 젊게 보이도록 했다. 한명숙은 엄마 같은 포근함을 가지고 있다. 지켜줄 거 같고 일반 서민과 다르지 않은 모습을 보여줬다. 그래서 친 서민 정책을 펼칠 수 있을 거 같다는 신뢰를 줬다.

추성호 : 오세훈 시장은 굉장히 여성적이라고 생각한다. 여성 표를 많이 얻었을 것이다. 공약도 그렇다. '여성이 행복한 서울을 만든다' 등 젊은 여성들을 공략하는 정책들을 많이 진행하고 있다. 일을 매끄럽게 해온 셈이다. 반면 한명숙 전 총리의 매력은 세련됨보단 진정성에 가깝다. 인간적인 소탈함과 불의에 맞서 싸우는 이미지가 있다. 서로의 이미지가 상반된 거 같다. 결과적으로는 아쉬운 결과가 나왔지만. 두 분의 이미지 차이는 그런 게 있다.""



오세훈을 '오명박'으로 '비하'하고, '강남시장'이라고 조롱하고, 더 나아가 강남 땅투기꾼 아줌마들의 시장이라고 조롱하며 키득대는 것이 현재 진보세력이 오세훈을 대하는 태도입니다. 낙지파동, 광화문 스키점프대 사건, 광화문 광장문제, 기타 각종 예산문제 등을 거론하며 그를 '보여주기식' 전시행정에만 치중하는 시장으로 바라보고, 오세훈 시정의 핵심인 '디자인 서울'도 역시 전시행정, 쓸데없는 짓으로 바라보며, 오세훈은 잘생긴 얼굴빨만 있는 정치인으로 치부합니다.

저 역시 오세훈의 여러 정책에 찬성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기본적으로 오세훈은 한나라당 소속이기에 절대 오세훈을 지지하는 일은 없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저는 오세훈에게서 한나라당의 스테레오타입을 느끼지 못합니다. 오히려 오세훈에게서 젊은 감각, 세련됨, 신선함, 능력, 쿨함, 비전있음을 느낍니다(실제 그가 그렇다는게 아니라). 거기다 어떻게 들리실지 모르지만, 오세훈의 디자인 서울에 대해서 기본적으로 저는 거부감을 가지지 않는 정도가 아니라 솔직히 굉장히 끌립니다. 구체적으로 동대문 운동장 다 부시고, 보상 제대로 안하고, 피맛골 다 없애는 등 마음에 완전히 들지는 않지만, 큰 방향을 보면 틀리다고 보기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저만 그렇게 생각하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오세훈 부인이 문화예쑬계 쪽에서 일하고, 굉장히 똑똑해서 특히 문화, 디자인쪽에 오세훈이 관심을 가지는 것 같기도 한데, 어쨌든 오세훈의 행동, 말, 과거 직업(변호사), 환경권을 실질적 권리로 인정받는 판례를 처음 남긴 것, 깔끔하고 잘생긴 마스크, 그의 부인의 이력 등등이 종합되어서 오세훈의 이미지와 캐릭터는 상당히 괜찮습니다.

6.2지방선거 때 거의 '묻지마 교체'식으로 이루어진 선거상황에서도 오세훈이 만만찮은 한명숙을 이긴 것, 특히 구청장, 시의원 다 완패하고도 시장선거에서 이긴 것을 보면 오세훈을 강남시장정도로 폄하하거나, 오명박, 얼굴빨로 먹고사는놈 정도로 얕잡아보면 안되고, 오히려 오세훈이 가지고 있는 이미지를 경계해야하는데도, 프레시안을 비롯한 진보세력의 전반적인 오세훈에 대한 태도는 '얕봄'입니다.



왜 그런지는 모르겠습니다. 사실 강금실보다도 더 세련된 이미지를 가진 사람이 오세훈이라고까지 생각하는 저이기에, 더더욱 진보세력의 오세훈에 대한 태도는 감을 잡지 못하겠습니다. 잠재력 많은 보수세력의 정치인을 의도적으로 무시하는 것인지도 모르겠으나, 대학생들이 오세훈을 가장 세련됐다고 하는 것에 '놀랐다'라고 표현한 것을 보면, 꼭 그런 것 같지도 않고..



그냥 제가 느낀 점은, 현재 우리 진보세력은 조덕배, 김광석, 김현식, 이문세, 변진섭, 그리고 유희열, 015B의 정서, 코드를 가지고 세상을 바라보는 것 같습니다. 갈색 파스텔톤이나 가을낙엽의 느낌(???)...이라고 해야할까요...세련되기는 했는데 뭔가 올디하죠.

Jay-Z의 Empire State of Mind에 몸을 흔들고, 카니예 웨스트, 마룬5, 포크여도 비트감 환상적인 제이슨 므라즈를 찾는, 한국뮤지션이라면...딱 누가 떠오르지는 않는데, 브로콜리 너마저, 루시드폴 류가 바로 세련(매우 주관적입니다)된 코드인데, 이 코드를 쿨하다가 진보세력들도 맞장구는 치지만, 공감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전자의 코드의 대표적인 정치인이 노무현인것 같네요...그리고 여타 진보적 정치인들이 모조리 거기에 포함되는 것 같고요...아무리 아이패드로 트위터를 한다해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