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이물님이 단 댓글을 보다보니 생각이 나서 끄적거려 봅니다.

어느나라나 마찬가지로 대학원생의 경우 그냥 학생으로만 보기에는 약간 어정쩡한 구석이 있습니다. 그건 보통 대학원과정에 있는 동안 TA나 RA와 같이 학교에서 일을 하고 그 댓가로 임금을 받는 형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미국내 대학원생들의 경우 그들을 임금노동자로 규정을 하고 노조를 결성하려고 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크게 활동적이지는 않았습니다만 노조 결성 노력은 여러 학교들에서 어느 정도는 있어왔습니다.

그러다가 90년대 중반 클린턴이 지명한 National Labor Relations Board에서 2000년 오랫동안의 해석과는 반대로 TA와 RA의 경우에 National Labor Relation Act에 의해서 학생이 아니라 노동자로 규정된다고 해석을 내렸습니다. 그러면서 여러 학교들에서 대학원생들이 노조를 조직하려는 노력이 있었고, 결과로 New York University에서 최초로 대학원생 노조가 결성이 되어서 인정을 받았으며 캘리포니아 주립대 대학원생들 워싱턴 주립대, 일리노이 주립대등에서 대학원생들 노조가 결성되고 학교에서 협상 상대로 인정이 되었습니다. 그렇지만 이 해석도 부시가 지명한 NLRB에 의해서 몇 년 후에 다시 파기되는 바람에 학교와 협상이 가능했던 학교들의 대학원생 노조는 다시 학교에서 외면을 받는 처지에 이르르게 되었습니다.

어째든 제가 다녔던 학교도 90년대 초에 대학원생 노조를 결성하기 위한 노력이 있었고, 상당히 공격적으로 멤버를 모집하러 다니곤 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대학원에 입학허가를 받고 여름에 학교 아파트에서 낯선 나라에서 생존하기 위해서 고생하고 있을때 리크루팅을 하러 왔더군요. 나름 공감하는 것도 있고 해서 일단 가입을 했습니다. 가입은 했지만, 살아가기도 바쁜 마당에 활동같은걸 할만한 마음의 여유는 없이 이리저리 시간은 지나갔습니다. 그러다가 몇 년 지났는데, 대학원생들 파업이 계획이 되었습니다. 몇 가지 이슈들이 있었는데, 대략 우리를 노조로 인정해서 협상의 대상으로 인정해 줄것과 더불어 대학원생들의 복지에 대한 요구사항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저의 경우에는 수업을 가르치거나 하는건 없이 랩에서 실험을 하는 상황이었고, 지도 교수가 이런 문제에 대해서 이해를 많이 해주는 상황이었기때문에 별 문제는 없었지만, TA의 경우에는 좀 어려운 상황이 있기는 했을것 같았습니다. 뭐, 어째든 파업에 나갔습니다. 날씨는 너무나 춥고 눈이 오는 날이었는데, 일단 파업에 참여하는 사람들은 지정된 장소에 나가서 신고를 하고, 일정 인원씩 묶어서 적당한 장소에 나가서 계속 걸어다녀야 했습니다. 서 있으면 곤란... 그러다가 점심때가 되면 지정된 장소로 가서 점심으로 빵하나 얻어먹고 다시 지정된 장소로 가서 피켓을 들고 계속 빙글빙글 돌면서 구호 외치기. 경찰은 주변에서 교통 정리 해 주고, 가끔 근처에 오면 학생들이랑 농담따먹기 하고 좀 놀다가는 다시 교통정리를 하더군요. 그렇게 일주일짜리 파업이 끝나고 일상으로 돌아갔습니다.



당시 사진은 제가 찍은게 없어서 웹을 뒤져보니 위의 사진이 당시 사진같아 보이기는 하는데...

제 모교에서는 대학원생 노조를 결성하기 위한 노력이 거의 20년이 되어가는데 아직도 노조로 인정을 받지 못하고 있지만 계속 새로 들어오는 학생들에 의해서 여전히 그 조직은 운영이 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들이 노조 결성에 실패했기 때문에 그 동안 그들이 대학원생에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았느냐 하면 그건 아니라는 생각입니다. 그들이 그런 운동을 하는 동안 상당히 많은 것들이 좋아졌습니다. 예를들어 제가 입학하던 해에는 박사과정의 경우에 혼자인 경우에 의료보험 전액지원 가족은 절반을 지원하는걸로 바뀌었습니다. 그리고 이후로도 인문계의 경우에는 여름에는 지원이 없었느느데 지원도 많이 늘었을뿐 아니라 말년차 논문만 남겨둔 상황에서 지원이 끊어지는 일이 없도록 도움을 주도록 바뀌었습니다. 나중에는 그리 좋은 보험은 아니지만 치과보험도 지원을 하기로 결정이 되어졌습니다. 물론 학교에서는 몇 몇 비교대상이 되는 학교들과 비슷한 수준으로 복지를 맞춰주려고 해서 그렇게 되었다고 주장을 합니다만, 단순히 그것만은 아니라 그런 압력역시 중요한 요인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그냥 있는데 저절로 떨어지는건 없다는 생각입니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필요하다면 나서야 하는게 아닌가 합니다.

이 파업 이외에 학교에서 일하는 노동자들 파업이 있었는데, 당시 대학원생들이 동조 파업을 한 일이 있습니다. 이때는 정신이 좀 있어서 사진을 찍어둔게 있는데 다음 기회에 그 사진들을 올려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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