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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릎팍도사 한비야편을 보고 떠오른 한 목사님
몇일전 무릎팍도사 '한비야'편을 시청했습니다.
이미 많은 분들이 다양한 시청소감을 남겨주셨습니다. 오지탐험의 신기함, 바람의 딸의 파란만장한 삶... 등등...
그러다가 한비야씨가 케냐 북부에서 경험한 '엄마등에 업혀온 한 아이'의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그 얘기를 듣는 순간 제 기억은 거의 10년전 멤피스에서 아틀란타를 달리던 제 고물 자동차 속으로 옮겨갑니다. 멤피스는 주변에 적당한 기도원이 없기에 3박4일 작정으로 아틀란타 북쪽에 있던 한 기도원을 향해 운전을 하고 있었죠. 마침 교회 후배 부부가 빌려준 김진홍 목사님의 강연집 테이프를 들으며 말이죠. 그 테이프가 녹음된 당시만해도 김진홍 목사님은 도시 빈민 선교로 많은 젊은 크리스쳔들 가슴에 예수 사랑과 양심의 등불로 존경을 받던 분이었습니다.
강연내용중에 이런 부분이 있었습니다.
김진홍 목사님이 청계천에서 활빈교회를 하시던 시절은 지금같은 의료보험이란 것이 없던 시절이죠. 따라서 빈민들이 아파서 병원을 찾아가도 병원에서 치료비를 가져오지 않으면 아예 입원조차 시켜주지 않던 시절입니다. 활빈교회 교인 하나가 사경을 헤매게 되자 등에 아주머니를 업고 병원마다 찾아갑니다. 당연히(?) 문전박대를 당하죠.
"내가 목사다. 일단 입원만 시켜주면 내가 무슨 수를 써서라도 입원비는 마련해 오겠다. 입원을 좀 먼저 시켜달라"
이런 김진홍 목사님의 절규에도 당시 병원 어느곳도 목사님 등에 엎혀있는 아주머니를 받아주는 곳은 없었습니다. 아침부터 환자를 등에 엎고 하루종일 병원을 전전한 목사님도 지치셨겠죠. 저녁무렵에는 본인 힘도 딸리기도 하셨지만, 등에 업혀있던 아주머니께서 목사님 등에 바짝 업히지 못하고 자꾸만 목을 뒤로 제치시더랍니다. 처음에는 힘이 딸려서 그러나보다 하다나 나중에는
"나도 힘들어 죽겠는데 이 아주머니가?" 하는 생각이 들어 길바닥에 확~~ 내동댕이 치고 화를 냈는데..... 그런데 보니까 아침까지 살아 있던 그 빈민 아주머니가 이미 숨이 끊긴 상태였다고 합니다.
그 모습을 보며.. 사람이 죽을 때, 한마디라도 하고 죽을텐데... 자기때문에 아침부터 저렇게 고생하는 목사님 보기에 미안했는지 목사등에서 한마디 말도 못하고 죽은 그 빈민 아주머니가 너무나 불쌍하기도 하고, 그 당시 사회가 너무나 밉기도 해서...
"차라리 이런 세상 망해 버려라!"고 소리쳤다는 장면이 나오죠.
그때가 70년대 초반...한창 박정희 전대통령의 독재가 무르익어(?)가던 시기죠. 결국 유신이 선포되자 김진홍 목사님은 여기에 격렬히 저항했고 옥고도 치루셨죠.
이렇게 여기까지만 제 기억력이나 생각이 미치면, 한 시기 그래도 한비야씨가 이국땅에서 저렇게 난민들을 위해 고생하듯이 우리나라에 많은 빈민들이 고생하던 시기에 하나님의 뜻을 펼치던 좋은 목사님이 계셨구나... 하는 결말을 맺을 수 있을텐데... 아쉽게도 제 기억은 거기에서 멈추지를 않습니다.
이후 김진홍 목사님은 많은 변신을 해서 2005년 뉴라이트 상임이사를 하게되고 이후 이명박 대통령 후보 지지를 포함한 다양한 보수적 행보를 걷게 됩니다.
이명박 후보 지지 특별기도회의 김진홍 목사 (사진출처)
한비야씨가 했던 저 마지막 코멘트...
"손을 잡아줄 수 있다는 것이 다행이다."
"어려움을 옆에서 나누는 것도 한 역할"
이런 언급이 아직도 필요한 사람들이 수두룩한 것이 우리사회입니다. 아직도 청년시절 김진홍 목사님같은 목회가 여전히 필요한 대한민국인데.... 이제는 대한민국의 교회들이 너무 빈자와 약자편에서 멀리 떨어져있는 것은 아닌지하는 염려를 금할 길이 없었습니다.
2009.08.24 05:05:09
저도 한비야씨를 보면 두 목사가 생각납니다.
지금은 월드비전의 이사장이 바뀌었는 지 모르겠지만, 금란교회에서 쓰나미로 돌아가신 분들이 방탕해서 그런 거라고 악담을 해대던 김홍도의 형 김선도(광림교회 세습한 점을 김홍도가 배워서 금란교회를 세습하려다 문제되었죠). 김선도는 촛불문화제에 악담 퍼부은 목사중의 하나이기도 하구요.
월드비전의 전신인 한국선명회에서 청춘을 보내고 국제옥수수재단이란 곳에서 봉사활동과 전도를 함께 하셨던 왕상원 목사(지금도 하시는지 모르겠지만...). 왕상원 목사님은 주위의 모든 사람이 저사람(글쓴이, 불교신자)을 개종시키라고 했던 때에도 '종교란 강요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고 하셨던 분입니다.
월드비전에서 실무를 다루고, 온갖 아이디어로 전도가 아닌 봉사를 앞세운 활동을 하셨지요. 늘 검소하고도 타의 모범이셨던 분입니다. 그런 분들은 나오게 되더군요.
제 아내는 월드비전을 통해 몇해동안 아프리카에 후원금을 보냈습니다. 저도 결혼 전 지지했지요. 나중에 김선도가 이사장이고, 그가 기름낀 얼굴로 자신의 이력에 월드비전 이사장이란 직함을 걸고 다닌다는 사실을 견딜 수 없어 우린 상의 끝에 다른 단체를 통해 다른 나라 사람을 돕기로 했습니다.
월드비전을 볼 때마다 김선도, 세습, 뉴라이트, 개기름, 한비야, 긴급구호, 왕상원, 굶주림, 아프리카 등이 교차해서 상당히 헷갈립니다.
세상이 그런 것같습니다...ㅠㅠ
모순덩어리...
지금은 월드비전의 이사장이 바뀌었는 지 모르겠지만, 금란교회에서 쓰나미로 돌아가신 분들이 방탕해서 그런 거라고 악담을 해대던 김홍도의 형 김선도(광림교회 세습한 점을 김홍도가 배워서 금란교회를 세습하려다 문제되었죠). 김선도는 촛불문화제에 악담 퍼부은 목사중의 하나이기도 하구요.
월드비전의 전신인 한국선명회에서 청춘을 보내고 국제옥수수재단이란 곳에서 봉사활동과 전도를 함께 하셨던 왕상원 목사(지금도 하시는지 모르겠지만...). 왕상원 목사님은 주위의 모든 사람이 저사람(글쓴이, 불교신자)을 개종시키라고 했던 때에도 '종교란 강요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고 하셨던 분입니다.
월드비전에서 실무를 다루고, 온갖 아이디어로 전도가 아닌 봉사를 앞세운 활동을 하셨지요. 늘 검소하고도 타의 모범이셨던 분입니다. 그런 분들은 나오게 되더군요.
제 아내는 월드비전을 통해 몇해동안 아프리카에 후원금을 보냈습니다. 저도 결혼 전 지지했지요. 나중에 김선도가 이사장이고, 그가 기름낀 얼굴로 자신의 이력에 월드비전 이사장이란 직함을 걸고 다닌다는 사실을 견딜 수 없어 우린 상의 끝에 다른 단체를 통해 다른 나라 사람을 돕기로 했습니다.
월드비전을 볼 때마다 김선도, 세습, 뉴라이트, 개기름, 한비야, 긴급구호, 왕상원, 굶주림, 아프리카 등이 교차해서 상당히 헷갈립니다.
세상이 그런 것같습니다...ㅠㅠ
모순덩어리...
2009.08.24 13:11:13
Crete님//
저도 10여년 전에, 모 싸이트에서 알게 되신 독실한 기독교 신자로부터, 김진홍 목사님의 테이프를 받아서 들은 적이 있습니다.
그것을 전해 주신 분이, 장애인들을 데리고 살면서 동고동락하시기에 너무나 훌륭하다 싶어, 그분이 전해주시길래 아무 생각없이 들었습니다. 요즘 저분이 저런 행동을 하시는 것을 보니, 제 귀를 씻어내고 싶더군요.
물론 사람이야 얼마든지 변할 수 있겠지만, 변해도 이리 못되게 변할 수가 있나 싶었습니다.
요새, 그 분 테이프를 보내주셨던 분께 따져묻고 싶은 심정이 들더라구요.
아무튼... 그 여성 분이 같이 데리고 있는 장애인의 먹다남은 밥을 먹는 것을 보고 참 감동했었습니다만...
아, 예수님의 사랑이 이런 것인가 했었는데...
지금은 어떤 마음으로 사시는지 궁금해집니다!
^___^
저도 10여년 전에, 모 싸이트에서 알게 되신 독실한 기독교 신자로부터, 김진홍 목사님의 테이프를 받아서 들은 적이 있습니다.
그것을 전해 주신 분이, 장애인들을 데리고 살면서 동고동락하시기에 너무나 훌륭하다 싶어, 그분이 전해주시길래 아무 생각없이 들었습니다. 요즘 저분이 저런 행동을 하시는 것을 보니, 제 귀를 씻어내고 싶더군요.
물론 사람이야 얼마든지 변할 수 있겠지만, 변해도 이리 못되게 변할 수가 있나 싶었습니다.
요새, 그 분 테이프를 보내주셨던 분께 따져묻고 싶은 심정이 들더라구요.
아무튼... 그 여성 분이 같이 데리고 있는 장애인의 먹다남은 밥을 먹는 것을 보고 참 감동했었습니다만...
아, 예수님의 사랑이 이런 것인가 했었는데...
지금은 어떤 마음으로 사시는지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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