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간의 화제가 되는 슈퍼스타k를 보며 인상적인 것은 진행을 맡은 김성주였습니다. 김성주는 월드컵 중계로 촉망받는 아나운서로 잘 나갔지만 프리랜서 선언 이후 회사에서는 당연히 퇴출당하고 다른 방송국에서도 써주는데가 없어서 사실상 백수 상태였지요. 그런데 최근 들어월드컵 직후 못지 않게 여기저기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습니다. 슈퍼스타k말고도 화성인 바이러스라는 프로에서도 진행을 맡고 있지요.

김성주가 프리랜서 선언 이후 백수가 된 이유는 친정 회사인 mbc를 배반했다는 대중의 비난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웃기죠. 김성주가 mbc에게서 무슨 은혜를 얻은것도 아니고, 수백대 일의 경쟁률을 뚫고 회사에 들어와 자신의 진행 능력으로 인기를 얻고 지명도를 높여, 더 큰 돈을 벌기 위해 안정된 직장을 떄려치운다는데, 도데체 거기에 대해 왈가왈부할 이유가 없는거거든요.

방송국과 아나운서에게 "배반"이라는 개념을 들이대는 대중의 반응 밑바닥에는, 방송사로 대표되는 안정적인 기업조직 그리고 종신 고용이 대표하는 포디즘적 경제 구조가, 프리랜서와 단기 계약으로 대표되는 포스트 포디즘으로 대체되는 사회 패러다임의 변화에 대한 불안이 깔려 있다고 봅니다. 포스트 포디즘에 대한 이해와 경험이 없으니, 그 체제의 생산성이나 운영 구조에 대해 신뢰할수 없는 거고, 그래서 그 구조에 진입하려는 개인들은 돈만 쫒고 생산적인 일은 못하는 인간들로 이해되는 거죠.

그런데 제가 김성주의 입장이 되서 생각해 보면, 막상 그 방송국이라는 안정된 기업 구조 내부에는, 상당한 비효율과 비합리가 있거든요. 아나운서를 매년마다 몇명씩 뽑고도 정작 써먹는데는 별로 없고, 기자와 달리 아나운서라는 직업의 특성상 전문성을 강화할수 있는데도 한계가 있고, 그러다 보면 나이 4,50넘어서면 전문성도 없이 그냥 회사에 붙어 관리직이나 하고 라디오 정시 뉴스나 진행하는 선배들 처럼 되는거 아닌가 하는 불안감이, 김성주가 위험을 무릎쓰고 프리랜서 선언을 하게 한 이유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단지 돈의 문제가 아니라, 전문성을 강화하고 스스로를 발전시키고자 하는 욕구가, 자신의 능력을 적극적으로 확인할 기회가 있었던 김성주에 이르러서 터져 나온거죠. 그리고 사태는 김성주가 의도한대로 되가고 있죠?

제가 it발전사를 보며 놀란점이 두개가 있습니다. 하나는 아이티 산업의 혁신이, 거의가 미국의 유능한 개인들, 흔히 말해 벤쳐들에 의해 추동되어 왔다는 점이고, 하나는 그 아이티 분야에서의 경이적인 수익률이 미국 산업이 독일과 일본을 능가하도록 해준다는 점이죠. 사실 한국 사회에는 좌우를 불문하고, 회사와 조직노동이 상호 결합한 독일-일본의 산업 구조와 그 생산성을 신뢰하고, 빌게이츠와 스티브 잡스가 대표하는 미국사회의 혁신 의존형, 개인 의존형 산업은 불신하는 고정관념이 있는것 같습니다. 하지만 수익률면에서 산업 피라미드의 꼭대기에는 아이폰, 엑셀등을 생산하는 미국 발 아이티 산업이 존재하죠. 결국 미국이 더 생산성이 높다는 겁니다.

지금도 미국 아이티는 혁신적 개인들이 이끌고 있죠. 혁신적 개인이 잭팟을 터트려 글로벌 거대 기업을 일구어 내고 산업의 지배자로 떠오르는 현상이 지금 거의 20년쨰 반복되고 있습니다. 다른 분야에서는 미국을 이미 능가한 독일과 일본이 유독 최고의 수익률을 자랑하는 혁신형 아이티 산업에서 미국의 반의 반의 반도 못따라가는 이유는 뭘까요? 독일과 일본인들이 미국인보다 멍청해서? 결국 미국 사회에는 최고의 수익률을 내는 산업을 조직하고 운영해내는 어떤 사회적 소프트웨어 시스템이 내장되어 있는것 아닐까요?

포스트 포디즘, 미국 모델을 따라야 한다는 말은 아닙니다. 하지만 냉정하게 생각할 필요가 있다는 거죠. 포스트 포디즘에 대한 거부감이나 생경함이 혹시 그 모델에서 취할수 있는 이익을 우리 스스로 놓치게 되는 꼴은 아닌지 말이죠.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시장 자체는 점점 포스트 포디즘에 적합하게 진화하고 있는데, 우리의 의식과 관념이 거기를 따라가지 못한다면, 이거 문제 아닙니까? 방송국 모델, 삼성 모델만을 추종하고, 모든 조직이 그런쪽을 지향하고 진화하고, 다른 방식의 존재형태가 허용되지 않고 배척되는 사회라면, 문제 아닙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