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일본의 외교분쟁이 잠정적으로 일단락 됐다. 센카쿠 열도 주변의 일본 순시선에 고의로 충돌시킨 중국인 선장에 대한 일본의 구속수사로 인한 중국과의 외교분쟁은 일본이 중국인 선장을 석방시키는 것으로 마무리 됐다. 중국은 오히려 일본에게 사과를 요구하고 있으며 보상청구도 해야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중국과 일본의 이러한 외교분쟁에 대해 ‘17일간 영토전쟁’ 일본, 중국에 백기 (http://news.joins.com/article/aid/2010/09/25/4018857.html?cloc=olink|article|default)와 같은 평가를 대체적으로 내리고 있다.

최근 문정인 교수가 중국의 국제정치 전문가들과 대담한 후 펴낸 <중국의 내일을 묻다>에서 쓴것처럼 중국은 더이상 도광양회(韜光養晦: 자신의 재능을 밖으로 드러내지 않고 조용히 능력을 기른다)를 취하지 않으며,  대국으로 성장을 하되 주변국과 평화를 지향하는 화평굴기(和平굴起)론과 대국으로 성장하면 어느 정도의 패권주의는 나타날 수밖에 없다는 대국굴기(大國굴起)론이 자연스럽게 공존한다고 했는데, 이번에 영토분쟁과, 자국민 보호문제에서 어느 정도의 중국의 패권주의가 표출된 것으로 보인다. 일본이 실효적 지배를 하고 있는 센카쿠 열도에 대한 영토분쟁을 중국 자국민들에게 알리는 계기가 되었고, 일본이 조건없이 중국의 요구를 수용하고 중국인 선장을 석방시킴으로서 중국의 국력을 자국민과 세계에 과시했으며, 일본의 반응에 따라 희토에 대한 자원무기화 전략과 중국인 관광객의 일본 여행 제한 등과 같은 경제적 문제를 무기화 삼는 외교적 역량도 발휘했다.

당장 일본에서는 일본 민주당 내부에서도 일본정부의 이번 결정에 대한 당황과 분노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고, 당연히 야당에서는 민주당 정부의 나약함을 질타하고 있다. 신기한 점은 우리같았으면 국민적인 열패감과 굴욕감에 따른 국민적 분노의 목소리 때문에 공개적으로 국민들의 분노에 반대되는 공적인 발언을 기업들이 하기가 쉽지 않을텐데, 일본의 재계는 경제적인 이유로 일본정부의 결정을 공개적으로 환영했다는 점이다.

그러나 오히려 일본 내부에서 소수긴 하지만, 일본의 관용적인 모습과 중국의 막가파적인 모습이 대비되면서 일본이 국제적인 측면에서 장기적으로 우군을 더 확보할 수 있게 되었다는 평가도 있고, 이번 사건으로 센카쿠 열도에 대한 일본의 실효적 지배가 훼손되지도 않았고, 오히려 (중국 내부와 마찬가지로) 센카쿠 열도를 비롯한 영토분쟁이 많은 일본으로서 일본 내부에서, 패권적인 행태를 보인 중국에 대한 국민적 반발로 인한 이슈화가 가능하기에 일본이 실질적으로 잃은것도 없고, 중국으로서도 남중국해에서 미국에게 받은 스트레스를 괜히 일본에게 푼것 말고는 얻은게 없다는 주장도 있다.


우리도 서해의 이어도와 EEZ문제로 중국과 언제든지 이와 유사한 충돌을 겪을 수 있다. 다만 걱정되는 점은 중국은 일본을 소국으로 평가하지 않고, 자신들을 뜨는해, 일본을 지는해로 생각해서 이기고자 하는 도전자의 마음으로 대하는데비해, 문정인 교수의 책에 따르면 중국은 한국을 소국으로 자신을 대국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짙다고 하는데, 대국의 입장에서 소국과의 영토분쟁이 생긴다면, 과연 우리가 외교적으로 어떻게 행동해야하는지가 문제가 될 것이다. 흔히들 짱깨, 짱꼴라로 중국과 중국인, 중국산 제품을 비하하고 중국을 높게 보지 않으면서 부상하는 중국을 경계하는 우리의 정서와 우리를 소국으로 보는 중국 사이에 갈등이 벌어질 경우, 우리에게 어떤 선택지가 있을까? 절묘한 외교적 줄타기가 요구되는 요즘이다. 참여정부의 '동북아 균형자론'은 이런 점에서 볼 때 우리를 너무 과대평가하고, 주변강국들을 종속변수 취급한 점에서 높은 점수를 주기는 어려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