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에 책이 도착했습니다. 보통 책을 주문하면 오후 늦게서야 (혹은 종종 한밤중에도..) 오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별 기대를 안 하고 있었는데.. 여튼 덕분에 기분이 좋습니다. 오랜만에 서점에 나가지 않고 택배로 책을 받아본 경우이기도 하고요.

아쿠타가와상 수상작 선집인 『하얀 사람 외』는 현재 절판되어 있었기 때문에 중고를 구입했습니다. 원래 목적은 엔도 슈사쿠의 『하얀 사람』을 읽는 것이었는데, 뜻하지 않게 수록된 5개 작품 중 오에 겐자부로의 『사육』이 있어서 산 보람이 두 배가 되었군요. 오에 겐자부로는 일전에 『만엔원년의 풋볼』로 접했는데, 엄청난 필력에 읽는 내내 감탄했었지요.

게오르크(지외르지) 루카치의 『소설의 이론』은 사실 별 생각 없이 구입했습니다..;; 번역이 잘 되어 있는지는 모르겠는데, 어쨌든 인문 쪽에서는 필독서 중 하나로 꼽히는 책이라.. 한 번쯤은 읽어 볼 만 하겠지요. 바흐친에 관련된 서적이나 아도르노의 『미학 이론』도 같이 구입하려고 했지만 금전 관계상…

『사원수와 팔원수』는 수학책입니다. 관련 주제를 다룬 한국어 서적은('사원수'로 알라딘에 검색했더니 가장 먼저 눈에 띄는 서적이 『오리도 지랄하면 날 수 있다』라는 묘한 제목이더군요. 도대체 사원수와 오리가 지랄하는 게 무슨 관계가 있지??) 말 그대로 '전무'했기 때문에 비교적 빨리 배송받을 수 있는 일본 서적을 구입했습니다. 사원수야 초등학생 때부터 수없이 줏어들었지만 팔원수 이상의 경우는 결합법칙이 성립하지 않는다는 것 외에 아는 게 별로 없었기 때문에 흥미롭기야 하지만… 주 관심사는 오히려 대수, 기하적인 쪽보다는 확장된 수 체계에서 어떤 형식의 해석학이 성립할까인데, 책을 보니 그 쪽에 관한 내용은 그다지 없어 아쉽군요.

힐러리 퍼트넘의 『이성, 진리, 역사』는 후기 분석철학을 공부한다면 빼놓을 수 없는 필독서 중 하나로 꼽히는 책입니다. '퍼트넘은 분석철학의 역사'라는 조롱 섞인 관용구가 시사해 주듯, 그만큼 많은 전환(변절?)을 겪었지만 어쨌든 현대 영미 철학에서 반드시 거쳐야 할 철학자인 것은 분명합니다. 이 책은 분석철학에 대한 여러 주제들이 읽기 쉽게 입문자 대상으로 쓰여 있는 책이라, 분석철학 계통에서 글줄 읽는 재미를 느낄 수 있는 흔치 않은 책으로 평가받고 있기도 하지요.

버나드 마넹의 『선거는 민주적인가』는… 글쎄요, 제 정치학/정치철학에 대한 식견이 아직 굉장히 일천한 수준이라 내용적 판단을 내리기는 어렵고, 그저 제목에 혹해서 샀다고밖에는..;; 읽을 만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주제는 제목에 드러나 있으니 별도로 말할 필요는 없을 것 같고.. 그저 한마디 덧붙이자면 디자인이 참 깔끔하다는 정도. 에..

Sicut erat in principio, et nunc, et semper,
et in saecula saeculoru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