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호남+@당' 넘어서지 못하면? 망한다"


(전략)


현재의 시점에서 우리 사회의 정치균열은 다층적이면서도 상호 중첩된 모습으로 나타나고 있다. 우선 1945년 해방 후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줄곧 지속되고 있는 중심적인 정치균열은 독재 대 민주, 그리고 이를 뒤이었던 보수 대 민주(또는 보수 대 중도 대 진보) 사이의 균열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1987년 민주화 이후에는 그 밖에도 지역주의적 정치균열, 세대적 정치균열, 그리고 계층적 정치균열 등 여타의 새로운 균열들이 등장했거나 등장하고 있다. 따라서 현재 우리 사회의 정치균열은 이상의 여러 균열들이 다층적으로, 그러나 그것들이 서로 중첩된 형태로 존재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987년 이후 우리 정치, 특히 선거와 정당정치 차원에서는 지역주의적 균열이 지배적이다. 즉 영남지역주의, 호남지역주의 그리고 그 정도는 덜하지만 충청지역주의 등이 민주화 이후의 우리 정치를 지배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민주화 이후의 우리의 정치는 지역주의 정치가 될 수밖에 없었고, 그러한 상황에서 민주당은 기본적으로 호남지역주의에 의존해왔다. 그렇다면 호남지역주의에 의존해왔던 민주당은 과연 우리에게 어떠한 의미를 지니는 것인가? 그리고 그러한 의미의 민주당은 향후 우리 정치와 사회의 민주주의 발전을 주도해나갈 수 있나?

지역주의 정치의 전개와 민주당의 부침(浮沈)

민주화 이후 지역주의 정치는 대체적으로 다음과 같은 과정을 거치면서 전개되었다. 지역주의 정치의 첫 과정은 1987년 민주화 과정에서 전면 등장한 지역주의를 바탕으로 노태우의 민정당, 김영삼의 민주당, 김대중의 평민당, 김종필의 공화당 등 4당이 등장, 경쟁했던 시기이다. 지역주의 정치의 두 번째 과정은 1990년 민정당, 민주당, 공화당이 합당하여 민정당을 결성했던 3당합당을 통해 패권적 영남지역주의가 구축되고, 호남지역주의의 민주당(야권 통합을 통한 평민당의 후신)이 고립되었던 시기이다. 그리고 이 시기에 패권적 영남지역주의를 기반으로 김영삼 문민정부가 등장할 수 있었다.

지역주의 정치의 세 번째 과정은 김대중의 새정치국민회의와 김종필의 자민련이 DJP연대를 이룩하여 1997년 말 국민의 정부가 탄생했던 시기이다. 지역주의 정치의 네 번째 과정은 새천년민주당의 영남 출신 대선 후보인 노무현이 국민승리21의 정몽준 후보와 단일화를 이루어 2002년 말 참여정부가 등장했던 시기이다. 지역주의 정치의 다섯 번째 과정은 참여정부 등장 이후 새로이 결성된 열린우리당이 17대 총선 승리의 그 정점에 도달한 이후 급속히 약화되면서 2007년 말 한나라당의 이명박정부가 들어섰던 시기이다.

이상과 같이 지역주의 정치가 전개되는 동안 민주당의 부침은 어떠했나? 그것은 다음의 <표>와 같이 민주화 이후 역대 대통령선거와 국회의원 총선에서 민주당이 획득한 지지율의 변화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위의 <표>가 보여주듯이, 1987년 13대 대선의 패배 이후 평민당의 소수 야당으로부터 시작했던 민주당은 이후 1997년 15대 대선과 2002년의 16대 대선 승리 그리고 2004년의 17대 총선 승리에 이르기까지 그 득표율이 꾸준히 증가했다. 그 결과 민주당은 15,16대 대선과 17대 총선에서 40%를 넘는 득표율을 올리기에 이르렀다. 그리고 이 같은 결과는 민주당의 지역적 기반이 호남을 넘어 수도권과 충청권까지 확대되고, 민주당의 취약 지역인 영남권에서도 그 득표율이 과거보다 일정 정도 상승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었다.

그러나 민주당의 이 같은 상승세는 2007년의 17대 대선과 2008년의 18대 총선에서 곤두박질했다. 그리하여 17대 대선에서 민주당의 정동영 후보가 획득한 득표율은 1987년 민주당의 김대중 후보가 획득한 득표율보다 낮아졌으며, 18대 총선에서 민주당의 득표율은 1992년 14대, 1996년의 15대의 총선에서 민주당이 획득한 득표율 수준으로 떨어졌다. 다시 말해, 그 지지 기반의 외연을 호남을 넘어 그 이외의 지역까지 확대해갔던 민주당은 17대 대선과 18대 총선에서 그 지지 기반이 다시 호남으로 축소되기에 이르렀던 것이다. 물론 예외가 없지 않았다. 그것은 특이하게도 17대 대선과 18대 총선에서 민주당이 충북에서 승리했기 때문이다.

'호남 +@당'으로서의 민주당

그렇다면 민주당은 어떤 당인가? 그 지지 기반과 관련하여 민주당은 '호남+@당'이라 할 수 있다. 그것은 다음과 같은 의미에서이다. 하나는 민주당이 기본적으로 그 지지 기반을 호남지역주의에 의존하고 있는 호남당이라는 의미에서이다. 물론 이와 관련하여 호남지역주의는 민주화 이후 보수 정당의 보루가 되고 있는 영남의 패권적 지역주의에 대항할 수 있는 가장 최후의 보루이다. 그러나 민주당은 동시에 호남당을 넘어서는 '호남+@당'이다. 여기에서 @는 수도권과 충청권 등 호남 이외의 민주당 지역 기반을 의미하는 한편, 지역 기반을 넘어서는 민주성에 바탕을 둔 지지 기반을 의미한다. 즉, 민주당은 호남당과 @당의 양 측면을 지니고 있는 것이다.

앞에서 살펴보았듯이, 민주화 이후 지역주의 정치의 전개 속에서 이루어진 민주당의 부침은 바로 '호남+@당'으로서의 민주당이 가지고 있는 성격을 잘 보여주고 있다. 즉, 민주당의 득표율이 상승한 것은 @부분이 확대된 결과였고, 민주당의 득표율이 하강한 것은 @부분이 축소된 결과였던 것이다. 따라서 지역주의 정치의 현실 속에서 민주당이 직면했던 문제는 @부분을 여하히 확대해나갈 수 있는가 하는 문제였다. 이를테면, 김대중 대통령은 이를 위해 DJP연대의 지역연합을 추진했고, 노무현 대통령은 열린우리당 창당을 통한 민주당의 전국정당화를 도모했던 것이다.

그렇다면 '호남+@당'으로서의 민주당은 그 동안 어떠한 노선을 취했나? 민주당은 그 동안 자신의 노선으로서 자주 '중도 개혁주의'를 내세웠다. 그리고 중도 개혁주의는 중도 보수와는 다른, 중도보다도 약간 왼쪽에 치우쳐 있는 개혁주의 노선인 것으로 설명되어 왔다. 그러나 필자는 중도 개혁주의는 이와는 또 다른 의미도 지니고 있다고 생각한다. 즉, 필자는 중도 개혁주의가 보수성까지 포함하는 애매한 노선으로서의 중도 노선과, 민주성을 지향하고자 하는 개혁주의 노선이 함께 존재하는 노선이라고 본다. 다시 말해, 중도 개혁주의는 그 내부에 이중성을 지니고 있는, 그러나 그것을 감추고자 하는 모호한 노선이라고 보는 것이다.

그도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은 민주당이 '호남+@당'이기 때문이다. 우선 호남당으로서의 민주당은 그 안에 보수성까지 포괄한다. 그것은 호남에서는 보수적 인사라도 그가 그 정치적 선택과 성공을 위해 한나라당을 택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당으로서의 민주당은 개혁주의와 진보성을 지향하지 않을 수 없다. 그것은 과거 민주화운동의 연장선 상에서 민주당이 호남 이외의 유권자들의 지지도 얻어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민주당은 구조적으로 보수성을 포괄하는 민주성을 지향하지 않을 수 없었다. 보수성을 포괄하는 민주성의 노선, 바로 그러한 노선의 표현이 중도 개혁주의였던 것이다. 그런 점에서 민주당의 중도 개혁주의 노선은 그 방향에서 애매하며, 내부적으로 모순적이다.

다른 한편, '호남+@당'으로서의 민주당에는 현실 안주의 경향과 현실을 넘어서지 않으면 안 되는 변화의 경향이 공존하고 있다. 현실 안주의 경향은 호남지역주의가 존재하기 때문에 아무리 못해도 2등은 할 수 있는 안이함 때문에 비롯되는 경향이다. 변화의 경향은 변화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거나 주어진 현실을 넘어설 수 없는 절박감에서 비롯되는 경향이다. 이를테면 호남 지역주의에 의존할 수 있는 호남 의원들의 경우가 전자에 해당되며, 호남 지역주의를 넘어서야 살아남을 수 있는 비호남 의원들이나 전국적으로 1등을 해야 당선되는 대통령 후보의 경우가 후자에 해당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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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구는 그야말로 진보 좌파의 전형적인 지역주의 양비론 인식을 한치의 오차도 없이 나열하고 있다. 오도된 지역주의 인식의 교과서적 표본으로 박물관에 전시해도 될 수준이다. 이론의 현실적 적용이라는 점을 고려해봤을때는 '영남 패권' 복무의 일등 공신으로서 훈장을 받아도 모자람이 없는 명문이 아닐수 없다.

정해구는 2003년도 부터 친노 세력과 같이 해온 진보 좌파 지식인으로 알고 있다. 진보 좌파의 목소리를 내면서 현실 정치는 친노 세력과 함께하는 것이다. 이 특이함의 비밀은 그가 대구,경북 출신이라는데 있는게 아닌가 싶다.

대구 경북 출신의 진보 좌파인 그는 진보 좌파의 지역주의 양비론과 "민주당이나 한나라당이나 똑같이 보수정당"이라는 논리를 가지고 영남 패권의 잘못을 덮는 논리를 구사하는 것으로 보인다. 개인적으로 가장 역겹게 생각하는 부류다. 여기서 더 나가면 "어차피 민주당이나 한나라당이나 똑같으니까 경상도나 전라도나 이념적으로 똑같고, 그런데 경상도에서는 민노당 표가 많이 나오니까 경상도가 오히려 더 진보적이고, 몰표도 경상도가 덜하니까 호남이 더 지역주의에 쩐 지역이다"는, 창노빠식의 머리에 총맞은 궤변이 출몰하는 것이다.

그런데 호남 지역주의나 영남 지역주의나 똑같고, 민주당이나 한나라당이나 똑같이 보수적이라면서, 왜 이들은 민주당에만 개혁과 변화를 요구할까?  정말로 두개가 똑같다고 할려면 민주당의 호남 지역주의만 문제 삼을게 아니라 한나라당의 영남 지역주의도 문제삼아야 할것 아닌가? 그리고 국참당과 민주당간에 무슨 이념적 차이가 특별히 있다고 진보 좌파한다는 사람이 국참당과 함께 활동을 하나? 결국 현실적으로 민주당과 한나라당은 질적으로 다르고, 호남과 영남의 지역주의도 차원이 다르다는 것을, 몸으로 무의식적으로는 체감한다는 것이다.

즉, 호남 지역주의는 자기 같은 인간들의 공갈 협박에도 넘어가는, 협력적이며 저항적인 지역주의라는 것을 알고 있는 것이다. 그걸 알고 있으면서도 평소에는 영호남 지역주의를 똑같이 매도하다가, 이익이 걸려있는 문제에서는 자신의 "앎"에 적극적으로 반응하여 호남 앞에 동냥 그릇을 들이대는 것이다. 앎과 행동의 일치라는 지식인의 책무를 아주 더러운 방식으로 방기하는 것이다.




정해구 같은 인간들의 지역주의 양비론이 관철되는 이유는, 3당 합당을 전후한 정당 정치의 구도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거나, 당시에 대한 기억이 집단적으로 옅어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호남 지역주의와 영남 지역주의를 토양으로 해서 민주당이 탄생하고, 민자당-한나라당이 탄생했다는 사이비 탄생설화가 판을 치는 것이다. 조선일보와 사이비 지식인들이 공동으로 만들어서 호남을 깔아뭉개는데 요긴하게 쓴 탄생설화 말이다.

호남 지역주의를 기반으로 해서 민주당이 태어난게 아니다. 영남 기반으로 해서 민자당이 태어난것도 아니다. 영남을 기반으로 한 것은 공화당이고, 공화당과 영남 지역주의의 융합은 오랜시간을 두고 진행된것이다.  영남 패권을 기반으로 하는 공화당-민정당이 김영삼의 투항으로 외연을 확장하고 지역주의를 대외적으로 천명한 것이 3당합당일 뿐이다. 말하자면 깡패가 "나 깡패다"라는 것을 당당하게 공언한 것이다.

민주당과 호남은 경우가 다르다. 민주당은 지역성이 상대적으로 옅던 신민당을 뿌리로 한다. 3당 합당으로 인해 신민당 지지층에서 경상도가 다 빠져나가면서 호남이 자연스럽게 남게 되었다. 호남 지역주의가 민주당을 만든게 아니라, 경상도의 탈퇴로 호남이 민주 개혁 세력의 최대 주주로 부상한 것이다. 이게 지역주의인가?

정당-지역의 관계가 이렇게 상이하기 때문에, 한나라당은 영남의 이익을 당당하게 구하지만, 민주당은 호남의 이익을 제대로 대변하지 못하는 차이점이 있는 것이다. 한나라당은 지역정당이지만, 민주당은 이념 정당으로서의 성격을 강하게 갖기 때문이다. 정체성 자체가 지역주의인것과, 특정 지역이 최대주주가 되는 것은 경우가 전혀 다르다.

정해구 같은 인간들이 이걸 모를까? 절대로 모를리가 없다. 바보가 아니고서야 자기들의 지역주의 양비론이 파탄을 예고하는 자살테제라는 것을 모를리 없다. 한편에서는 호남의 몰표를 욕하고, 한편에서는 호남의 몰표를 강제하는 자아분열의 자살테제 말이다.

호남의 몰표를 욕하거나 민주당을 비난하고 고향을 찬미할때는 머릿속에 "조선일보식의 지역주의 양비론 모듈"이 작동하지만, 표가 고플때는 "호남의 몰표는 너무나도 당연한것이며, 한국 정치의 마지막 보루"라는 현실인식이 양비론 모듈을 몰아내고, 호남의 몰표를 구걸하게 된다.

생각해보라. 정해구가 요구한 민주당의 변화가 관철되어 "탈호남" 신당이 생겨난다고 치자. 자, 이 정당은 호남에서 얼마나 표를 얻을까? 호남이 대주주라는 사실을 호남지역주의로 매도해서 민주당의 호남 지역주의를 문제삼긴 했는데, 그렇게 탈호남한 정당은 또다시 호남의 몰표를 얻게 된다. 그럼 호남이 대주주인게 호남 지역주의라는 정해구의 논리에 의하면 이 신당은 다시 호남 지역정당이 된다. 그럼 정해구는 진정한 탈호남의 관철을 위해 호남에 가서 신당을 뽑지 말고 한나라당에도 좀 표를 나눠 주라고 선거운동을 할까? 모르긴 몰라도 절대로 그럴리는 없다. 한마디로 완전한 자아분열이고 좌충우돌이다. 호남의 대주주성을 호남 지역주의와 혼동한 결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