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을 지나가게 만드는 것은 무엇이든 여행이다. 그러니까, 여행은 반드시 어디에서 어디를 가는 장소의 이동이 아니더라도, 나의 시간이 이곳에서 저곳으로 스르르 옮겨지는, 휙휙 지나가는 시간의 흐름 속에, 압도적으로 다가오는 낯선 풍경과 사건의 설레임 속에 타율적으로 맡겨진다는 점에 존재한다. 그리고 바로 이 점에서 여행과 꿈은 서로 쌍둥이의 관계에 있다.


여행은 요컨대 나로부터 소외된 하나의 작은 삶을 만드는 것이다. 그러므로 여행을 즐기는 자는 여행지의 빛나는 햇살과 짙푸른 바다 속에 감춰진 깊은 나르시시즘, 즉 은밀한 형태의 자기 소외를 즐기는 자들이다. 여행자는 여행을 함으로서 스스로 자신과- 그와 더불어 자신을 둘러싼 세계와 - 점점 멀어진다고 느낀다. 그렇다면 여행자의 이러한 원근법의 촛점은 과연 어디로  향하는가? 여행자의 뒤에 서 있는 것은, 여행자 자신의 고독이 아니다. 고독은 소외를 스스로 받아들이는 여행자의 것이 아니다. 그것은 여행자와 동행하는 타자의 고독이다. 여행자의 자기애적인 소외감이 더해가면 갈수록, 동행자에게는 낯선 태양에서 내리쬔 한 조각의 햇빛조차도 그 여행자의 주변에서 아른거리고 있음을 아프게 느끼게 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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