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 개혁 세력을 논의하기 위해서는, 일단 영남에 과도하게 의미를 부여하는 관성을 버려야 한다. 그것이 가해자로서이건, 아니면 피해자(?)로서이건, 영남의 차별성을 인정하는 것 자체가, 영남 개혁세력이 스스로를 과대평가하고 민주 개혁 진영을 혼란스럽게 하는 원동력이 되기 때문이다.

민주 개혁 진영에서의 영남 개혁 세력의 지분이 얼마 되지 않은 것은 영남 개혁 세력 자체의 볼륨이 절대적으로 작기 때문이다. 이는 3당 합당으로 인해 영남 개혁 세력의 대부분이 김영삼을 따라 민자당에 합류했기 때문이다. 그 누구의 강요도 아닌 영남 개혁 세력 자신의 전략적 결단이 현재의 왜소한 영남 개혁 세력을 만든 원인이다. 따라서 영남 개혁 세력은 민주당이나 호남이 아니라 3당 합당 당시 뒤도 안돌아보고 민정당 세력에 달라붙은 선배들에게 세력이 쪼그라든 책임을 물어야 한다.

그러나 영남 개혁 세력은 엉뚱하게도 민주당의 호남 주도권을 영남 개혁세력의 작은 지분과 연결시켜 문제시 하고 있다. 민주 개혁 진영을 호남 지역주의 세력이 농단하여 영남 개혁 세력이 피해를 입고 있다는 식이다.

그러나 호남 지역주의 세력(?)의 득세와 영남 개혁세력은 별로 상관이 없다. 왜냐하면 민주 개혁 세력의 지분은 지역별 지지율, 정당에의 공헌도 등에 의해 분배된것이기 때문이다. 호남의 주도권은 3당 합당 이후 민주당의 가장 큰 지지층이 호남이 되었다는 인구통계학적 사실에 기인한다. 김대중을 구심력으로 하는 강력한 인적 자장이 제거된 지금도 여전히 호남이 주도권을 쥐고 있는 것은 이 때문이다. 이른바 "호남 토호"세력이 민주당을 농단하고 있다기 보다는, 영남의 이탈로 인해 자연스럽게 지역 차원의 최대주주가 된 호남이 민주당에 대한 가장 강력한 인적, 물적 지원세력이 된 것이 호남 주도권을 낳은 원인이라고 봐야 할것이다. 반대로 영남 개혁세력이 충청과 경기만도 못한 제3, 제4세력으로 축소된 이유는 민주 개혁 진영에 기여한 절대량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는 영남의 보수성에도 불구하고 영남 지역의 노동자의 지지를 기반으로 하는 민노당에서는 영남이 주도권을 잡고 있는것과는 다른 현상이다.

따라서 영남 개혁 세력이 민주당에서 주도권을 차지하거나 지분을 늘리는 방법은 특별한게 없다. 영남 개혁 세력 스스로 볼륨을 키워야 한다.
3당 합당이후 거의 와해되다시피 해서, 지역 기반도 없고, 인적 물적 기반도 없는 영남 개혁 세력을 민주당이 키워주고 우대해야 할 하등의 이유가 없다. 영남 개혁 세력의 기반이 얼마나 없었는지 열린우리당 창당 당시 데려온 영남 개혁 인사 절반이상이 당시 한나라당 출신이었다는거 아닌가. 영남 개혁 세력 스스로 보수화되기를 선택한 결과에 대해 왜 민주당과 호남이 책임을 지고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