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에 노무현 전 대통령을 떠나 보내야 했던 아픔이 가시기 전에 김대중 전 대통령마저 떠나 보내게 되었다.

민주정부 10년의 두 주역이 80여일을 두고 이 세상을 떠나게 된 것이다.

김수환 추기경, 팝 황제 마이클 잭슨, 아시아의 물개 조오련 선생까지 모두 금년에 이 세상과 작별을 하게 되었으니.

2009년은 정말 잔인한 해인가 보다.

우리는 정말 10년을 잃어버린 것이다.

사실 그렇게 안타깝게 잃어버린 10년을 보고 있지만

진짜 짜증나는 것은 앞으로 잃어버릴 10년, 아니 1년 6개월이 지났으니 정확히는 8년 6개월이다.

3년 6개월 아니냐고? 5년이 더 남았다. 공주님의 5년 말이다.

최근 시사 IN 여론조사를 보았다. MBC가 가장 신뢰하는 매체로 꼽혔고 한겨레도 3위에 등극했다. 반면 조중동은 가장 불신하는 매체에 각각각 1,2,3위를 차지했다. 특히 불신매체 1위인 조선일보는 34.2%로 2위 중앙일보와의 격차가 무려 13.4%에 이른다. 당연지사다.

근데 유력 정치인 신뢰도 조사 결과는 기가 막히더라.

가장 불신하는 정치인으로 정동영이 꼽힌 것은 그렇다 치자 하자. 그나마 2위인 이회창과의 격차도 크지 않다.

그런데 가장 신뢰하는 정치인이 바로 '박근혜'란다!! 무려 38%나... 2위인 유시민이 8.2%라는 것을 생각해 봐라.

사람들이 이명박 욕하면서도 막상 결국엔 그들이 공주님을 대통령으로 만든다는 것이다. 솔직히 나는 지금 이명박이 청와대에서 닭짓하는 것보다 미래에 박근혜가 대통령이 될것이라는 것이 더 불쾌하다.

공주님이 미디어법 강행때 본색을 드러내면서 많이 실망했다고 하지만 그래도 압도적인 1위는 공주님이시다. 공주님이 미디어법 강행때의 행태를 합리화하면서 자기 패거리를 챙기기 위해 강릉으로 달려가는 센스!!

MB는 청와대 나올때까지 공주님 눈치를 살펴야 할 처지다. 이번 의료복합단지가 왜 대구가 되었는데?

이번 광복절 축사에서 선거제도 개편을 들고 나왔나? 그것도 노무현의 그것을 카피하면서까지? 이명박은 지역주의 자체에 대해서 관심이 없는 인물이다. 그런데도 이걸 빌미로 중대선거구제 개편과 권역별 비례대표를 주장했을까? 공주님을 겨냥한 것이다.

어차피 MB의 제안을 한나라당 의원들, 특히 영남 의원들은 한마디로 거부할 것이다. 자기들 밥그릇을 줄여야 하기 때문이다. 호남에서는 중대선거구제 해봐야 진보정당이나 무소속이 먹지 한나라당이 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 하지만 영남에서는 영남 친노나 민주당이나 진보정당이 한나라당의 밥그릇을 뺏어갈 것이다. 이 제안은 한나라당에 쥐약이다. 한나라당 의원들이 자선사업가들이 아닌 이상 이명박의 제안을 받아들일 리가 없다. 그런데 왜 MB는 그런 제안을 했을까?

박근혜 때문이다. MB는 박근혜가 두렵다. 더군다나 워낙 구린 데가 많은 이명박인지라 나중에 박근혜가 이걸 빌미로 보복할지도 모르는 일이다. 결국 의도가 나왔다. 박근혜의 세를 약화시키기 위해서이다. 어떻게 해서든지 정몽준이든 이재오든 뛰어서 박근혜 견제구를 만들고 싶은데 걔들은 아직 깜냥이 아니더라. 박근혜는 속으로 그러겠지. 저번에 노무현이 같은 제안을 했을 때 그랬듯이. '참 나쁜 대통령이다'

최근 안산 상록을 재선거에 친박 김재원을 공천하자는 제안이 친이 쪽에서 나오는데 친박은 그걸 도리어 불쾌하게 받아들이더라. 골수 TK인 김재원(아이러니하게도 그는 유시민의 고교 후배다)를 호남인들과 개혁세력이 강세인 상록을에 집어넣는다는 것은 화해를 빌미로 친박을 불구덩이에 집어넣으려는 수작이고 도리어 그걸 빌미로 상대적으로 유리한 강릉 지역구에 친이를 집어넣으려는 수작이라나.

아무튼 우리의 공주님은 이명박과 맞서면서 차곡차곡 대선가도를 잘 닦고 계신다. 하지만 개혁세력 입장에선 그걸 막을 특별한 방법이 없는 것이 비극이다. 현재 범야권 대권 주자 중에 공주님과 맞설 사람은 없다. 그나마 지지도가 높다는 유시민마저 4.5:1로 깨지는 상황이면 할말 다했지.